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자사고, 희비 엇갈리며 ‘폭풍 속으로’… 다른 고입에 미칠 영향은?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6.24 19:16

 


상산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날인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교육청 입구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글귀를 적은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상산고는 재지정에 탈락했다. 전주=뉴시스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마다 희비가 엇갈리며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산고의 재지정 취소를 두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절차적 공정성’을 문제 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24일 “교육부가 취소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권한쟁의심판도 불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향후 더욱 뜨거운 논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건 비단 자사고 관계자들뿐만이 아니다. 당장 올해 고입을 앞두고 있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도 시름이 깊기는 마찬가지. 오는 8월부터 2020학년도 고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자사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고입 전반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재지정 결과 발표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자사고 논란이 향후 다른 고입에 미칠 영향과 전망을 짚어봤다.

 



○ ‘전기고’ 과학고, 영재학교 이어 경쟁률 상승 전망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에 오른 학교들의 최종 결과가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8월부터 시작되는 과학고 경쟁률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고의 경우 4월부터 진행되는 영재학교 입시와 지원자층이 겹치는 편인데 앞서 진행된 영재학교 경쟁률이 ‘자사고 리스크’ 등의 여파로 전년도 대비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영재학교 평균 경쟁률은 15.32대 1(정원 내 기준)을 기록, 전년도 같은 기준(14.43대 1)보다 높아졌다. 2017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는 “과학고 입시는 기본적으로 지원자를 공유하는 영재학교랑 같은 양상을 보인다”며 “올해 영재학교 입시가 자사고 영향 등으로 경쟁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과학고 또한 (같은 이유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부분의 자사고가 올해 또는 내년 재지정 평가를 받으며 존폐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과학고는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다는 점과, 지난해부터 후기고로 입시 시기가 밀린 자사고와 외국어, 국제고와 달리 전기고라는 점에서 탈락 후 다른 고교 유형 지원에도 부담이 적다는 것 또한 올해 과학고 경쟁률 상승 전망 이유로 꼽힌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과학고는 전기고로 입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지원 후 떨어지더라도 후기고인 자사고와 일반고 등에 다시 지원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며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이 정시를 확대하는 등 특수목적고에 불리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 측면도 있어 올해 과학고 경쟁률은 적어도 전년도 수준과 같거나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 자사고 간접 영향권 외국어고·국제고…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경우는 자사고의 ‘간접 영향권’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이들 학교는 외국어와 국제적 능력에 특화된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만큼 자사고와 지원자층이 많이 겹치지 않는 편이기 때문. 다만 정부가 자사고와 함께 외국어고와 국제고도 ‘폐지’ 방침을 내세우며 입시 시기를 후기로 미룬데다 내년에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전체 외국어고와 국제고가 재지정 평가 대상에 오른다는 점에서 올해 자사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결과가 이들 학교의 존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 모두가 지원을 염두에 두는 학교는 아니다”라며 “그 분야에 특화돼 선호도가 확실한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기 때문에 자사고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태형 학원멘토 대표도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최근 몇년 간 꾸준히 경쟁률이 하락하며 이미 이들 학교가 아니면 안 되는 확실한 수요층만 남은 편이기 때문에 자사고 논란의 여파로 인한 경쟁률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현장에서도 외국어고와 국제고 입시에 관한 문의가 지난해 대비 많아졌으면 많아졌지, 줄지는 않은 상황이라 올해 경쟁률도 지난해와 같이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내년 자사고와 같은 재지정 평가를 받는 만큼 올해 전반적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오늘(24일)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등 전국 단위 자사고가 대거 자사고로 재지정된 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 자사고 여파에 정시 확대 기조… ‘명문고+교육특구’ 부활하나

이번 자사고 논란의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는 명문고와 교육특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일부 지역에 형성된 교육특구 내 ‘명문’ 일반고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것. 특히 2022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정시 확대가 현실화된 상황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고1부터 대입이 정시 확대 기조로 돌아서는 만큼 자사고든 일반고든 진학 실적과 면학 분위기가 우수한 ‘명문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재지정 여부와 상관없이 그동안의 입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현 자사고에 대한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편 지역 내 자사고가 사라질 경우 학부모들이 명문 일반고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을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자사고 재지정 여파가 명문고와 교육특구에 관한 관심을 커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창식 엠베스트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 또한 “올해 입시를 치르는 중3의 경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현재 교육특구에 거주하는 학생이라면 일반고 지원을 염두에 두겠지만, 아니라면 자사고 지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사고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현재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1, 2학년 등이 교육특구로의 이동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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