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심한 잠꼬대를 하고도 아침에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잠버릇이 아닌 뇌 건강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수면 중 꿈속의 행동을 그대로 현실에서 보이는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뇌 질환의 전조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렘수면 중에는 우리 몸의 근육이 이완되어 움직임이 차단되지만,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꿈에서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젓게 된다. 특히 싸우거나 쫓기는 악몽을 꾸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나 배우자가 다치는 안전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뇌 기능 저하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비정상적인 수면은 뇌세포의 회복을 방해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파킨슨병, 인지장애,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면 후에도 지속되는 두통, 피로감, 불안, 우울감 등은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황지모한의원 황지모 대표원장은 “심한 잠꼬대 증상을 보이는 렘수면행동장애는 임상 증상과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증상 뒤에 숨어있는 ‘기능적 원인’을 찾아내고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뇌가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근본치료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 완화제만으로는 깊은 잠을 통한 뇌의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아 근본적인 뇌기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치료의 최종 목표는 약물 없이도 재발하지 않고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능 한의학에서는 렘수면 행동장애의 원인을 신체의 장부기능과 자율신경, 기혈순환의 문제로 보고, 인체가 스스로 깊은 잠을 되찾도록 돕는 원인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를 통해 신체 기능이 원활해지면, 환자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게 된다. 거칠었던 꿈의 내용이 편안해지고 잠꼬대의 강도가 약해지며, 점차 증상 없이 깊은 잠을 자는 날이 늘어난다.
이러한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기능한의학 3대축 검사’가 활용된다.
황 원장은 “디지털 장부기능 맥진검사는 수면과 연관된 장부 기능의 저하와 체질적 불균형을 파악하고, 자율신경·뇌기능 검사는 우리 몸의 조절 시스템 상태를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적외선 체열진단 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체열 변화를 통해 상체 및 두경부의 열 순환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장육부, 자율신경, 뇌는 모두 ‘기혈순환’이라는 통로를 통해 연결된다”며 “이 세 가지 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비로소 잠을 방해하는 진짜 원인을 찾아내고,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