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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복판에서 보물이 나왔다?
  • 최송이 기자

  • 입력:2021.08.09 15:39





 

서울 한복판에서 조선시대의 흔적이 연달아 발견되고 있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는 15~16세기 조선시대 금속활자 1600여 점이 발견됐어. 경복궁 동궁(세자가 거처하는 곳)의 남쪽 지역에서는 현대와 비슷한 정화시설을 갖춘 대형 공중화장실 유구(옛날 건축의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가 나왔지. 
최근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신기한 뉴스는 무엇일까?

 

 



○ 오래된 금속활자 와르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발견된 갑인자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 문화재청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오래된 항아리가 발견됐어. 이 항아리에는 15~16세기 조선시대 금속활자 1600여 점이 담겨 있었지. 한자 활자 1000여 점, 한글 활자 600여 점이었어. 
한자 활자 중 일부는 1434년 세종 때 만들어진 갑인자(갑인년에 만들어진 활자)인 것으로 추정돼. 지금까지 전해진 가장 이른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1455년 세조 때 을해자(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한문 금속활자였어. 이보다 20년이나 먼저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활자가 발견된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발견된 한글 금속활자.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발견된 한글 금속활자 중에는 훈민정음 창제(처음으로 만듦) 시기인 15세기에 한정적으로 사용된 ‘동국정운 식 표기법’을 쓴 활자가 포함돼 화제였어. 동국정운이란 당시 들쭉날쭉했던 중국의 한자음을 표기 하기 위해 세종의 명으로 만든 최초의 표준 운서(한자를 운에 따라 분류한 책)로, 지금은 쓰지 않는 ‘ㅭ, ㆆ, ㅸ, ㅱ’ 등이 기록돼있지. 한글 금속활자의 실물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 한문 사이에 ‘~하며’ ‘~이나’ 등을 표기할 때 쓰는 한글 연결어를 편의상 하나의 활자로 만든 ‘연주활자’도 처음으로 발견됐지. 이번에 발견된 금속활자들은 조선 전기의 인쇄 활동과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돼.

 

 



○ 경복궁에 현대식 화장실이?!


경복궁 동궁 권역 화장실 유구의 평면 추정 이미지. 문화재청 제공



최근 경복궁 동궁 남쪽에서 대형 화장실 유구가 발견됐어. 궁궐 내부에서 화장실 유구가 나온 건 처음. 더 놀라운 것은 이번에 발견된 화장실이 현대식 정화조와 비슷한 시설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는 거야. 
네모꼴 구덩이 형태로 생긴 화장실은 바닥부터 벽면까지 모두 돌로 되어 있어서 분뇨(똥과 오줌)가 구덩이 밖으로 스며나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입수구(물이 들어오는 통로)로 들어온 물은 화장실에 있는 분뇨와 섞이면서 발효를 빠르게 하고 부피를 줄여 바닥에 가라앉게 해. 변에서 분리된 더러운 물은 정화수와 함께 출수구(물이 나가는 통로) 2개를 통해 궁궐 밖으로 배출되지. 화장실 안에서 발효된 분뇨는 악취가 줄고 독소가 제거돼 비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해. 신기하지? 이런 구조는 쌓인 분뇨에 물 유입, 발효와 침전, 더러운 물과 정화수 외부로 배출 순으로 이뤄지는 현대식 정화조의 구조와 매우 비슷해.

 

 



화장실 유구 전경. 문화재청 제공


조선시대의 왕족들은 볼일을 볼 때 도자기로 된 휴대용 변기인 ‘매화틀’을 사용했다고 해. 그렇다면 한 번에 최대 10명이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화장실은 누가 사용했을까?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화장실은 동궁과 관련된 하급 관리와 내시, 궁녀, 궁궐을 지키는 군인들이 주로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돼. 말하자면 조선 왕궁의 ‘공중 화장실’이었던 거지!

 




 



▶에듀동아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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