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예비 중3, 고교 선택에 2024학년도 대입 달렸다… 2020년 고입 일정은?
  • 김수진 기자

  • 입력:2020.01.11 09:00
2021학년도 고입 캘린더

 


▲한 교육업체가 주최한 입시설명회에서 고교 진학 준비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학부모들. 동아일보 DB

 

 

입시업체 진학사가 지난해 고1~3 학생 6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고교 선택과 대입 준비 사이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 학생의 88.3%관련이 있다고 답변했다. 입시와 가장 가까운 고교생이 실감하듯 고교와 대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인가는 멀리 대입까지 내다보고 결정할 문제다.

그런데 
2020년 올해의 고교 입시는 한층 더 신중해야 한다. 현재 예비 중32021학년도 고입을 통해 고교에 진학한 후 2024학년도 대입을 치른다. 문제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달라지는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규교육과정 외 비교과 활동은 대입 반영이 금지되고,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가 사라진다. 또한 2021학년도 기준 23% 수준인 정시 선발비율이 2024학년도가 되면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서 40%를 웃돈다. 수시 중심의 현재 대입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대입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올해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예비 중3의 전략에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고민이 반영돼 있어야 한다. 2021학년도 연간 주요 고입 일정​과 함께 급변하는 대입환경 속 달라진 고입 전망을 살펴봤다.

 

 

[3] ·도교육청 고입전형 기본계획, 변화 없는지 살펴야

 

올해 고교 입시의 윤곽을 알 수 있는 각 시·도교육청의 고입전형 기본계획이 3월 발표된다.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영재학교를 제외하면 과학고 예술계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외국어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등 모든 유형의 고교는 해당 지역교육청의 고입전형 입학전형 계획에 따라 그해 입학전형을 설계운영한다.

 

입학전형의 주요사항은 매년 큰 변동이 없는 편이지만 올해는 외고·자사고 등에서 운영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변화는 없는지 유심히 살펴야 한다. 현재 예비 중3이 고교에 재학하는 동안은 변화가 없지만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사고는 향후 일반고로의 일괄 전환이 예고돼 있다. 게다가 예비 중3이 치르게 될 2024학년도 대입에선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서류평가와 면접 등으로 구성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현재의 방식을 유지할지가 관건인 것.

 

물론 전형방법 상의 큰 변화가 없더라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전형일정 등을 상세히 알 수 있으니 3월 중에 발표되는 전형계획안을 챙겨두도록 하자.

 

 

[4] ‘치솟는 인기영재학교 입시 개막

 

4월에는, 영재학교가 고교 입시의 첫 포문을 연다. 과학에 재능을 보이는 인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영재학교는 전국에 모두 8곳에 있으며, 과학영재학교 6개교(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서울과학고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과학예술영재학교 2개교(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로 나뉘어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교한 과학예술영재학교는 과학영재학교에 비해 인문예술적 소양 등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영재성 발현에 중점을 둔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여기서 비롯된 탄탄한 대입 실적 탓에 매년 높은 인기를 보여 온 영재학교지만, 올해 입학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외국어고국제고 및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것과 달리 영재학교는 고교 정책 변화의 무풍지대로 분류되기 때문. 불안정한 고교 정책 속에 안정적인 학교 운영에 기대를 건 학생, 학부모의 지원이 몰릴 수 있다.

 

더욱이 영재학교는 출신 중학교의 소재지나 거주지의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며, 중학교 졸업(예정)자뿐만 아니라 1, 2학년도 학교장이나 지도교사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 만약 영재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생이라면, 빠른 입시일정에 맞춰 이미 입학전형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을 터. 다만, 지난해 말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 진학 후 학교의 교육취지와 달리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에 대한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영재학교의 교육과정 및 진학지도방향을 고려해 진학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서울과학고가 영재학교 신입생의 지역편중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지역인재 우선선발을 확대하기로 한 조치가 다른 영재학교로 이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4월 원서접수에 앞서 3월에 진행되는 입학설명회를 통해 전형일정과 전형변화 등 필요한 정보를 미리 수집해 두자.

 

영재학교의 입학전형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개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 검사(지필평가) 3단계 과학캠프 및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4월에 원서접수를 시작해, 5월에 지필평가, 7월에 합숙평가(캠프)를 거쳐 8월에 입학예정자를 선발한다.

 

 

[7, 8] 전국 20개 과학고 원서접수, ‘정시 확대고려해야

 

영재학교와 성격이 유사한 과학고의 입시도 다른 학교에 비해 한 발 빠른 여름에 시작된다. 8월 중 원서접수가 실시되기 때문에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 등 입학전형에 필요한 서류 준비는 여름방학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과학고는 영재학교와 달리 출신 중학교 소재지 및 거주지 내의 과학고 한 곳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과학고는 일반적으로 2단계에 걸쳐 학생을 뽑는다. 1단계에서는 서류평가와 방문면담을 통해 학생의 수학·과학적 창의성, 잠재력, 자기주도 학습능력,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1단계 전형에 반영되는 내신 성적은 수학·과학뿐이다. 2단계에서는 소집면접이 진행되며, 지원자의 수학·과학에 대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자세한 전형방법은 3월 발표되는 시도교육청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다만, 올해 예비 중3이라면 과학고 진학 전 2024학년도 대입 변화에 따른 영향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2024학년도에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비교과 활동, 즉 수상경력, 독서활동, 복서활동, 자율동아리 활동 등의 대입 반영이 폐지되고 자기소개서도 사라진다. 과학고만의 특성을 살린 대회 활동 경험, 동아리 내 연구/실습 경험 등을 대입에서 살릴 수 없는 것.

 

또한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정시 확대로 인해 수시의 비중마저 축소되기 때문에 그간 주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특기자전형, 자연계열 논술전형 등을 통해 대학에 진학해 온 과학고의 진학 경로에도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10] ‘고교학점제도입되는 마이스터고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마이스터고의 입시는 10월에 진행된다. 홀로 7월에 원서를 접수하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제외한 모든 마이스터고가 10월 중 입학전형을 시작한다.

 

마이스터고는 전국에 총 51개교(운영 47, 개교 준비 2, 신규 지정 2)가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로봇, 소프트웨어, 드론 등을 신규 분야로 한 마이스터고가 주목받는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국내 최초로 게임 콘텐츠분야 전문 고등학교인 경기게임마이스터고20203월 첫 신입생을 받아 입학식을 치른다. 게임개발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 이 학교에 진학할 경우 학비와 기숙사비 등이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이처럼 마이스터고는 일반 고교와 달리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진 않지만, 고교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기술교육을 받아 각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올해부터 전국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가 시범 도입됨에 따라 본인의 진로 목표에 따라 원하는 교과목을 골라서 이수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된다.

 

마이스터고의 입학전형은 중학교 교과 성적 ·적성 검사 심층면접, 크게 세 가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각 학교별 모집요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이스터고와 성격이 비슷한 특성화고의 경우 12월 중에 입학전형이 진행된다.

 

 

[12] 외고자사고냐, 일반고냐 그것이 문제로다

 

12월이 다가올수록 예비 중3의 머릿속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다. 후기고로 신입생 모집 시기를 옮긴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 입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는 12월 중 입학지원을 받고, 학교별 일정에 따라 면접 등을 추가 실시해 합격자를 선발한다일반고 전환이 예고되어 있긴 하나 현재의 예비 중3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의 지위가 변함없이 보장된다일반고는 비평준화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별도의 전형 없이 전산 배정을 실시하는데, 12월 중 희망 고교에 대한 배정 신청서를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 고교 선택 고민은 대개 외고자사고냐, 일반고냐로 나뉘는데, 올해는 달라진 대입 정책 속에 어떤 고교가 더 유리할지 잘 판단해야 한다. 사실상 올해 고교 입시의 최대 분수령이나 다름없다.

 

일반적으로 외고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학종의 비교과 반영이 폐지되면 그의 반대급부로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외고자사고 지원자에게 분명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시모집의 비중이 늘어나는 점은 기존에 수능 대비 역량이 뛰어났던 외고자사고에는 유리한 대목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에 자율권이 없는 일반고에서는 집중적인 수능 대비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 그럼 이에 대한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4학년도 대입을 앞둔 고교 선택은 내신을 잘 따서 수시 전형을 노릴 수 있는 학교로 가거나 늘어난 정시 비중에 대비해 수능 준비를 잘 할 수 있는 고교로 가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며 과거에는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할 수 있게 다양한 학교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외고자사고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교과목 편성 및 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국영 주요 과목에 대해 더 전략적인 대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외고자사고를 택하거나 아예 내신 따기가 좋은 일반고를 선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 수석 연구원은 세세한 차이가 있지만 2020학년도 고입을 치른 학생들이 치를 대입 방향도 정시 확대라는 큰 방향에서는 2024학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그러한 대입정책이 발표된 가운데서도 전국 단위 자사고는 지원자 수가 확실히 증가했고, 외고의 경우 전체적인 지원이 줄기는 했으나 대원외고 영어과, 중국어과, 명덕외고 영어과처럼 전통적으로 외고에 가겠다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 과의 지원자 수는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변화된 대입 정책 하에서도 외고자사고가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들의 지원 수요가 보존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김 수석 연구원은 상위 대학을 중심으로는 수능 위주의 정시 선발 비중이 높고, 향후 비교과 영역이 대거 사라진 수시에서 변별을 위해 구술면접 등의 요소를 강화한다면 수능 대비가 용이하고 면접 대비 등의 측면에서 학교의 역량이 확실히 검증된 외고자사고가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대입 사전예고제의 연한이 3년에서 4년으로 개정됨에 따라, 정부는 중3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입정책의 큰 방향을 중3 새 학기 직전인 2월 말까지 발표해야 한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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