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문 대통령 “정시 확대” 발언에 교육부 갈지자 행보… 정시 더 늘어나나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10.22 14:05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교육계 전반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최근 시작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전면 실태조사를 엄정하게 추진하고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인 불공정과 특권까지 근본적으로 바꿔내자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경제뿐 아니라 사회, 교육, 문화 전반에서 공정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최근 고위공직자와 정치인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짐에 따라 교육부가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인 ‘대입 공정성 제고방안’에 정시 확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는 그간 교육부는 물론 교육계가 내세워 온 대입제도 개편 방향과는 상반되는 것이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입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정시 확대 목소리를 높여온 여론과 달리 교육계는 정시 확대에 꾸준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고교학점제를 비롯한 미래교육 도입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줄 세우기식 평가인 정시로는 한계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 또한 높아진 정시 확대 요구 속에서도 줄곧 “정시 확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에 최근까지도 정시 확대가 아닌 ‘학종 공정성 보완’을 개편의 주요 방향으로 잡고 대대적인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던 상황. 하지만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정시 확대’라는 구체적인 방향성이 포함되면서 그간 교육부가 세워온 구상이 무색하게 됐다.

실제로 교육부는 시정연설 종료 직후 “학종 비율 쏠림이 심각한 대학, 특히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왔다”며 “다음 달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다소 선회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한 정시 확대 권고 방안도 점쳐지는 상황.

결과적으로 ‘대입 개편’이라는 중차대한 정책 방향을 놓고 교육당국이 갈지자 행보를 보인 셈이 되면서 ‘정시 vs 수시’ 프레임의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주요 교원단체 등 교육계가 여전히 ‘교육 역행’이라는 이유로 정시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데다 선발 주체인 대학 또한 정시 확대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

당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시정연설에 대해 “전교조는 그간 일관된 목소리로 정시 확대를 반대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해왔으며 입시제도 개편 논의는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당정청이 정시 확대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만큼 정부 부처 간 정책적 엇박자로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국내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 측도 시정연설 전날인 지난 21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시 확대는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대입제도 사전예고제에 따라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발표된 상황이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출한 정시 30% 이상 확대 권고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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