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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발방식 개선 검토” 2021 영재학교 입학전형, 유지될까 달라질까
  • 최유란 기자

  • 입력:2020.02.19 09:28



2021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전형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사진은 2020학년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입학설명회 모습. 학교 측 제공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은 영재학교 지원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고입 단계의 사교육 유발 요인 해소를 이유로 영재학교의 신입생 모집 시기, 방법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한 뒤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재성검사 등의 지필평가 폐지를 비롯해 입학전형에 대한 사교육영향평가 실시,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지원 시기 동일화 등이 구체적인 개선 예시로 명시돼 실제 입학전형의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석 달 만인 이달 초, 경기과학고가 전국 8개 영재학교 중 처음으로 2021학년도 입학전형을 발표했다. 각 영재학교가 통상 2월 말에서 3월 초 중 입학전형을 발표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 서울과학고 역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이 발표된 지 약 한 달 만인 지난 지난해 12월 2020학년도 신입생 선발제도 개선방안을 사전 공개하며 일부 변화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강도 높은 고교체제 개편으로 크고 작은 고입 변화 가능성이 내포된 상황에서 2021학년도 영재학교 입시는 어떻게 진행될지 이들 자료를 통해 읽어보자.


○ 영재성검사가 사라진다? “올해는 유지될 것

영재학교 입학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지필평가, 3단계 대면평가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에서도 주로 영재성검사로 불리는 지필평가는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으로 꼽힌다. 다른 고교 유형과 달리 중학교 재학생, 즉 1·2학년도 지원이 가능한 영재학교 특성상 서류평가는 비교적 느슨하게 진행돼 통과율이 높은 반면 지필평가부터는 높은 변별력이 발휘되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에 포함된 영재학교 개선 예시 중 가장 관심이 쏠린 지점 또한 ‘지필평가 폐지’였다. 현실화될 경우 영재학교 입시 모습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2021학년도 경기과학고 신입생 입학전형을 보면 적어도 올해는 지필평가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7일(금)부터 31일(화)까지 입학원서를 접수하는 경기과학고는 4월 2일(목)부터 5월 7일(목)까지 1단계 서류평가를 실시한 뒤 5월 17일(일) 영재성검사를 실시할 계획. 이어 7월 18일(토), 19일(일) 3단계 영재성캠프를 실시해 최종합격자를 가려내는 등 기존과 같이 올해 입학전형을 진행한다.

전국 8개 영재학교가 매년 협의를 통해 같은 날 2단계 지필평가를 실시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다른 영재학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과학고가 지난해보다 50여 일 빠르게 입학전형을 공개했는데, 1단계 선발인원에 대한 내용이 조금 달라졌을 뿐, 입학전형의 변화는 없었다”며 “다른 영재학교도 경기과학고처럼 기존 전형방법을 그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간 준비하기 어려운 입시 특성상 급격한 변화가 어렵고, 지필평가 폐지 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올해 지필평가 유지 전망에 힘을 보탠다. 김진호 목동 씨앤씨학원 특목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은 지필평가인데, 지필평가가 사라지면 각 학교에서 학생을 변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당장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책도 없기 때문에 올해 지필평가를 없애는 학교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사교육 효과 막는다” 출제 변화 가능성은?

하지만 입학전형의 큰 틀이 유지된다 해도 변화 가능성은 남아있다. 영재 육성을 위해 설립돼 다른 고교 유형에 비해 사교육영향평가에 자유로운 영재학교가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에 이들 학교 입학전형 평가에 대한 사교육영향평가를 진행할 수 있음이 시사됐기 때문이다. 아직 강제적인 조치가 취해진 것은 아니나, 강도 높은 고교체제 개편을 진행 중인 교육당국이 이를 개선 검토 예시로 명시한 만큼 각 영재학교가 사전에 이를 고려해 전형별 평가 출제에 일부 변화를 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서울과학고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신입생 선발제도 개선방안에 이 같은 변화를 암시했다. 선행학습 효과를 배제하고 입시 사교육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린’ 문항 출제를 확대하는 등 평가 내용과 방법을 지속해서 개선해나가겠다고 공표한 것. 당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이 평가 개선을 위한 연구에 들어간 상태로, 정답이 없거나 여러 개인 열린 문항 출제를 늘리는 등 출제 방향이나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당장 올해 입학전형부터 일부 적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만약 영재학교가 고난도 평가로 선행학습을 부추기고 고교서열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점을 의식해 출제 기조에 변화를 주려고 할 경우 2, 3단계 전형에서 실시되는 평가 난도가 기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진호 소장은 “수학, 과학의 특성상 심화를 깊게 들어가면 선행학습과 이어지니 조절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기존보다 조금 쉽게 나올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 영재학교가 이미 최근 몇 년간 선행학습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꾸준히 노력해왔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교육당국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목표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김창식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영재학교 입학전형 기출을 보면, 선행학습이 필요하거나 경시대회 유형의 문항 비중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등 심화 수준의 개념 활용이나 탐구 능력을 요하는 문항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온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이미 각 학교가 선행학습의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이 지닌 영재성과 창의융합적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평가를 우선시하려 해왔기 때문으로, 앞으로도 갑작스러운 변화를 주기보다는 이 같은 경향을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지역편중’ 해소 위한 변화, 다른 학교로 확대될까

각 영재학교가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지역인재 선발제도가 보다 확대될지도 올해 입시에서 주목되는 지점이다. 영재학교는 특수목적고인 과학고와 달리 전국 단위 선발을 하기에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 지역인재를 우대하는 우선 선발제도나 전형, 정원을 따로 두기도 한다.

서울과학고는 ‘사교육 특구’ 등 특정 지역에서의 신입생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라 2021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발인원을 41개 단위지역별(16개 시도, 서울 25개 자치구) 2명 이내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41개 단위지역별로 최대 1명만 우선 선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체 모집정원 120명(전년도 기준) 중 지역인재 선발인원은 기존 최대 41명에서 82명으로 늘어난다.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에 가장 먼저 대응한 서울과학고가 지역인재 선발제도 확대를 최우선 방안으로 내세운 만큼 다른 영재학교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 영재학교가 고교서열화 최정점에 서 있다는 비판 여론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인재 선발제도 도임 및 확대는 전형의 큰 틀을 건드리지 않고 수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변화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0학년도에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같은 이유로 지역인재 우선 선발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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