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잊은 줄 알았던 ‘수능 절대평가’에 수시‧정시 통합 주장까지… 왜 나왔을까?
  • 김수진 기자

  • 입력:2019.02.26 18:54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 1차 연구보고서 주요 내용

 




 

 

수시정시 통합과 수능 절대평가. 각각으로도 대입 제도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이 향후 대입 개편 방향의 화두로 한꺼번에 던져졌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하 연구단)26일 세종시에 있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대입 제도의 문제점과 향후 개편 방향을 담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대입전형 구조 개편 수능 체제 개편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 대학별고사 개선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이 연구보고서의 내용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수시정시 통합과 수능 절대평가 주장이다. 수시정시 통합은 현재 대입 체제를 완전히 뒤바꾸는 것인데다 수능 절대평가는 이미 지난해 대입 개편 과정에서 논의되다 공론화 과정에서 한 차례 무산된 안이기 때문. 과연 어떤 점에서 연구단이 이 같은 주장을 내놓은 것인지 그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수시·정시 통합, ? "대입에 종속된 고교교육 이제 그만"

 

연구단은 우선, 2020학년도 입시를 기준으로 교육부가 제시한 정시 수능위주전형 30% 이상 확대권고를 이행하기 어려운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소수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30% 이상이라는 권고 기준을 세우고 이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수능위주전형 비율 30% 이상 대학에 사업참여 자격조건 부여, 다만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30% 이상 대학은 자율)과 연계한 것은 서울 상위권 일부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소수 집단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 이전의 정시 비율 확대 권고가 교육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에서 여론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 2020학년도 기준 서울권 주요 대학 학생부교과전형 30%미만 & 수능위주전형 30%미만 대학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연구’ 1차 연구보고서 

 

그러면서 연구단은 고교교육이 대학입시 제도에 종속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수시정시 통합은 이러한 고교 교육의 정상화 차원에서 나온 것. 연구단은 보고서를 통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단순 수시, 정시의 비율 조정 문제를 떠나 아예 수시와 정시로 이분화 되어 있는 현재의 대입 구조를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보고서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단일 시기로 전형을 치르되, 고등학교 3학년 학사 일정이 마무리되는 학년 말에 실시하자고 내놓은 대안은 일차적으로는 해마다 지적되는 고등학교 3학년 말 교육과정의 파행적 운영을 정상화하자는 차원의 제안인 셈이다.

 

 

[그림] 보고서가 제안한 전형구조의 변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연구’ 1차 연구보고서 

 

수시, 정시 통합 주장과 함께 나온 서술형 수능 수능/(분리 실시) 수능 자격고사화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는 연구단의 주장 또한 고교 교육과 대학 입시 제도를 분리해야 한다는 시각이 근저에 있다. 연구단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수능 방식을 유지하면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 운영할 경우 많은 대학이 전형의 편리함을 이유로 수능을 가장 일반적인 전형요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수능의 영향력이 현재보다 커지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또다시 고교 교육이 수능에 완전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금의 수능, 과연 누구에게 유리한가

 

연구단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통해 확정된 수능 과목구조, 평가방식 등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영어 절대평가에 따라 정시 전형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2022학년도와 같이 다양한 조합의 과목선택이 제시된다면 정시전형은 현재와 같은 점수 위주의 지원 틀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너무나 많은 조합에 의해 다양한 입시 변수가 생성돼 전형요소로서의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뿐만 아니라 수능 평가방식에 따라 학생의 과목 선택권에 제약이 생기는 상황 자체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금의 평가방식에서는 학생이 과목을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수능을 보는 구조가 아니라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과목을 학생이 선택하는 구조로 뒤바뀌어 있다는 것. 결국 이러한 평가방식 하에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강화한 2015 개정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릴 수 없으므로, 수능을 절대평가화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단의 주장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현 수능 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금 방식의 수능을 확대하는 것이 특정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한 대목이다. 연구단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서울대 정시 합격자의 지역별 분포를 지적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대 정시 입학생 중 서울과 경기 출신은 68.31%, 그 중에서도 서울 강남과 목동 지역의 2016~2018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입학생 수가 서울 전체의 59.57%를 차지했다. 연구단은 이를 기반으로 수능 비율이 확대될수록 지방에서 서울대에 진학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수능 강세를 띠고 있는 서울지역의 학생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 지역별 서울대 정시모집 입학생 분포(2018년 국감자료)


[표]서울 지역의 서울대 정시모집 입학생 분포(지2018년 국감자료)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대입제도 개선 방안 연구’ 1차 연구보고서

 

 

전지적 고교 시점비판도

 

하지만 연구단의 이러한 시각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여러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고교와 교육과정 운영의 관점에서만 대입 제도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고교 교육과 대학 입시를 분리하자는 대목에서는 대학 입시전형의 운영과 책임을 전적으로 대학 측에 떠넘기는 듯 한 태도도 읽힌다. 연구보고서는 대학의 충원 문제나 전형 기간 문제는 대학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대학 입시를 위해 고등학교가 감내하였던 부당한 제도들에 대해 과감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현실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를 하는 데만 한 달 반 이상이 걸리는 상황에서 수능, 면접, 실기 등 더 다양해질 전형요소를 감안하면 수시, 정시 통합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대학의 행정력 등 현실적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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