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자소서 이미 냈는데, 이 표현도 유사도 검색에 걸릴 수 있나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9.20 18:04

 




동아일보 DB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까지 모두 일단락됐지만 자기소개서를 둘러싼 수험생의 고민은 계속된다. 대학이 본 평가에 돌입하기에 앞서 제출 서류의 표절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유사도 검색 때문이다.

 

실제 표절과 관계없는 수험생이라도 방학 내내 자기소개서 곳곳에 등장하는 상투적 표현과 치열하게 싸워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혹여나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수험생 일부는 원서접수가 마감된 이후에도 괜한 불안감에 유료로 제공되는 별도의 자소서 유사도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실제 대학의 자소서 검증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며, 만약 지원자의 자기소개서가 표절 의심 판정을 받는다면 어떤 조취가 취해지는 것일까.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어느 정도부터 위험할까?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지원자가 대학에 낸 제출서류는 서류평가에 앞서 기본적으로 유사도 검증 과정을 거친다. 각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서 제공하는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이용해 표절 여부를 1차 판단하고, 이후 대학에 따라 자체적으로 별도의 서류 검증과정을 추가 실시하기도 한다.

 

대학이 제출서류의 표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활용하는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은 서류 내 동일 단어 및 동일 문장의 반복 빈도와 반복 위치, 행의 배열 등을 비교해 유사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시스템이다. 최근 3년간 모든 대학에 제출된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웹문서와의 비교도 진행한다.

 

, 작성자가 동일한 서류는 대조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여러 곳의 대학에 제출한 경우나 졸업생이 고교 재학 당시 작성한 자소서를 다시 제출하는 경우 등은 유사도 검색과 관계가 없다.

 

유사도 검색 결과는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유사도 값이 5% 미만인 경우를 ‘A 수준(Blue Zone)’, 5% 이상 30% 미만인 경우를 ‘B 수준(Yellow Zone)’, 30% 이상인 경우를 ‘C 수준(Red zone)’으로 분류한다. 가령 자소서 글자 수가 약 1000자일 경우 50자 이상이 유사하면 표절을 의심받을 수 있다.

 

 

유사도 검색에 잘 걸리는 문장? 어떤 문장이 문제일까

 

그렇다면 자기소개서의 주로 어떤 부분이 유사도 검색에 걸리는 것일까.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웨이닷컴이 밝힌 자기소개서 중복 빈도가 많은 문장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등이다. 동아리에서 한 활동, 학습경험, 봉사활동 등 구체적 사실이 적시된 활동 내용보다도 활동 후 느낀 점이나 개인적 소회를 담은 문장의 중복 빈도가 높게 나타났던 것.

 

그러나 이러한 표현이 자신이 제출한 서류에 포함돼 있다고 해서 무작정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 위에 나타난 문장처럼 많은 지원자가 활용하는 표현이나 일반적인 서술어 등은 상투적 표현으로 보일 순 있어도 표절의 단서로 기능하지는 않기 때문. 그보다 지원자들이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나 독특한 비유 등이 유사할 경우가 표절을 의심받기 쉽다.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 시스템 중복 문장 TOP 10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힘을 모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도움 없이 혼자 자기소개서로 고민하는 수험생들이 온라인상에 게재된 자기소개서를 많이 참고하다 보니 유사도 검색에서 많이 걸리는 편이라면서 갈수록 대학의 서류 검증이 강화되면서 최근에는 유사도 검색에서 높은 일치율을 보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전화 왔어요자소서 표절에 대한 소명, 방법은?

 

그런데 만약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에서 표절 의심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결과적으로 유사도 검색 결과가 5% 미만인 ‘A 수준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5% 미만은 통상적인 수준에서 나올 수 있는 수치로 이해하기 때문. 물론 유사 검색된 내용에 따라 추가 검증이 이뤄질 수는 있다. 또한 B, C 수준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바로 표절로 판정되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피해자를 방지하기 위해 각 대학은 표절 가능성이 의심되는 B, C 구간에 속한 지원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기 때문.

 

대학에 따라 검증 절차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소명자료 제출, 교사확인, 심층면접 등을 통해 서류 작성 내용의 진실성 및 고의성을 확인한다. 따라서 유사도 검색에서 표절 의심을 받더라도, 본인이 쓴 자기소개서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심층 면담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표절 여부가 확정될 경우 입학 취소 등 강도 높은 조치를 각오해야 한다. 교육부는 올해 초 발표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평가지표에 자기소개서(자소서) 대필·허위작성 확인 시 의무적 탈락·입학취소 조치 조항을 신설한 바 있다.

 

한편 소명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대학의 서류 검증 과정 자체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그간 외부 민간업체에 맡겨왔던 유사도 검색 서비스를 올해 수시모집부터는 유사도 검색 기술 자체를 확보해 대교협에 위탁운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검색 기능 개선도 추진한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표절 여부가 모호했던 자소서 등을 보다 세밀하게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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