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고교생이 ‘논문’ 실적으로 대학 진학? 지금의 대입에서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8.27 19:24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진학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해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과 청년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사과했다. 딸의 진학에 활용된 인턴십 등의 다양한 활동이 후보자의 딸이 아닌 일반 학생이라도 가능했겠냐는 비판이 잇따르자 이에 대해 사과한 것.

 

하지만 조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과는 별개로 당시의 정상적인 제도를 따른 것이라는 조 후보자의 주장은 공정성이 핵심인 대입 제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재력과 정보력을 갖춘 기득권층의 편법을 가능하게 한 창구로 수시 전형이 지목되면서 일각에서는 수시 무용론까지 주장하고 나선 상황.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시의 입시 제도와 지금의 입시 제도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후보자 딸이 대학에 진학하던 당시와 현재의 입시제도 사이에 약 10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 이에 조 후보자 딸의 대입 진학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요소 가운데 현재의 대입 제도 하에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를 나눠봤다.

 

 

논란이 된 활동은 모두 학교 밖 활동

 

조 후보자의 딸의 진학 관련 논란 가운데 대입 제도와 관련한 논란은 고교 재학 중 수행한 다양한 외부 활동과 집중적으로 연관돼 있다. 조 씨는 2010학년도 대입 당시 고려대의 수시 입학사정관제전형(현 학생부종합전형) 중 하나인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지원했는데, 당시의 입학사정관제전형은 학생이 개인적으로 수행한 외부 활동 및 성과까지도 모두 평가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활동을 한 후 작성한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해당 논문이 대한병리학회에 등재된 점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이후 일본 국제조류학회에 참석해 논문을 발표한 점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개최한 여고생 물리캠프에 참석해 장려상을 수상한 점 등이 조 씨가 대학 진학 과정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스펙으로 꼽힌다.

 

조 씨가 고교생 신분으로 달성한 성과가 실제 당락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 다만, 당시 조 씨가 고려대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 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국제조류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다.”, “한국물리학회 '여고생 물리캠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등 각종 외부 활동의 성과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 여전히 외부 실적 활용 가능한 틈새전형은?

 

그럼 이 가운데 현재의 대입 제도 하에서도 유효한카드는 있을까. 조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스펙이 현재의 대입 시장에서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운영 중인 특기자 전형에서는 여전히 공인어학성적이나 대외 수상실적 등 고교 밖에서 이뤄낸 성과와 활동도 평가 대상의 범주에 넣고 있기 때문.

 

교육컨설턴트인 김은실 세븐멘토 대표는 영재학교나 과학고, 또는 외고국제고에서 내신이 안 좋지만 특정 영역에서 역량이 탁월한 학생들은 여전히 상당수가 특기자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면서 전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특기자전형이라면 고교생 신분으로 논문을 발표하거나 해외 대회에서 수상한 내역 등에 대해서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2020학년도 인문자연계열 특기자전형


자료: 진학사


다만, 교외 활동의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인 특기자 전형은 향후 선발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 논의 당시 논술전형과 함께 사교육 개입 요소가 큰 전형으로 지목돼 축소 및 단계적 폐지가 권고됐기 때문. 2020학년도 기준 인문자연계열의 수시 특기자전형 모집인원은 1,849명이다.

 

 

[불가능] 입학사정관전형 이어 받은 학종, “고교생 논문 안 받아

 

그렇다면 줄곧 공정성 논란이 따라 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단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조 씨의 스펙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내용만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데,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에는 학교 테두리 밖에서 수행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기재할 수 없기 때문. 대회 수상 실적은 물론 논문 등재나 도서 출간, 발명특허 관련 내용 해외활동 실적 등 교외에서 행해진 활동은 일절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다. 또한 이렇게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는 주요 항목은 자기소개서에도 기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 입학사정관전형(현 학생부종합전형) 관련한 각종 규제의 시기별 내용

자료: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10학년도 당시의 입학사정관전형과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이 근본은 같으면서도 평가적인 측면이 달라 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혼동이 다소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2010년을 전후하여 대학 입시 시장에서 소위 스펙 쌓기열풍이 일자, 교육당국은 각 고교에 내려가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공통 양식의 지침을 변경하거나 입학사정관제 운영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 예산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교육을 억제하고 스펙 열풍을 잠재우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 과도한 스펙 경쟁을 규제하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의 도입으로 지금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과정에서 학습체험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기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는 평가다.

 

김은실 대표 역시 지금의 학생부종합전형은 10년 가까이 운영되어 오면서 제도적으로 안정화되고 관련 데이터도 많이 쌓인 상황이라면서 현재의 대입 제도는 실제로 역량을 가진 학생과 형식적으로 쌓은 스펙을 가진 학생을 충분히 구별해 낼 수 있는 평가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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