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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듀칼럼] ‘정시 확대’ 주장을 반박한다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11.01 17:50
김은실세븐멘토대표의 입시 단상 ‘수능 확대를 논한다’ ②

 



동아일보 DB


 

필자 주: 정시 확대의 문제로 안팎이 시끄럽다. 손쉽게 여론의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데는 교육만큼 좋은 땔감이 없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뜬금없는 발상에 잠도 설쳤다. 오랜 기간 교육만 파고든 자로서 나름의 양심과 책임감으로 교육 당국의 퇴행적 발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글을 내놓는다.

 

교육 당국의 정시 확대지침이 공식화된 이후 연일 찬성과 반대 입장이 언론을 통해 쏟아져 나온다. 모두가 고심 끝에 주장하는 것이라 믿고, 정시 확대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에 이견을 첨부하고자 한다.

 

 

A씨의 주장 수능은 모든 학생에게 공개된 교과서, 기출문제, 참고서를 기반으로 하기에 공정하다. 부모가 아무리 사교육을 시켜도 결국 학생 스스로 친 시험으로 대입이 결정된다

 

수능은 학교 시험과는 별개의 시험 유형이다. 수능은 내신과 별도로 공부해야하는 시험이니만큼 양질의 사교육을 받을수록 유리해진다. 양질의 사교육이란 곧 부모의 경제력이다. 누가 유리할 것인가. 사교육이 활성화된 부자 동네들, 이른바 강남8학군을 비롯한 전국의 대치동 권역의 대도시 학생들에게 대거 유리한 시험이 바로 수능이다.

 

B씨의 주장 교육현장이 학종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정시비중을 50% 확대하자

 

현재 학종은 소위 ‘SKY 대학이라고 불리는 명문대에서 가장 선발 비중이 높다. 전체 입시의 수시 비중은 70%가 넘는다. 교육부의 수시 확대 정책에 맞춰 매년 대학에서 수시 비중을 늘려온 결과이다. 대학은 교육부의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 입학사정관들의 전문성을 키워왔고, 매년 담당 교사 연수 등을 통해 학종의 문제점을 수정 보완해왔다. 이렇듯 대입 제도는 혼자만 굴러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대입이 변하면 최소한 중고등학교의 학습 환경도 바뀌기 마련이다. 한 발 앞서 입시를 준비하는 교육특구의 경우라면 초등학교, 유치원까지도 변화의 바람을 맞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마치 선심 쓰듯이 정시 비율 50%를 툭 던지는 무성의함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시 확대의 파급효과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알고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C씨의 주장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수능 시험을 내는데 정시 확대가 왜 공교육을 황폐화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수능은 학교 시험과는 별개의 시험이다. 내신은 교사의 자율적인 문제 출제에 의해 교과서와 수업시간의 내용을 기반으로 출제되는 것이고, 수능은 영역별로 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하는 사고력 유형의 시험이다. 학교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교과서에서 배웠다고 하면, 수능의 지문은 전혀 다르게 출제가 된다. 단순 암기로는 풀 수가 없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내용의 시험은 당연히 사교육으로 넘어간다. 학교에서는 내신을, 학원에서는 수능을 공부하는 현 상황에서 수능을 대폭 확대한다면 내신 포기자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특히 우수 학생들이 몰린 강남8학군을 비롯한 교육특구의 학생들은 내신 등급 따기가 어렵기 때문에 수능 쏠림이 가속화될 것이다. 수능은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느끼는 순간 학교 분위기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D씨의 주장 수능에는 논술형 문항을 도입하되, 그 비중을 최종 70%까지 점진적으로 높여야

 

현 수능 시험도 사교육 의존도가 엄청난 학교 영역이 아닌 논술까지 더해진다면 결과가 뻔하지 않은가. 논술형 문항이 학생들의 사고력 등 학습역량을 평가하기에 더 바람직하다는 전제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답이 정해져있는 단답형 논술이라면 객관식보다 더 어려워진 시험이어서 사교육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또 답이 정해져있지 않은, 그야말로 창의사고력과 배경지식 등을 종합평가하는 논술형 문항이라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 쉽다. 물론 이 또한 사교육 시장에 기름 붓고 불을 지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 김은실 교육컨설턴트(‘김은실세븐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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