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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초유 ‘4월 개학’ 확정… 고3 대입 일정은 어떻게 되나
  • 최유란 기자

  • 입력:2020.03.17 16:23

 


교육부가 3차 개학 연기 결정을 발표한 17일 대구 동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이 텅 비어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확정됐다. 교육부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3차 개학 연기 결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서 1, 2차에 걸쳐 총 3주 미뤄져 오는 23일(월) 예정됐던 전국 초중고교 개학은 2주 추가 연기돼 4월 6일(월)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학이 4월로 미뤄지며 올해 대입을 치러야 하는 고3 일정 변화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 4월 개학이면 중간고사는? ‘수행평가’ 대체 유력

이번 3차 개학 연기로 당장 변화가 불가피한 건 1학기 학사일정이다. 오는 9월부터 수시모집이 예정된 고3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학기나 다름없는 3학년 1학기 일정에 대폭 변동이 생기게 됐다. 일단 총 5주 개학 연기로 수업일 기준 25일이 미뤄지며 방학과 수업일수, 수업시수 모두가 줄어들 전망이다. 연기된 25일 중 15일은 여름방학 또는 겨울방학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채우게 되며 나머지 10일은 휴업일을 활용하거나 법정 수업일수 자체를 감축하는 방식으로 채우게 된다. 초중고교의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로, 교육부는 이번 개학 연기를 결정하며 수업일수는 물론 이와 비례한 수업시수 감축도 허용했다.

대입의 주요 전형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교과’ 요소로 비중 있게 반영되는 고3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중간고사의 경우 통상 4월 중·하순에 시행되는 만큼 4월 6일 개학 시 정상적 시행이 어렵다. 따라서 개학이 연기된 기간을 일부 반영해 연기하거나, 과정 중심 평가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앞서 지난 12일 각 학교에 중간고사를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7월 초순에 시행되던 기말고사도 여름방학 감축 등을 반영한 1학기 종료 시점에 임박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예년보단 늦게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육부는 아직 이번 3차 개학 연기에 따른 구체적인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않았다. 또한 현재까지 제시된 권고사항과 관련한 내용도 최종적으로는 각 학교에서 협의를 통해 확정하게 되어있어 고3의 구체적인 학사일정 변화 내용은 개별 학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학사운영은 학교의 구성원들이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개학이 이뤄지면 각 학교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별 특성에 맞춰 중간고사, 기말고사, 방학 등의 운영 방식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월 학평도 추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거나

대입의 또 다른 주요 전형요소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를 위한 수능 모의고사 일정 또한 이번 3차 개학 연기로 다시금 요동치게 됐다. 당초 지난 12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개학 연기로 4월 2일(목)로 미뤄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는 이번 추가 개학 연기 결정으로 다시금 시행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연기나 취소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만약 취소가 아닌 추가 연기로 가닥이 잡힐 경우, 앞서 3월 학평이 연기되며 기존 4월 8일(수)에서 4월 28일(화)로 일정을 미룬 4월 학평 또한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수능을 시행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직접 출제해 중요도가 특히 높은 6월 수능 모의평가(모평)의 정상적 시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올해 6월 모평 시행일은 6월 4일(목)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현재 1학기 학사일정 전체가 크게 뒤로 밀린 만큼 시행일까지 6월 모평의 시험 범위를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현재 개학이 총 5주 연기된 점을 고려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중간고사 시기와 겹칠 가능성도 있어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평가원은 오는 31일(화) 6월 모평 시행계획을 공고할 계획이다.


○ 수능 연기? “개학한 뒤 발표 가능”

오는 9월 수시모집을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2021학년도 대입 일정의 경우 아직까진 변화가 없다. 이번 3차 개학 연기까지는 기존 대입 일정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정상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이상수 교육과정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개학 연기 조치로 10일가량 수업일수와 시수를 감축 운영하게 되는데, 현재 원격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개학 후에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수업하도록 조치할 것이기에 대입 일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앞서 1, 2차 개학 연기 조치를 발표할 때 대입 일정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달리 대입 일정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개학 연기 상황과 향후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여러 대입 일정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개학을 해야 1학기 평가 완료 시점 등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개학이 이뤄진 뒤 구체적인 대입 일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개학이 추가로 밀리거나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단 개학이 실시돼야 그에 맞춘 대입 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향후 사태 추이에 따른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11월 19일(목) 시행이 예정돼 이달 말 시행계획이 나올 예정이었던 2021학년도 수능 또한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 유 부총리가 “이달 말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하려면 일단 개학 일정이 확정돼야 한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입시전문가인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일단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된 만큼 대입 일정과 관련된 고3 수험생의 대비 전략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우선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와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해 주력 전형을 미리 결정하고 달라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대비 계획도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통상 여름방학 때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등도 미리 작성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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