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수시 서류평가 한창인데… 왜 하필 지금 실태조사” 교육 현장 불만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9.27 18:18

 




▲동아일보 DB

 

 

교육부가 오늘(27)부터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비율과 특목자사고 출신 합격자 비중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학종 실태조사에 나선다. 조사 대상은 건국대 광운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 13개 대학에 이른다. 그간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학종이지만 교육 당국이 이처럼 대대적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종 실태조사 계획을 내놓은 자리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은 지난 10여년 동안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따라서 자녀의 스펙이 만들어진다는 사회적 불신이 대단히 컸다면서 현재 대학입시제도 내에서 부모의 힘이 크게 미치는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실태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한 특정감사 전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제도개선 목적의 실태조사라고는 하나 사실상 대입제도 불신의 최대 원인을 학종으로 규정하고 학종과 관련된 문제점을 집중 캐내겠다는 의도에 현장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한창 입시로 바쁜 시기에 특정 감사 전환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실태조사만으로도 대학에겐 엄청난 부담인데다 학생과 학부모 또한 이번 실태조사가 향후 대학의 평가 기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한다.

 

 

정시 확대 대신 나온 사상 초유의 학종 실태조사

 

이번 학종 실태조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지 약 3주 만에 나온 대책 중 하나다. 교육부는 실태조사의 목적을 “11월 중 발표될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학종의 정확한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입 공정성이 다시금 논란이 된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특히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 등을 이용해 입시에 필요한 스펙을 손쉽게 쌓았다는 의혹은 대입 개편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정시 확대 요구에 다시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에도 교육부는 줄곧 정시 확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수술대에 오르는 대입제도는 결국 학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던 바. 하지만 그럼에도 서울 주요 대학이 대거 포함된 대대적인 학종 실태조사는 예상 밖이란 평가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수시 서류평가 중인데 굳이 이 시기에 실태조사는 대학으로선 너무하다 싶을 것이라면서 결국 정성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기준 설정이 문제가 될 텐데, 이런 조사는 결국 조사자의 의도대로 결론이 나게 되어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일 년 중 제일 바쁜 입시철인데하필 이 시기에

 

현재 한창 입시가 진행 중이란 점도 대학으로서는 큰 걱정이다. 지난 10일 수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학가는 현재 서류평가를 진행 중이다. 서류평가는 대부분 수시 전형에서 가장 기초 평가단계에 해당하는데, 서류평가가 마무리되어야 논술, 면접 등 수능 전까지 줄줄이 예정된 후속 전형을 차질 없이 이어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대학 및 교육청 담당자, 외부 전문가, 시민감사관 등으로 구성된 학생부종합전형 조사단을 구성하고, 10월 말까지 입시자료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만 명에 이르는 지원자의 서류를 일일이 들여다봐야 하는 입학평가 담당자들의 업무가 이미 과중한 상황에서 실태조사의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태조사의 성격 또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이번 실태조사의 발단이 된 사건에 부모를 통한 스펙 쌓기와 이력 부풀리기 등이 자리한 만큼 실태조사는 서류 기재 내용의 허위 사실 등을 세세하게 검증하는 현미경 조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교육부는 2016~2019학년도 학종 지원자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및 평가자료 일체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자의 입시서류와 증빙자료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대조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들 대학원 진학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연세대가 보존기한이 연한이 지나지 않은 입시 서류를 분실한 것이 드러난 것도 상황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수시 입시기간 중이라 만신창이가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 수시에 영향 미칠까특목자사고 학부모 불안

 

한편 실태조사를 지켜보는 학생과 학부모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다. 교육부가 실태조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특별감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이미 졸업한 학생 사이에서 입학 취소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수시 원서를 접수한 고3 수험생 및 학부모는 실태조사가 대학의 평가 기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 위반사항에 대한 제재는 물론이고 서류 기재 내용에 대한 검증이 한층 더 깐깐해질 수 있기 때문.

 

특히 교육부가 조사 대상 대학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학종 선발 비율 외에 특목자사고 출신 합격자가 많은 대학을 명시하면서 올해 수시에서 특목자사고 수험생이 불리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입시컨설턴트는 상대적으로 특목자사고 합격자 비중이 높은 서강대, 성균관대 등에 3~4등급대 성적으로 지원한 광역 자사고 학부모들의 걱정이 가장 크다면서 교육부가 수시 기간 중에 실태조사를 공포한 시기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대학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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