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룹 듀스의 해체 30주년을 맞아 가수 이현도가 세상을 떠난 동료 김성재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새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어. 예전에 녹음해 둔 미공개 곡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 김성재의 목소리를 토대로 AI가 새로 만들어 낸 목소리가 얹힌 음반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지.

일부에서는 그리워하던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돼 반가워 해. 또한 옛날에 활동했던 고인(세상을 떠난 사람)의 음악을 요즘 가요계 흐름에 맞게 복원한다면 신세대가 고인을 알고 그의 음악을 즐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지.

반면 반대도 만만치 않아. 고인의 동의 없이 AI로 복원하는 것은 고인의 뜻을 거스를 수도 있다는 거지. 게다가 고인의 목소리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커져.

S요원들의 생각은?

 

[이달의 찬반배틀 키워드] AI 복원

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하려면 먼저 기존 녹음이나 인터뷰 등 음성 자료를 AI에 학습시켜야 해. 이렇게 하면 고유한 톤과 억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지. 이후 원하는 가사와 멜로디를 입력하면 AI가 고인의 목소리로 노래를 만들어내.

대한민국 현행법상 저작권은 ‘사람’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AI가 만들어 낸 음성 자체에는 저작권이 없어. 하지만 AI가 학습하는 데 사용된 기존 자료는 ‘사람’의 목소리이므로 저작권이 존재해. 윤리적·법적 논란이 발생할 수 있지.

 

[찬성 측] 그리움의 표현

저는 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것에 찬성해요. 그리워하던 목소리를 다시 듣는 팬들에게 큰 감동이 될 거예요.

이것은 단순히 추억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고인이 남긴 예술적 유산을 지금 세대와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해요.

또한 AI 기술을 활용하면 미완성 곡이나 미발표 녹음을 토대로 새로운 작품을 완성할 수도 있어요.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창작의 폭을 넓히고 기존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기회를 주지요.

실제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영국 밴드 ‘비틀스(The Beatles)’는 보컬 존 레넌이 생전에 남긴 미완성곡을 AI로 완성해 신곡 ‘나우 앤드 덴’을 2023년 발표했어요. 이 곡은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상을 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지요. 이런 사례를 보면 AI가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이처럼 AI를 통한 고인의 목소리 복원은 그리움의 표현, 예술적 유산의 보존과 전달, 그리고 창작의 확장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반대 측] 편히 잠들게 해줘

저는 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것에 반대해요. 우리 곁을 떠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고인의 동의 없이 재현하는 것은 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AI 복원 기술이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것은 문제가 더 커요.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2014년 세상을 떠나면서 ‘영원히 기억되기’보다 ‘잊힐 권리’를 선택했어요. 그는 유서에 ‘나의 생전 모습을 2039년까지 어떤 방식으로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남겼죠. 하지만 AI 복원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김성재는 반대할 기회마저 없었던 것일 수 있어요.

추모나 문화적 보존이라는 이유로 이루어지는 AI 복원은 자칫 상업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높아요. 고인의 목소리가 음원, 광고,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추모를 넘어 저작권과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AI로 고인의 목소리를 복원할 때는 저작권과 권리 존중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추모와 문화적 가치는 중요하지만 고인의 저작권과 선택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활용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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