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예고편’ 모의평가는 “대체로 평이”… 그럼 수능은?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9.05 18:37
2020학년도 수능 난이도 전망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교실에서 한 학생이 2020학년도 수능을 대비한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다소 쉬웠다.”
지난 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비한 마지막 공식 모의고사, ‘9월 모의평가(모평)’가 치러진 뒤 각 입시업체가 발표한 난이도 분석 자료에서 가장 많이 나온 표현이다.

9월 모평은 수능을 시행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그해 수능의 ‘예고편’ 격으로 매년 두 차례(6월·9월) 실시하는 모평 중에서도 응시자 집단 구성은 물론 범위, 시기 등이 수능과 가장 맞닿아 있는 시험이다. 따라서 ‘대체로 평이하게’ 나온 9월 모평을 따라 올해 수능의 난이도 또한 ‘다소 쉽게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수능 난이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려면 좀 더 거시적이고 심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올해 치러진 두 차례의 모평은 물론 가장 최근 기출인 전년도 수능까지 되돌아가 전반적인 흐름을 짚어봐야 하며, 대입환경을 둘러싼 안팎의 변화까지 세심히 살펴봐야 보다 유효한 난이도 전망과 대비가 가능하다.


○ ‘6월+9월’ 모평에 지난해 수능을 더하면?

수능 난이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수능이 어떻게 출제되느냐에 따라 고교 3년, 또는 그 이상을 준비해온 수험생의 오랜 노력이 빛을 발할 수도,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 매년 수능과 모평이 종료되면 난이도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올해 수능의 ‘예고편’인 6월과 9월 모평을 통해 보는 수능 난이도 전망은 어떨까.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쉬운 수능’을 예측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평이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나왔으며, 6월 모평과 비교해도 쉬운 편이었던 점을 볼 때 올해 수능 또한 9월 모평 정도나 이보다 약간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또한 이번 모평이 종료된 후 “올해 수능은 9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로 예상하고 준비하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수능이 ‘비교적 쉬운 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불수능’ 논란이다. 지난해 수능이 국어영역을 중심으로 상당히 고난도로 출제된 후폭풍으로 평가원장이 공식 사과까지 했던 만큼 올해 수능은 난이도 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확률이 높기 때문. ‘불수능’ 뒤 이른바 쉬운 수능을 의미하는 ‘물수능’이 치러진 실제 사례도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통상 130점대인 주요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153점까지 치솟았던 2011학년도 수능 이후 ‘불수능’ 논란이 거세지자 이듬해인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난도가 대폭 낮아져 주요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137점대로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만점자도 이례적으로 30명이나 탄생한 바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9월 모평이 지난해 수능은 물론 지난 6월 모평과 비교해도 대체로 쉽게 출제된 것은 올해 수능이 지난해 ‘불수능’에 비해 다소 쉽게 나올 것이라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올해 수능에서 더욱 중요해진 ‘변별력’

그러나 변수는 있다. 평가원이 ‘쉬운 수능’을 목표로 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평가의 핵심인 ‘변별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교육계 안팎의 변화로 수능의 변별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 때문에 마냥 ‘쉬운 수능’이 될 것이라 속단하긴 더욱 어렵다.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 내부적 요인으로는 주요 대학의 정시 확대를 들 수 있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에 따른 정시 30% 이상 확대의 영향으로 주요 대학의 경우 당장 올해부터 정시 모집인원이 대폭 늘어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주요 11개 대학의 정시 모집인원은 지난해 9493명에서 올해 1만 695명으로 1202명 증가한다. 평균적으로 보면, 1년 만에 대학별로 100명 이상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시의 주요 평가요소가 수능이라는 점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와 관련한 입시 비리 의혹으로 ‘대입 공정성’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능에서 적정 수준 이상의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거센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평가원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올해 수능 난이도는 ‘불수능’은 피하되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딜레마를 평가원이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 “기존 출제경향 비틀어 체감 난도 높일 수도”

수능의 난도를 대폭 높이지 않으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원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힌트는 이번 9월 모평에 있다. 9월 모평 국어영역에서는 입시전문가들이 ‘실험’ 또는 ‘회귀’라고 지칭한 출제경향 변화가 있었다. 최근 모평과 수능에서 쭉 유지해온 화법과 작문 부분의 통합 지문이 다시 과거와 같이 분리돼 출제된 점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문항의 난도를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이 익숙해져 있는 출제경향을 살짝 빗겨가는 방법으로 변별력을 주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학영역에서도 비슷한 시도로 읽히는 변화가 있었다. 지난 수능과 6월 모평 당시 미적분Ⅱ 과목에서 출제됐던 가형 21번 문항을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 새로운 유형으로 출제한 것이다. 김병진 소장은 “수학영역은 전반적으로 지난 수능과 6월 모평 대비 난도가 낮아졌으나, 출제 단원 공식을 탈피해 기존 출제경향에 익숙했던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며 “이 때문에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오히려 높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이지 않되 출제경향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한 평가원의 시도가 여러 영역에서 감지된 것. 김병진 소장은 “문항의 실제 난도가 높아지는 것보다 이 같은 ‘낯섦’에서 수험생은 더 나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며 “수능에서도 이어질 것을 대비해 수험생은 유형화된 틀을 벗어나 좀 더 근원적인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6월 모평부터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는 변화도 있다. 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의 난도를 낮추는 대신 나머지 문항의 난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킬러문항’은 비교적 쉽게 출제하는 반면 중간 수준의 난이도 문항은 다소 변별력을 높이는 추세가 9월 모평에서도 확인됐다”며 “이러한 방식을 통한 난이도 조절이 실제 수능에서도 유지될 경우를 대비해 수험생은 남은 기간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보다 중간 난이도 문항을 실수하지 않고 푸는 데 학습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 입력:2019.09.05 18:37
  • 저작권자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목록

  • 위로

작성자 필수
내용
/500글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