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동 PICK 시사 TALK] 흉악범 사형 집행 찬반 논란
세 모녀를 한 집에서 살해한 스토커 청년, 태어난 지 20개월 된 딸을 살인한 아버지,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연쇄 살인한 남자….
입에 담기도 힘든 끔찍한 범죄가 요즘 연달아 일어나면서 이런 흉악범들에 대한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야당(정권을 잡고 있지 않은 정당)의 한 대선 경선 후보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흉악 범죄자는 반드시 사형시킬 것”이라고 최근 밝히면서 사형 집행에 대한 찬반 논란이 더욱 뜨겁죠.
우리나라 형법 제41조에는 법정 최고형(가장 무거운 형벌)으로 사형이 명시되어 있어요. 하지만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지요.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을지라도, 생명권 보호와 오심(잘못 심판함)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997년 12월 30일 이후 지금까지 사형은 한 번도 집행되지 않았어요.
한 여론조사회사의 2019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의 51.7%는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어요. “사형제를 유지하되 집행은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37.9%, “사형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7.8%였죠. 여러분의 생각은?
○ [찬성] "흉악 범죄자 응당한 처벌 필요"
잔혹한 범죄를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저지르는 흉악범들은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을지라도 나는 죽지 않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있어요.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한 강력 범죄는 끊이질 않을 거예요.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으므로 사형 집행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어요. 그렇다면 범죄자에게 끔찍하게 희생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인권은 없나요? 그들의 억울함은 어떻게 달래나요?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인면수심(인간의 얼굴이지만 짐승의 내면을 가짐) 범죄자의 인권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어요. 모든 인간이 존엄한 건 아니에요. 도저히 인간으로 볼 수 없는 인간도 있으니까요. 사형 집행으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요.
현재 전국 교정 시설에 수용된 사형수는 60명 정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이들은 모두 자연사할 때까지 교도소에서 살아요. 이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데 들어가는 돈은 모두 우리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마련되죠. 사형을 집행해서 흉악범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해요.
○ [반대] "인간의 존엄성 해치는 형벌"
흉악범 때문에 고통 받는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아무리 잔혹한 범죄자라도 사형시키기보다는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격리하는 다른 방법을 통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에는 ‘반성을 통해 다시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말라’는 교화(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함)의 목적이 있어요. 그런데 목숨을 빼앗는 형벌인 사형은 범죄자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기회조차 주지 않죠. 아무리 범죄자라도 인권은 보장받아야 하며, 국가가 개인의 생명권을 빼앗을 권리는 없어요.
사형제도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재판부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에 있어요. 만약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인죄로 사형 집행을 선고받는다면? 잘못된 판단에 의해 사형이 집행됐을 때 잃어버린 생명은 다시 회복할 수가 없어요.
▶에듀동아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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