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우주 속 너를 찾아 줄 희미한 스타 라이트(starlight·별빛)♬”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K팝 그룹. 지난 7월 18일 이들의 *쇼케이스 무대가 미국, 영국, 유럽 등 세계에 생중계되며 데뷔를 알렸어. 이들의 정체는? 5인조 보이그룹 ‘ 1VERSE’(유니버스)!

쇼케이스 중인 1VERSE 멤버들

멤버들의 출신 국가를 듣고 나면 눈이 휘둥그레질지도? 북한이탈주민 출신 혁(래퍼)과 석(보컬), 라오스·태국계 미국인 네이슨 (보컬), 중국계 미국인 케니(보컬), 일본인 아이토(댄서)로 이뤄진 다국적 그룹. 낯설고 놀라운 조합이지? 데뷔 전부터 ‘5TARZ’(스타즈)라는 팬덤이 생겼고, 미국 뉴욕의 중심가인 타임스퀘어에 1VERSE를 소개하는 광고가 실릴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고. 언어부터 문화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이 K팝 그룹으로 뭉친 사연은 뭘까? 멤버 혁과 석이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하게 된 이유는?

윤진 기자와 서연하 학생기자(경기 용인대덕초 3)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소속사 씽잉비틀에서 1VERSE를 직접 만났어.

1VERSE의 멤버인 (왼쪽부터) 아이토, 석, 네이슨, 혁, 케니
1VERSE의 멤버인 (왼쪽부터) 아이토, 석, 네이슨, 혁, 케니

[윤진 기자] 그룹명이 1VERSE(유니버스)라니, 이름부터 ‘우주급’이네요!

[케니] ‘유니버스’라는 이름만 들여다봐도 저희의 정체성을 알 수 있어요. 영어 단어 ‘verse(버스)’는 ‘구절’이라는 뜻인데, 저희 개개인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각각의 구절일 뿐이지만, 다 같이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면서 ‘universe(유니버스)’, 즉 거대한 우주가 된다는 뜻이죠. 데뷔곡 ‘Multiverse’(멀티버스)에도 이런 메시지가 녹아있어요.

[연하 학생기자] 이름만큼이나 멤버들의 국적도 다양해요. 북한에서는 어떤 생활을 했나요?

[혁] 9세 때부터 저는 ‘꽃제비’였어요(‘꽃제비’란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일컫는 북한식 표현). 당시 제 고향인 함경북도에는 자동차가 많지 않아서 소나 손수레를 타고 이동하곤 했는데, 10세 무렵부터 하루 종일 손수레를 끌며 사람들을 실어 나르면서 끼니를 해결하곤 했죠. 꿈을 꿀 여력 조차 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다 한국에 와서야 아이돌이라는 꿈을 키우고 이루게 된 거예요.

데뷔를 준비할 때 안무 연습을 하는 1VERSE 멤버들
데뷔를 준비할 때 안무 연습을 하는 1VERSE 멤버들

[윤진 기자] 다양한 직업 중 아이돌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석] 사실 원래 꿈은 축구 선수였어요. 북한에 있을 때도 꾸준히 축구를 배웠고, 한국에 와서도 프로 축구 3부 리그인 K3리그에서 활동했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다른 일을 찾다 아이돌의 꿈을 꾸었어요. 북한에서 아코디언부터 트럼펫까지 여러 악기를 접한 경험이 도움이 됐죠.

[혁]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직후 초등학교 수업을 들으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를 자주 썼어요. 그러다 중학교에서 랩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면서 음악과 가사로 제 이야기를 전하는 일에 매력 을 느꼈죠. 당시의 경험을 살려 이번 첫 앨범에서도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했어요.

[연하 학생기자] 저는 동생이랑 이야기하다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1VERSE(유니버스) 멤버들은 언어도 잘 안 통하는데 어떻게 소통하죠?

[아이토] 언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이야기할 때 한국어, 영어, 일본어, 심지어는 중국 어까지 섞여서 나오거든요. 하하. 번역기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번역될 때도 많고, 부탁 하려던 말이 명령조로 번역돼 난처한 적도 있었죠.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하는 법이더 라고요. 서로 어떤 마음인지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어요.

[윤진 기자] 음악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요?

[네이슨] 다양한 출신이 모인 그룹인 만큼 다양한 색깔이 어떤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꼭 저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팬들에게도 드리는 메시지예요. 각자의 이야기를 한 구절 한 구절 모아 우주 같은 음악을 만들려는 저희처럼, 팬들도 각자의 인생만으로 이미 충분히 멋지지만 함께하면 더 빛날 것이란 사실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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