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 [국정감사로 본 입시] 3대 키워드는 ‘학종-서울대-자사고’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10.22 18:11

국회 교육위원회를 비롯해 11개 상임위원회가 지난 21일 종합감사를 마무리하며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지난 2일 시작해 20일간 진행된 이번 국감에선 그 어느 때보다 ‘입시’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고위공직자, 정치인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입시 공정성이 사회적 화두가 된 상황에서 국감이 진행됐기 때문. 교육위는 물론 다른 상임위 국감에서도 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지적이 잇따랐다.

그렇다면 이번 국정감사 기간 가장 뜨거웠던 입시 쟁점은 무엇이었을까. 올해 국감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서울=뉴시스



○ 국회로 번진 학종 논쟁 “일부 고교에 유리 vs 공교육 정상화 기여”

최근 입시 공정성 논란에 따라 개편 1순위 대상으로 지목돼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들어간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가장 큰 화두였다. 학종에 대한 여론이 극명하게 나뉘는 점을 보여주듯 국감에서도 학종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학종에 대해 가장 많이 지적된 사항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특수목적고(특목고)와 같은 일부 고교 유형 출신에 유리하며 평가요소가 투명하지 않아 입시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올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고교 유형별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와 고려대 입시에서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학생들이 학종에서 더욱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고려대는 올해 학종 입학생 중 일반고 출신은 학교당 2.4명이었던 반면 자사고 출신은 학교당 6.8명, 외국어고, 국제고 출신은 학교당 11.3명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주요 대학 학종에서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쏠림 현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학종 평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정시 확대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 또한 “교육부가 최근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주요 13개 대학은 자사고, 특목고 출신 신입생 비율이 높아 고교등급제 시행 가능성이 높은 대학”이라며 “실제로 교육부가 이들 대학에 요구한 기초자료 제출서류 목록에 고교 프로파일이 포함되는 등 이번 실태조사는 고교등급제 규명을 목표로 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특권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는 고교등급제 시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종 평가가 ‘깜깜이’라는 지적은 또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학종의 주요 평가요소 중 하나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기재를 전수조사한 결과 기재 현황이 천차만별이었다는 자료를 발표하며 “최근 논의대로 학종 평가에서 비교과요소를 폐지하면 세특이 입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학교나 교사마다 기재 편차가 커 이 역시 불공정 시비가 생길 것”이라며 정시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불평등 해소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수시를 학종으로만 선발하는 서울대의 최근 4년간 신입생 선발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반고와 비서울지역 출신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학종이 지역 등에 따른 교육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은 이후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교 현장에서도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만큼 무조건적 정시 확대보다는 학종의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대입제도 틀이 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고 서열 ‘서울대’ 관심 압도적… “정시 확대 없다” 답변도 눈길

국립대학법인으로 국정감사 대상이자 국내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 관련 논의도 적지 않았다. 서울대가 학종의 대표 주자인 만큼 학종과 관련한 논의도 많았으나, 이와 별개로 합격자의 출신 고교나 지역 분석을 토대로 한 지적도 잇따랐다. 서울대가 우리나라 대표 대학인만큼 신입생 선발에 보다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여영국 의원은 2019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10명 중 4명(43.6%)이 자사고와 특목고, 영재학교 출신 학생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여영국 의원은 “2019년 고교 졸업생 중 이들 학교 졸업자가 전체의 6.4%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라며 “또한 국가장학금 신청자 현황을 보면 서울대는 다른 4년제 대학 대비 상류층 자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 등의 특권학교 출신 및 상류층 자녀 비율이 많다는 것은 결국 서울대가 기득권 대물림 수단이 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며 “서울대는 전체 입학전형의 공공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등 대학 서열 완화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영국 의원은 정시 확대 여파로 2022학년도 서울대 입학전형 중 지역균형선발전형이 최근 10년 새 가장 적다는 점도 지적했다.

평준화지역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 출신 학생의 서울대 입학률 또한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평준화 지역 일반고 및 자공고 출신 학생 중 서울대 입학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서초구”라며 “2019학년도엔 서초구의 고3 학생 2755명 중 78명이 서울대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어 서울 강남구, 서울 양천구, 경기 과천시 순으로 서울대 입학 비율이 높았다”며 “이들 지역은 모두 사교육 시장이 특히 발달한 ‘교육 특구’로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국정감사에선 최근 격화되고 있는 ‘정시 vs 수시’, ‘수능 vs 학종’ 프레임의 논쟁에 대한 서울대 측의 입장도 나왔다. 국감에 참석한 홍기현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학종에서 비교과요소를 덜어내면, 수능 위주 전형을 확대할 것 같으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럴 것 같진 않고 면접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학종 평가에 제한이 생긴다고 해도 정시 확대보단 학종 평가 수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것.

이어 국정감사에 참석한 오세정 서울대 총장 또한 “정시 확대는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현재 수능은 기본적으로 오지선다형이라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계속해서 높이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고교서열화 해소해야” 자사고부터 영재학교까지 집중포화

고입에서는 최근 ‘고교서열화’ 논란으로 일괄 일반고 전환까지 검토되고 있는 자사고, 외국어고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박경미 의원은 2019학년도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입학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고교의 입학생이 특정 지역과 학교에 쏠리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경미 의원에 따르면 자사고 입학생의 출신 지역은 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양천구 순으로 많았다. 이들 지역은 모두 사교육 특구로 지목되는 곳이다. 또한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경우 국제중 출신이 많다는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박경미 의원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녀의 진학 경로의 상관관계가 이미 중학교 때부터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며 “이는 사교육의 시기와 강도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고교의 연간 학비가 상당하다는 자료도 줄을 이었다. 여영국 의원은 “자사고 중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높은 민족사관고의 학비가 연간 2671만원”이라며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1년 치 임금보다 많은 것으로 영어 유치원, 사립초, 국제중, 자사고·외국어고, 주요 대학으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리그 중심에 자사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립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최고 연간 학비 또한 각각 1866만원과 1812만원으로 기득권의 대물림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특권학교 폐지를 위한 근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치르며 홍역을 치른 자사고에 가려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진 영재학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은 “최근 4년간 영재학교 졸업생 중 평균 8.2%가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공계 분야 국가적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가 설립 목적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지정 평가 의무 대상인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과 달리 영재학교는 재지정 평가 없이 여러 특혜를 받아 사실상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서 있다”며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영재학교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또한 “2019학년도 전국 영재학교 입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구나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상위 10개 시·구 중학교 출신이 입학생 2명 중 1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영재학교 입시에서도 사교육 특구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재학교의 입학시험 또한 중학교 교육과정 외에서 출제돼 사교육 과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영재학교 실태조사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고교체제 개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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