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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심히 했지만 기대 이하인 수능 성적, “재수가 답일까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12.06 14:09

 



동아일보 DB
 

 

4일 나온 수능 성적표가 수험생의 희비를 갈라놨다. 특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얻은 수험생의 마음은 더없이 무겁다. 일부는 아직 남아있는 정시모집의 기회도 마다하고, 일찌감치 재수를 고민하기도 한다. 현재 본인의 성적으로는 도저히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수험생들을 겨냥해 입시학원들도 수능 직후부터 발 빠르게 재수 조기 선발반 등 모집에 나섰다. 어차피 재수를 할 것이라면, 남들보다 빨리 준비를 시작하라는 것. 틀린 말이 아니다. 분명한 목표와 학습계획을 가진 도전이라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좋다.

 

그러나 성적표가 나온 직후, 이 시기에 내린 재수 결정은 한 번쯤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본인의 성적에 실망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재수를 택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럼에도 재수에 대한 확고한 결심이 섰다면, 본인의 지난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재수에 성공하는 사람? 실패하는 사람?

 

재수는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일단 1년여에 걸친 장기 레이스다. 게다가 처음으로 학교의 테두리를 벗어나 홀로 생활해야 하는 점도 생각보다 큰 부담이다. 재학생 때보다 훨씬 혹독한 자기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 생활리듬 자체가 지나치게 불규칙했거나 의지가 약한 학생이라면 더더욱 재수에 신중해야 한다.

 

재수에 도전하는 제자들을 여럿 봐 온 김종우 서울 신현고 진로진학부장 교사는 학교생활 하듯 느슨하게 재수를 해선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일단 자기의 생활습관을 고쳐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재수를 해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경 이투스앤써 원장도 초반에 열심히 하다가 잠시 긴장이 풀어지면서 여유가 있다고 착각하거나 열심히 한 자신에게 상을 준답시고 학습의 지속성을 무너뜨리다 생활리듬까지 무너지는 경우는 필패’”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수가 필요한 유형의 학생도 있다. 평소 수능 대비를 철저히 못해 본인 스스로 수능 공부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학생이다. , 수능에 대한 학습량 자체가 부족해서 입시에 실패한 경우라면, 다시금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성적을 끌어올릴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재학생 때는 수시에 대한 부담이 있다 보니 수능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면서 학습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학생들이 시험의 형식에 맞춰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가다 보면, 수능의 난이도나 출제유형 등은 대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 성적은 오른다고 말했다.

 

 

재수 성공, ‘현실적 목표 설정에 달렸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본인 스스로 재수가 꼭 필요한지 되짚어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재수를 할지, 말지 주저하라는 뜻이 아니라 재수를 통한 성공 가능성을 냉철하게 따져보라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오히려 재수생활의 목표나 방향성을 분명하게 설정할 수 있다.

 

이수경 원장은 재수를 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충분한 실력을 쌓고, 그것을 고사장에서 제대로 발휘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현재의 학습상태와 완성도를 고려한 현실감 있는 재수 성공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치우 소장도 재수를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성적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안고 시작한다면서 막무가내로 성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기 보다 성적이 안 나왔거나 실패한 과목이 무엇인지 분석해 어떤 점을 보완할 수 있는지, 그에 따라 성적은 얼마나 오를 수 있을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격 재수, 수능 분석부터 시작해라

 

고민 끝에 재수를 결심했다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실패 원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시간부터 가져야 한다. 특히 충분히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왔다고 느끼는 학생의 경우 본인 수험생활의 문제점은 물론 그간의 학습 형태, 학습 내용, 공부방법 등을 총체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이치우 소장은 “6, 9월 모의평가 직후 해설강의를 들으며 시험결과에 대해 꼼꼼히 분석했던 것처럼 지난 수능의 해설강의를 들으며 본인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부족했던 부분이 어디인지 진지하게 분석해보라면서 이미 수능을 마친 후에는 깊이 있게 해설강의를 듣지 않는데, 객관적으로 리마인드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경 원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대개 생활적인 측면이나 학습량 부족에 실패 원인을 돌리는데, 학습방법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것. 이수경 원장은 모평 분석은 많이 하는데도 정작 재수를 시작하면서 수능 분석을 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다면서 수능 시험지를 펴들고 문항마다 학습량 부족, 개념 부족, 단순 실수 등 본인이 틀린 이유들을 세부적으로 써 보면 결국 자신이 무엇이 부족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향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본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어려운 경우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종우 교사는 간혹 수능 성적표를 받고 나서 부모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혼자 재수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모나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이 어디 있는지, 재수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충분히 의견을 나눠보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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