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책박물관(관장 박대헌)이 전통 종이와 책 문화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 〈책의 꿈, 종이의 멋 – 시전지 장서표전〉을 11월 4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2월까지 이어지며, 삼례책마을이 주최하고 전라북도와 완주군이 후원한다.

시전지는 조선시대부터 시나 편지 등 귀한 글을 적던 전통 용지로, 은은한 색조와 질감 속에 우리 문화의 미감을 담고 있다. 여기에 문인화풍의 그림이 더해져 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또한 전시의 주제 중 하나인 ‘장서표(藏書標)’는 책의 주인을 알리는 작은 판화로, 글자와 문양을 통해 독자의 품격과 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예술 형태다. 서양에서 유래했지만, 동양의 장서인과도 뜻을 같이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는 2001년에 제작된 작품을 2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자리다. 고혜영(인천대 불문과 교수), 김용택(시인), 박대헌(책박물관 관장), 박동규(서울대 명예교수), 박완서(소설가), 송승환(연극배우), 신경숙(작가), 안성기(영화배우), 양희은(가수), 은희경(소설가), 이해인(수녀), 전경수(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정병규(북디자이너), 한완상(전 부총리), 황동규(서울대 영문과 교수) 등 문화·예술계 인사 15명의 친필 글귀와 장서표가 함께 전시된다.

책박물관 측은 “장서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책과 독자의 교감이자 지적 품격을 담은 상징”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종이와 책이 지닌 예술적 가치와 그 속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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