이윤석 TAP 원장
이윤석 TAP 원장

국제고·국제학교 학생들의 미국 명문대 진학을 다년간 지도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왔다. 미국 대학 입시는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 온 학생인가’를 평가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미국 유학을 ‘좋은 점수와 괜찮은 활동이면 되는 과정’으로 오해한다. 실전 입시 현장에서 이러한 오해는 시간 낭비, 비효율 심지어는 합격 가능성의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국제고 학생이 미국 유학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늦어도 8학년 시기부터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체계적인 입시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이 시기는 학생의 진로 관심, 학업 역량, 성격적 강점, 그리고 향후 전공 가능성을 가장 유연하게 다듬을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초기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면 이후의 활동과 학업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최근 미국 명문 대학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표준화 시험 점수의 중요성이 다시 강화됐다는 점이다. 하버드, 예일, MIT, 다트머스 등 최상위 대학들이 2024~2025학년도부터 SAT, ACT 점수를 다시 필수 제출로 전환했다. 이것은 단순히 시험을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생의 학문적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SAT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언어 독해의 깊이, 수학적 사고력, 비판적 분석 능력 등 중·고등 전 학년에 걸친 학습 기반이 조기에 다져졌는가가 점수로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9학년부터 SAT 대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이다. 특히 방학에는 집중 모의시험과 전략 기반 학습 루틴을 설계해 시험 감각을 생활수준으로 자연화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 SAT 성적은 필요할 때 갑자기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역량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활동을 많이 하면 좋은 줄 아는 접근이다.

하지만 미국 대학은 활동의 개수가 아니라, 활동이 만들어낸 가치와 연결성을 평가한다. 나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입학사정관들이 실제로 주목하는 핵심 10가지 역량 영역(△전공 탐구 △리더십 △커뮤니티 기여 △연구 경험 △창의 프로젝트 △스포츠·예술의 지속성 △봉사활동의 질 △글로벌 이해 △협업 능력 △도전 경험)을 기준으로 활동을 정제하고 설계한다.

예를 들면, 단순한 봉사 활동보다 지역 사회의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실행한 프로젝트로, 단순 참여형 연구가 아니라 교내 연구를 외부 컨퍼런스로 확장한다든지, 단순 동아리원이 아니라 조직을 이끌고 변화를 만든 리더십 경험이 훨씬 강력하게 평가된다. 즉, 대학은 일을 ‘많이 한’ 학생이 아니라 ‘깊이 있게 해낸’ 학생을 원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관심을 많이 갖는 부분이 바로 장학금(Full Scholarship) 준비다. 이는 입시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전략 요소다. 미국 명문 대학은 유학생에게도 전액 또는 상당 비율의 장학금을 제공하지만, 장학금은 단순히 성적 우수자에게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직접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학생에게 제공된다. 이 판단에는 학생의 활동 기록뿐 아니라 가정의 재정 구조도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유학생이 지원해야할 CSS Profile에 제출되는 재정 정보는 최근 2년 세금 기록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전액 장학금을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대학 지원 2년 전부터 부모의 세금·자산 구조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즉, 장학금은 성적의 보상이 아니라 ‘준비된 가정과 준비된 학생’에게 주어지는 전략적 결과다.

결국, 국제고 학생의 미국 명문대 입학은 준비된 학생이 가는 길이다. 8학년부터의 진로 방향 설정, 9학년부터 SAT 전략 구축, 의미 있는 활동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전액 장학금을 위한 사전 재정 전략까지 이 네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학생은 단순히 ‘미국 대학 진학’이 아니라, 미국 명문대가 먼저 데려오고 싶어 하는 학생으로 성장한다.

나는 입시를 단순히 합격을 만드는 과정으로 보지 않는다. 입시는 학생이 자신의 가능성과 정체성을 발견하고 증명해내는 성장의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혼자가 아니라, 올바른 전략을 알고 있는 전문가와 함께 갈 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정적이다.

준비는 빠를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제대로 설계된 유학 준비는, 결과를 바꾼다.

 

▶이윤석 The Admission Partners (TAP) 원장
현) 미국 사립고등학교 수학 주임교사 및 칼리지 카운셀러
현) 미국 수학협회 회원
현) 미국 교육 독립 컨설턴트 협의회(IEC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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