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서울대 7년 만에 ‘나군’으로… 대입 지형, 어떻게 바뀔까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6.19 16:43
서울대 정시 모집군 이동이 가져올 나비효과는? 2015학년도 사례로 살펴보니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대학교가 최근 2022학년도 대입전형을 추가 예고하며 대학가와 입시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무조건적인 정시 확대에 미온적이었던 서울대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주요 내용인 정시 30% 이상 확대를 전면 수용한 것 또한 놀라운데, 여기서 더 나아가 정시 모집군 이동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 예고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모집기간을 기존 가군에서 나군으로 변경한다. 2015학년도 대입 당시 나군에서 가군으로 변경했던 정시 모집군을 7년 만에 뒤집는 셈이다.


서울대의 모집군 이동은 정시 지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시기에 따라 가·나·다군으로 나눠 진행하는 현재의 정시 체제에서 군 내 복수지원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 즉 같은 군에서는 1곳에만 지원이 가능한데, 서울대가 모집군을 변경하면 서울대를 피하기 위한 다른 상위권 대학의 모집군 이동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울대가 앞서 모집군을 변경했던 2015학년도에도 반사 여파로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이 대거 모집군을 이동하거나 주력 모집군을 변경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서울대가 모집군을 옮긴 2022학년도에도 대규모 정시 지형 변화가 예측된다. 2015학년도 대입 당시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군 변화상을 토대로 2022학년도 변화 전망을 짚어봤다.
 


 


○ 고려대·연세대 가군 이동 예상… 2014학년도와 같은 양상 가능성도

기본적으로 정시 모집군은 모집시기에 따라 나뉘지만, 각 대학은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한 고도의 전략 아래 모집군을 정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학 간 서열의 벽이 굳건한 상황에서는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서울대의 모집군 이동에 고려대와 연세대는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서울대와 지원자층이 크게 겹치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서울대와 같이 나군에서 학생을 모집할 경우 서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학년도에도 서울대가 정시 모집군을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기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한 곳도 고려대와 연세대였다. 다른 주요 대학의 고민이 길어지는 상황에서도 고려대와 연세대는 일찌감치 정시 모집군을 기존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고 현재까지 이를 유지해왔다.

서강대 또한 정시 모집군 이동이 예상되는 대학 중 하나다. 2015학년도 당시 서강대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의 모집군 변화에 따라 정시 모집군을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겨간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입시업계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모집군을 가군으로 변경할 경우 서강대는 이를 피해 다시 나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이러한 전망을 취합하면 서울대가 모집군을 변경하기 직전 연도인 2014학년도와도 정시 지형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서울대가 2014학년도와 같은 모집군으로 회귀하면서 서울대의 변화에 따라 모집군을 변경했던 다른 대학들도 2014학년도와 같은 모집군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울대의 정시 모집군 이동은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다른 상위권 대학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2022학년도에는) 2017학년도부터 전면 금지된 모집단위 분할 모집이 없다는 차이는 감안해야 하나, 전반적으로 서울대가 정시를 나군에서 진행하던 2014학년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 성균관대, 한양대 ‘주력 군’ 변경 가능성 높아

성균관대나 한양대처럼 모집단위에 따라 모집군을 나눠 운영하는 대학의 경우 대학의 인기 모집단위가 몰렸거나 모집인원이 큰 ‘주력 군’을 변경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2015학년도 당시에도 이들 대학은 주력 군을 변경하는 전략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의 변화에 맞섰다. 기존 나군보다 가군 모집인원이 많았던 성균관대는 2015학년도에는 주력 군을 변경, 가군보다 나군에 더 많은 모집인원을 배치했다. 특히 당시 가군으로 옮긴 서울대와 같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몰리는 글로벌경제학과, 글로벌경영학과, 의예과 등 인기 학과의 모집인원은 전원 나군으로 옮겼다.

한양대 역시 같은 양상을 보였다. 기존 가군에서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하던 한양대는 2015학년도부터 인원을 조정해 나군에서 2배 이상 많은 인원을 선발했으며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융합전자공학부, 정책학과 등 ‘다이아몬드 학과’로 불리는 인기 모집단위도 나군에 대거 배치했다.

2015학년도 때와 같이 이들 상위권 대학이 서울대 모집군 변화에 대응해 주력 군을 다시 옮긴다면 중상위권 대학에도 줄줄이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다. 2015학년도에도 경희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이 주력 군을 변경하거나 모집군을 신설·폐지하는 등의 조정을 감행했다.

한편 기존 정시 모집군을 유지하는 대학도 있을 수 있다. 2015학년도에는 이화여대가 서울대가 가군으로 모집군을 옮겼음에도 기존과 같이 가군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략을 세워 대입을 진행한 바 있다.


○ 대학 셈법 복잡, 수험생은 혼란 가중… “사전 발표해야”

그러나 2015학년도와는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이다. 대부분 대학이 정시를 대폭 확대하는 등 대입 전반에 변화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2014, 2015학년도와의 비교로만 2022학년도 대입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서울대 모집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 대학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집군 외에도 대학마다 다양한 변화를 준비 중이기 때문에 우수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서울대 모집군 이동에 따른) 변화를 고민하고 있으나 그 외에도 다른 변화도 많고 다른 대학이 어떻게 나올지도 아직은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혼란이 큰 당사자는 수험생과 학부모다. 대입 개편으로 인한 변화 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이번 서울대의 예고로 주요 대학의 연쇄적 모집군 이동 가능성이라는 추가적 변수까지 생겼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지원 패턴이 크게 달라져 수험생과 학부모가 전년도 입시결과 등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등 대입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보다 심화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다른 대학도 2022학년도 대입전형의 주요 변경사항을 사전 예고해 수험생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오는 9월, 시행계획은 내년 5월 전까지 발표하게 돼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 모집군 변화에 따라 다른 주요 대학의 변화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다른 대학도 모집군과 모집단위에 따른 선발인원을 앞당겨 발표해야 수험생의 혼란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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