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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올인’ 계획하는 예비 고3이 알아야 할 대입 합격 사례는?
  • 김수진 기자

  • 입력:2020.02.03 16:21
오재성 소장​이 소개하는 2020학년도 수시 지원 합격 사례

 


동아일보 DB

 


대입 전형별 선발 비율, 주요 대학의 모집요강, 지난해 대비 올해 달라진 변화. 수험생이 되면 대입 전략을 세우기 위해 분석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와 닿는 것은 지난해 선배들의 대입 합격사례를 분석하는 것이지요. 특히 고교 유형, 교과 및 모의고사 성적, 지원 성향 등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선배들의 합격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에게 좋은 시사점을 주는 지난해 수시 합격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기대에 못 미친 수능 성적, ‘신의 한 수수시로 만회

 

첫 번째 사례는 6월 평가원 수능 모의평가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학생부 교과 성적이 그에 미치지 못해 수시 지원에 고민이 많았던 학생 A의 사례입니다. 학생 A6월 모의평가에서 주요 과목 백분위 평균 97%, 매우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학생부 교과 성적이 4등급대 후반이어서 마땅한 수시 전형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학생부종합전형이라도 4등급대 내신으로는 상위 대학 합격을 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생부 교과 성적만 고려한다면 눈높이를 대폭 낮춰야 했지만,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워낙 좋아 마냥 하향 지원할 수도 없었습니다. 만약 수능을 잘 볼 경우 수시 납치가 우려됐으니까요.

 





결과적으로 학생의 희망을 반영해 의대 중심으로 지원하되, 학생부 교과 성적의 영향이 가장 적은 논술전형을 노렸습니다. 대신 수시 원서 한 장은 의대가 아닌 연세대 일반학과로 썼습니다. 지난해부터 연세대 논술고사일이 수능 이전으로 바뀐 탓에 수능에 확실한 경쟁력이 있는 이 학생으로서는 수능 공부에 전력을 다할 수 없다는 리스크를 안아야 하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6월 모의평가 수준을 유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안 나올 경우에 대비한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아쉽게도 학생
A는 그해 수능에서 6월 모의평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주요 과목의 백분위 평균이 91%에 그쳐, 수능 성적에 근거한 정시 지원 가능선은 이 학생의 당초 희망 수준과 거리가 컸습니다. 또 지원한 의대 논술전형 모두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했지요. 하지만 다행히 연세대 수시 논술전형에 합격하면서 학생 A는 무사히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이 학생의 사례처럼 평소 모의고사보다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때 수능 결과에 실망한 나머지 정시 지원을 포기하고 바로 재수를 선택하는 수험생도 많지요. 그래서 수능에 무게를 둔 수험생이라도 수시를 통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시는 지원 기회가 6회로 정시보다 여유가 있는 만큼 모의고사 성적 추이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수능에서의 성적 하락 가능성까지 충분히 고려해 수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목표에 못 미치더라도 교과비교과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수시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고교 3년간 교과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을 끌어올리기란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자사고 등과 같이 내신 경쟁이 상대적으로 더 치열한 고교에서 성적 향상을 이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일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광역 자사고 학생 B는 고교 1, 2학년 때 2등급대 중반 수준의 내신 성적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 또한 우수한 성적이긴 했지만, 상대적인 경쟁력을 따져 보자면 내심 수능에서 더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학생이었습니다. 인문계열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잘해 특히 표준점수에서 경쟁력이 있는 학생이었거든요.

 

그러나 학생 B는 수능 대비로 가장 바쁜 3학년 때도 꾸준히 내신 관리에 힘썼고, 그 결과 3학년 1학기에 오히려 1등급 중반으로 내신 성적을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교과와 수능을 모두 챙겨야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학년 때 가장 좋은 교과 성적을 기록한 것이지요. 또한 전공 관련된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 활동을 3학년까지 지속하는 등 전공적합성에 맞는 비교과 활동을 끝까지 챙겼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결과도 있었습니다
. 그해 수능에서 학생 B는 주요 과목 백분위 평균 96%, 표준점수 합 397점으로,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수능 성적만 놓고 볼 때 정시로는 중앙대가 소신 지원, 성균관대가 상향 지원으로 예상돼, 학생 스스로에겐 아쉬움이 큰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3학년 때까지 탄탄하게 관리해둔 교과, 비교과가 반전을 만들었고, 학생 B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강대 경영학과에 추가 합격했습니다. 
 

 




정시 선발이 확대되면 수험생 역시 수능 대비에 조금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1, 2학년 때의 학생부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고 미리 판단하고, 3학년 때 갑자기 수능에 올인하는 수험생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수능에서 성적 변수는 늘 발생하기 때문에 수능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능 포기하고 수시 올인’, ‘교과 성적과 학생부 활동 포기하고 정시 올인과 같은 조건 없는 답을 내리지 말고, 본인에게 주어진 수시 6장과 정시 3장의 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입시를 준비해야 합니다. 학생부 교과, 비교과 등 기본 토대를 잘 닦아 놓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도움이 됩니다.

 

 

 

▶오재성 타임교육 목동 오목 대입연구소장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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