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2021 고입 전망] 시한부 안정 찾은 자사고… “일부 학교 쏠림 심화할 것”
  • 최유란 기자

  • 입력:2020.03.06 18:10
[2021 고입 전망] ③ 자율형사립고


《2021학년도 고입이 곧 개막한다. 이달 말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영재학교를 시작으로 전기고인 과학고(과고), 후기고인 외국어고(외고)·국제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그리고 일반고 입학전형이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입시는 매년 예측과 대비가 어렵지만, 올해 고입은 더욱 쉽지 않다. 지난해 말 고교체제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이 발표된 뒤 처음으로 진행되는 고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2025년부터 외고·국제고,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고 영재학교와 과고의 선발방식 등도 개선해나가겠다는 강도 높은 개편 내용이 담겨 당장 올해 고입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21학년도 고입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2024학년도 대입 변화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지각변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에듀동아>는 ‘2021 고입 전망’ 시리즈를 △영재학교·과고 △외고·국제고 △자사고의 순으로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고입 전문가들과 함께 고교 유형별로 올해 입시 흐름을 읽어본다.》

 


동아일보DB


지난해 일반고와의 이중지원 가능 여부 등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했던 자사고가 올해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에 학교의 운명을 맡긴다. 교육당국이 지난달 자사고를 비롯해 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를 삭제하고 이들 학교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자사고 측이 헌법소원을 통해 법적 정당성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 일괄 폐지 결정이 나왔을 때부터 강력하게 반발해왔던 자사고 측은 개정안이 공포되는 대로 법적 절차에 따라 헌법소원을 낼 것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처럼 혼란한 상황 속에서 치러질 2021학년도 자사고 입시는 지난 입시에 비해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자사고의 최종 운명은 판가름나겠지만, 만약 헌법재판소가 자사고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이미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는 2025년까지 학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 잇따라 진행되던 재지정 평가로 당장의 존폐가 불확실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한부나마 학교의 지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이어서 2021학년도 고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학교 선택에 오히려 부담이 적어졌다. 다만, 대입제도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선발 단위, 지역 등으로 인한 학교별 편차가 커져 일부 학교로의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 2024년까지 지위 보장, 대입 성과 입증… “합격선 높아질 것”

지난해 말 교육당국이 내놓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은 자사고 등을 2025년 일괄 폐지하는 초강수를 담아 이들 학교의 강력한 반발을 샀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들 학교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는 결과도 초래했다. 자사고 폐지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의 강력한 의지 속 지난해만 24개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받는 등 당장의 존폐가 불분명했던 모든 자사고의 지위를 2024년까지 보장하는 셈이 됐기 때문. 특히 2021학년도 고입 대상인 올해 중3은 고교 졸업 시까지 자사고 지위가 유지되게 된 만큼, 보다 부담 없이 자사고 지원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교육당국이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추진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간 대입에서 보인 자사고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점도 오히려 자사고의 인기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입의 주요 전형인 정시 수능 위주 전형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모두에서 합격률이 ‘영재학교·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자료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열이 뜨거운 상황에서 시한부라 하나 당장의 지위가 보장되고 대입 실적도 입증된 자사고에 대해 성공적인 대입을 바라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다시금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

이에 따라 2021학년도 고입에서는 자사고를 비롯한 일괄 폐지 대상이 된 고교 유형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국 자사고와 외고·국제고가 2024년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되었고 최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과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등으로 이들 학교의 대입 실적도 입증됐기에 올해 전반적인 지원율과 합격선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수시·정시 모두 요구하는 대입도 ‘인기 상승’ 요인

‘정시 확대’를 주로 하는 대입제도 변화 전망도 올해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말 고교서열화 해소방안과 함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도 제시했다. 여기에는 2021학년도 고입 수험생이 해당되는 2024학년도 대입 내용도 포함됐다.

2024학년도 대입의 핵심 변화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은 40% 이상으로 확대해 대입전형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국내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의 경우만 봐도, 2021학년도 정시 비율이 23.2%인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정시 비율을 17%p가량 대폭 늘리는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 정시 40% 이상 확대 대상 대학이 대부분 수험생이 목표로 하는 주요 대학으로 전체 대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기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2024학년도 대입엔 수시와 정시 비중이 거의 대등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

결국 기존 압도적인 수시 비중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수시 대비에 주력하던 재학생 또한 앞으로는 재수생 등의 졸업생과 같이 수능 대비에 보다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자사고의 경우 수능 대비 경쟁력이 높은 곳이 많기 때문에 올해 수요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식 책임연구원은 “자사고는 수능에 대비하기 좋은 지도 노하우와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기에 최근 정시 확대 흐름 속에서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자사고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대비에도 강세를 보이는 편인데, 향후 정시 확대에도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에 여러모로 신입생 모집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도 “정시 확대로 인해 자사고를 향한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인기 자사고 ‘쏠림’ 전망… “일부 광역 자사고는 미달 가능성”

그러나 학교별 편차는 있을 전망이다. 특히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와 광역 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경기 용인외대부고 등 그간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탄탄한 대입 실적이 입증된 전국 단위 자사고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 반면, 그 외 광역 단위 자사고에 대한 수요는 낮아질 수 있다는 것.

김창석 책임연구원은 “재지정 평가와 후기모집 변경 등으로 불안정성이 컸던 2019학년도 고입에서는 입시 부담이 큰 전국 단위 자사고보다 집에서 가까운 광역 단위 자사고의 지원율이 더 높았으나 불안정성이 일부 회복되고 정시 확대와 함께 의학계열 모집인원 증가 등의 대입 변화가 감지되자 2020학년도 대입에서는 다시 전국 단위 자사고의 지원율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안정성이 더욱 확보되고 정시 확대 흐름도 더욱 본격화됐기 때문에 전국 단위 자사고 지원율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상당수 광역 단위 자사고 지원율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다소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종운 평가이사도 학교별 경쟁률 편차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국 단위 자사고는 전년도 수준의 경쟁률과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선호도가 높은 경기 용인외대부고, 서울 하나고의 경우 2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광역 단위 자사고의 경우 선호도 높은 서울지역 자사고인 한가람고, 배재고, 세화고, 중동고, 이대부고 등은 1.5대 1 전후의 경쟁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미달되는 학교도 적지 않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끝>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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