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기하, 물리Ⅱ… 진로선택과목, 어려운데 이수해야 할까?” 학생부교과전형은 ‘글쎄…’
  • 김수진 기자

  • 입력:2020.05.26 11:41

 

현재 고2가 대학에 들어가는 2022학년도 대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 적용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통합형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공통 과목을 통해 기초소양을 함양한 후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선택 과목(일반 선택/진로 선택)’을 개설하도록 하고, 그 중 진로 선택 과목을 반드시 3개 이상 이수하도록 했다.

 

진로 선택 과목에는 고전 읽기 경제 수학 영미 문화 읽기 사회문제 탐구 융합과학 등의 과목 외에도 대학이 이공계열 진학자에게 이수를 권장하는 기하와 물리생명과학지구과학화학과목도 포함된다.

 

그러나 학생, 학부모가 가장 궁금한 것은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이수 체계나 취지보다도 진로 선택 과목의 이수와 평가 결과가 입시에서 어떻게 반영되느냐일 것이다. 일반 과목과 달리 진로 선택 과목의 성적 평가는 석차9등급제에 따른 석차등급이 아닌 절대평가에 따른 성취도(A-B-C)로 산출된다. 대신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원점수, 평균, 이수자 수, 성취수준별 학생 비율이 함께 기재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이 최근 공개된 각 대학의 2022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바탕으로 진로 선택 과목에 대한 대학의 평가지침을 소개한다.

 

 


동아일보 DB

 

 

학교나 입시 현장에서는 진로 선택 과목의 평가가 첨예한 관심사였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진로 선택 과목과 지원 전공(계열)과의 관련성,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재된 내용을 통해 드러난 전공 또는 학업 관련 관심과 노력을 중요한 사항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학 입학사정관은 진로 선택 과목의 경우 석차등급이 아닌 학생부에 기재된 과목별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 원점수, 과목평균, 이수단위, 이수자 수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의 학업적 역량을 평가하려고 할 것이다.

 

문제는 학생부 교과 성적을 정량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선 기존의 정량적 평가를 근간으로 하되, 진로 선택 과목에 한해 새로운 학생부 성적 산출방법을 만들어서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진로 선택 과목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평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후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이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새롭게 도입된 진로 선택 과목의 대입전형 활용 방안에 대해 살펴본 진로 선택 과목, 학생의 선택과 대학의 평가(경희대 외 공동연구, 2020)’라는 보고서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이번에 발표된 2022학년도 입학전형계획에선 아직 구체적인 산출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대학이 적지 않았다.

 

 

대학 절반, 학생부교과전형에선 진로 선택 과목 반영 안 한다

 

대체로 고교 교사들은 대입 평가에서 진로 선택 과목의 반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진로 선택 과목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진로 선택 과목 이수가 줄어, 3 수업이 다시 수능을 위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파행 운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진로 선택 과목을 대입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럼 2022학년도 대입전형계획에 나타난 현실은 어떠할까.

 

일단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이므로 진로 선택 과목을 포함해 전 과목을 반영한다. 그러나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앞서 말한 새로운 성적 산출방법의 어려움 때문에 진로 선택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으로 나뉘었다. 현재까지 공개된 대학의 진로 선택 과목 반영방식을 보면 성취도(A-B-C)에 점수를 부여하여 활용하는 방안과 원점수와 평균, 성취비율 등을 활용해 대학이 자체 공식을 만들어서 활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후자일 경우는 상위 성취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학교 수험생이 손해를 볼 우려가 크다.

 

입시 현장에서는 고교 교육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진로 선택 과목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보다는 일부 과목이라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그렇지만 학생부교과전형을 실시하는 수도권 주요 30개 대학의 전형계획을 분석한 결과,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진로 선택 과목을 반영하지 않은 대학이 절반에 달했다.

 

이에 대한 판단은 극과 극이다. 대입에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는 의견과 대입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진로 선택 과목 자체를 소홀히 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반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 ‘반영하지 않는다는 하나의 사실에 교육과정 취지에 맞다, 맞지 않다는 두 개의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표] 2022학년도 수도권 주요대 대학별 학생부 산출 시 진로 선택 과목 반영 방법(학생부교과전형)

 

 

학년별 반영비율도 달리 두지 않아, 3 진로 선택 과목

 

진로 선택 과목의 성적 반영방법과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수시 전형에 적용되는 학년별 반영비율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처럼 학생부 교과 성적을 정량 평가하는 전형의 경우 학년별 반영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이 나뉜다.

 

과거에는 1학년 20%, 2학년 30%. 3학년 50%와 같이 학년별로 반영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반영비율은 상대적으로 고3 과정의 교과 성적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상대적으로 1학년의 경우에는 낮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 고등학교 3학년 교과목의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저학년 시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노력에 따라 성적이 상승한다면 실제 평가에서는 단순 평균 성적 이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표] 2022학년도 주요대 대학별 수시 주요전형 학생부 산출 방법(인문, 자연 기준)


 

그런데 대학이 예고한 수시 전형의 학생부 반영방식을 살펴보면, 성신여대, 아주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상당수 대학이 학년별 반영비율을 차등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학이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전체 학기를 동일한 비율로 반영했다.

 

이 또한 진로 선택 과목 이수와 연관 지어 해석할 수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선 1학년은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과 일부 선택과목을 이수하고 2학년에는 일반 선택 과목 위주, 3학년에는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을 이수하는 흐름이다. 결국 다수 대학이 고등학교 3학년은 절대평가에 따른 성취도만 나오고 등급은 나오지 않는 진로 선택 과목의 이수 비중이 높은데, 과거처럼 3학년 성적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교과목 편제. 전남도교육청 '2019 고교 과목 선택 길라잡이'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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