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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원재환 서강대 입학처장 “정시 확대는 ‘공공성’ 차원, 최소한의 논술전형도 필요”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5.09 19:18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 6. 원재환 서강대학교 입학처장


《대입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시 비중 확대, 수능 과목 구조 다변화 등 굵직한 변화를 예고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앞두고 대학마다 개편사항을 순차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학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를 지켜보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도 크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2022학년도 대입도 걱정이지만 이러한 과도기 속에 치러지는 2020, 2021학년도 대입도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 고1부터 고3까지 모든 학년이 ‘매년 조금씩 다른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부터가 예측 가능성과 제도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입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에듀동아>는 대입제도를 둘러싼 혼란 속에서 수험생이 중심을 잡고 올바른 대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주요 대학 입학처장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각 대학의 입학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장을 만나 2020~2022학년도 대입에 관한 대학별 변화와 전망을 직접 묻고 들었다.》

 


원재환 서강대학교 입학처장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입학처에서 만난 원재환 서강대 입학처장(경영학부 교수)은 여러 번 들여다본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두터운 자료집을 들고 인터뷰에 임했다.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입학처장을 맡게 된 그가 입학업무를 위해 연구한 자료였다. 곳곳에 붙여져 있는 포스트잇과 필기 흔적에 마치 고등학생이 시험공부한 자료 같다는 말을 건네자 원 처장은 “입학 업무는 처음 맡아보는데 와보니 대학 입학처가 대한민국 교육의 최전방처럼 느껴졌다”며 “대학 입학제도가 초·중등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고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원 처장은 임기 기간 서강대의 철학을 입학정책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강대는 개교 이후 꾸준히 ‘인간’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다”며 “사람이 중심이 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 정신을 입학에서부터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지점에서 그는 “고른기회전형, 기회균형선발 같은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고 확대하고 싶다”고도 했다.


○ 전형 간 비율 속에 대학의 ‘공공성’과 ‘자주성’ 담아… 2022까지 유지 전망

2022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각 대학이 2022학년도까지 여러 입학전형의 점진적 변화를 계획 중인 상황에서 서강대는 한발 앞서 올해 여러 변화를 감행한 후 이를 2022학년도까지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원 내 기준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20.2%를 선발하는 데 그쳤던 정시 비중을 당장 2020학년도부터 30%로 끌어 올렸으며, 대신 논술전형의 비중을 21.9%에서 14.9%로 축소했다. 실기 위주 전형은 전면 폐지했다. 이에 따라 서강대의 2020학년도 입학전형(정원 내 기준)은 크게 정시 30%,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55%, 논술 15%로 재편됐다. 이 구조는 다음 학년도인 2021학년도에도 큰 변동 없이 유지된다.

원 처장은 “사립학교법에도 명시돼 있듯 대학은 ‘공공성’과 ‘자주성’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정시 확대는 사회적 여론 수렴과 공론화를 거친 끝에 나온 방안이기 때문에 공공성 측면에서 당연히 따라가야 하는 변화였고, 큰 변수가 없다면 2022학년도까지 같은 비율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 처장은 대입전형 단순화 요구 및 사교육 조장 지적 등으로 단계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논술전형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상당수의 대학과 마찬가지로 서강대 역시 올해 논술전형의 비중을 크게 축소하기는 했으나, 이후에는 지금과 같은 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원 처장은 “현재 논술은 서강대가 실시하는 유일한 대학별고사로, 대학이 직접 고사를 치러 대학의 철학과 비전에 맞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에서 ‘자주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전형”이라며 “물론 사회적 요구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인원 축소가 있었으나 현재 비율이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더 이상의 축소 없이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위권 대학인 서강대가 소규모나마 논술전형의 유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내신 경쟁력에서 다소 뒤처지는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다만 선발 규모가 줄면 그만큼 합격도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원 처장은 “논술고사의 경우 유형 등은 기존과 큰 차이 없이 출제될 예정이나, (선발인원 축소로) 올해 경쟁률이 비교적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변별력은 기존보다 살짝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수험생들의 논술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달 중 논술가이드북을 공개하고 오는 9월에는 온라인으로 모의논술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2022 수능 선택과목 지정… ‘문·이과 통합’ 꾸준히 논의할 것

이처럼 서강대의 경우 2022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른 큰 틀에서의 변화를 2020학년도에 앞서 시행하고 유지할 계획인 만큼, 2021·2022학년도에는 입시 변화로 인한 혼란이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서강대는 그간 계열에 따른 제한 없이 모집단위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2022학년도부터는 모집단위별 계열 구분이 다시 부활한다. 보다 정확히는 수능 선택과목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모집단위에 제한이 생긴다.

서강대는 최근 2021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2022학년도 수능 선택과목 지정안을 발표했는데 다른 주요 사립대와 마찬가지로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한해 수학에서는 ‘기하’ 또는 ‘미적분’을, 탐구에서는 과학탐구 2개 과목을 지정하기로 했다. 사실상 인문계열 학생들의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에 제한을 둔 셈이다.

이는 국내 최초로 다전공 제도를 도입한 대학으로서 수시, 정시 전 모집단위에서 계열 구분 없이 교차 지원을 허용하며 ‘융합’ 인재 양성에 주력해 온 서강대의 그간 행보와는 다소 상반된 흐름이다. 이에 대해 원 처장은 “2022학년도 수능에서 선택과목을 지정한 것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학정책에는 학과별 요구도 반영해야 하는데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 계열 특성상 수학, 과학에 대한 기초 학습이 돼 있지 않으면 대학 수업을 정상적으로 따라올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아직 자연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하는 인문계열 학생 수가 많지 않다는 점과 서강대의 경우 입학 후 원하는 전공은 아무 제한 없이 다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이과 통합’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한 만큼 이를 반영하기 위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것이 서강대의 입장이다. 원 처장은 “문·이과 통합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융합 인재는 기존 서강대가 추구해온 모습이기도 한 만큼 2022학년도 이후에는 좀 더 어우러질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외에도 문·이과 통합을 입학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전형요소 확 줄인 학종 대비? “서강대의 인재상과 연결 짓는 것이 관건”

서강대 전체 입학전형에서 가장 비중이 큰 학종의 경우에는 2019학년도에 이어 2020·2021학년도 입시에서도 비율로는 큰 변화 없이 55%가량을 유지한다. 그러나 2020학년도부터 기존 학종 내 자기주도형과 일반형이 종합형과 학업형으로 명칭 변경되며, 학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전면 폐지하고 교사 추천서를 단계적 폐지하는 등 평가 요소를 대폭 간소화하는 변화가 생긴다.

같은 학종 전형인 종합형과 학업형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원 처장은 “단지 수능 전·후라는 시기적 차이가 있을 뿐 내부적으로는 전형 간 평가 차이가 전혀 없다”며 “학생별 수능 능력 등에 모두 차이가 있기에 보다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안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종의 평가요소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로 단순화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전면 폐지되고, 교사 추천서가 2020학년도에는 선택사항으로 전환, 2021학년도에는 아예 폐지되기 때문. 이에 대해 원 처장은 “추천서 폐지는 학생의 노력으로 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한 교사가 여러 학생의 추천서를 쓰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면접 없이 서류 100%로 평가하는 서강대 학종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잣대가 오직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로만 한정된다는 점은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물론 평가자 입장에서도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특히 올해부터 학생부의 기록 자체가 단계별로 간소화되기 때문에 그 여파가 더욱 클 수 있다.

이에 대해 원 처장은 “이러한 점을 고려, 입학처에서도 고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입학사정관들 간의 교류로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보다 심층적으로 읽어내고 요소 하나하나를 중점적으로 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평가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솔직하되 진정성을 담아 각 요소를 채우기를 권한다”며 “특히 대학마다 인재상이 다른 만큼 지원 대학의 인재상과의 연결성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서강대 학종, 전공적합성보단 ‘성장가능성’이 중요

그렇다면 서강대가 우수하게 생각하는 인재의 기준은 무엇일까. 서강대가 입학가이드북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학종의 평가요소는 △학업역량 △성장가능성(Academic) △성장가능성(General) △개인의 차별적 특성이다. 원 처장은 “그중에서도 핵심은 성장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강대의 경우 이미 1970년대부터 다전공 제도를 운영하며 융합 역량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학과 달리 ‘전공적합성’은 아예 평가 기준에 없다”며 “대신 학종의 평가요소 네 가지 중 두 가지가 ‘성장가능성’일 정도로 학생의 잠재력을 매우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즉 고교 때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서강대에 와서 잘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잠재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입학이 가능하며 과거 진로희망과 활동이 지원 학과와 무관해도 전혀 불이익이 없다는 것.

여기에 원 처장은 ‘차별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된 면모를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통해 드러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면서 “학교생활 설계와 자기소개서 작성에 막막함을 느끼는 학생이라면 대학의 인재상과 부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원 처장은 서강대의 상징인 ‘알바트로스’를 언급했다. 그는 “알바트로스는 미국 하와이와 일본에 실제 서식하는 새로, 가장 크고 멀리 나는 새”라며 “서강대는 알바트로스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이미 오래전부터 선진 교육을 위한 시도를 해왔기에 단기간에 명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서강고’라고 불릴 정도로 학사 관리도 워낙 철저한 만큼 큰 그릇과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학교”라며 “큰 꿈을 가진 인재들이 입학해 서강대에서 마음껏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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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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