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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타까운 사연의 두 수험생… ‘구제 불가’ 연세대 vs ‘합격 처리’ 시립대, 왜?
  • 최유란 기자

  • 입력:2019.02.20 09:25
2019학년도 대입 막바지 모집 속 수험생 안타까운 사연 논란



일부 대학의 추가모집만 남겨두고, 2019학년도 대입 수시·정시모집 절차가 최근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막바지 등록 과정에서 발생한 수험생 두 명의 안타까운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세간의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주요 대학에 합격한 두 수험생이 각각 은행의 ‘지연 이체 제도’와 추가합격 통보 마감 시한 때문에 ‘억울한 탈락’ 상황에 처했기 때문. 특히 논란 끝에 사연의 주인공인 두 수험생의 희비가 엇갈려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 학생은 대학 측으로부터 ‘구제 불가’ 통보를 받고 결국 재수를 결정한 반면 한 학생은 합격 처리돼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 구체적으로 어떤 사연인지, 왜 이런 결과의 차이가 발생했는지 정리해봤다.


○ ‘ATM 지연 인출’ 때문에 연세대 합격 취소… 결국 ‘재수’ 결심한 수험생

올해 대입에서 가장 이슈를 모은 사연은 ATM 지연 인출 제도로 연세대 합격이 취소된 수험생 A 씨의 사연이다. A 씨는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페이스북에 “우체국 전산 오류로 대학교 등록금이 입금되지 않아 입학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글에서 “수시모집으로 연세대에 합격한 뒤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 부모님의 지인을 통해 금액을 납부했으나 우체국 전산 오류로 납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입학처에 문의하니 당시 전산 오류에 대한 증빙서류를 요구해 지난 9일 이를 구비해 방문했으나 13일 대학으로부터 최종 합격 취소 처분을 통보받았다”며 “이번 불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아 서울대에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수시에 합격해 현 입시제도에 따라 정시는 물론 추가모집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돼 다시 1년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고통스럽다”며 “공공전산망의 오류로 입학이 취소된다면 이것이 어떻게 정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A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여러 언론사에서 기사화됐다. 특히 등록금이 정상적으로 이체되지 않은 이유가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한 ‘지연 인출 제도’ 때문이라는 점과 이를 인지하지 못한 실수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재수를 하게 된 학생의 안타까운 처지에 대한 공감이 커지며 연세대 측이 A 씨를 구제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타났다.

그러나 연세대는 최종적으로 ‘구제 불가’ 원칙을 발표했다. 연세대는 지난 14일 해명자료를 통해 “연세대는 등록금 납부 결과의 확인 필요성을 사전에 안내했으며 등록금 이체 실패 후에도 해당 수험생에게 미등록자를 대상으로 발송하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며 “구제 방도를 찾고자 노력했으나 입시의 공정성 및 추가합격한 학생의 불이익 등을 고려해 원칙과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A 씨는 연세대 측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최근 재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부모와 담임교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A 씨가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인정하고 재수를 결심한 것이 맞다”며 “더 이상 논란이 커지지 않고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1초 만에 끊어진 전화… “눈물 흘려가며 공부한 1년 어디로”

A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지난 14일, 안타까운 불합격을 겪은 수험생은 또 있었다. 2019학년도 서울시립대 정시모집에 지원해 추가합격 마감 시간 내에 합격 전화를 받았으나 해당 전화가 1초 만에 끊어져 불합격 처리된 수험생 B 씨가 그 주인공.

올해 정시모집 추가합격 통보 마감 시간인 14일 오후 9시. 추가합격 기간 내내 합격 통보를 기다려온 B 씨의 핸드폰이 드디어 울렸다. 그러나 B 씨가 미처 전화를 받기도 전, 전화벨이 울린 지 단 1초 만에 전화는 끊어졌고 B 씨가 곧바로 다시 전화하니 “추가합격 통보를 하려 전화했으나 마감 시간인 9시가 돼서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어 끊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1초 차이로 합격에서 불합격 처리가 된 B 씨는 한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학생들이 1년 동안 눈물 흘려가며 공부했는데 그 몇 초 때문에 대학을 떨어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 글 또한 앞서 A 씨의 글과 함께 기사화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B 씨의 결과는 A 씨와는 사뭇 달랐다. B 씨의 사연이 논란이 되자 다음 날인 15일 서울시립대 측이 B 씨에 불합격 통보를 번복해 합격 통보를 한 것. 서울시립대는 15일 회의를 소집해 “밤 9시에 전화가 끊어졌으나 그 직후 B 씨가 전화를 걸어와 등록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를 연속된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B 씨를 합격 처리했다.


○ 두 수험생 희비 엇갈린 이유는?

A 씨와 B 씨의 희비가 엇갈린 데는 책임 소재 차이와 추가합격자 불이익 여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합격이 취소된 A 씨의 경우 은행 시스템과 지연 이체 제도를 인지하지 못한 점 등이 안타깝기는 하나, 대학에서 사전에 등록금 이체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것을 공지하고 있고 등록금 이체 실패 후에 미납 안내 문자도 보낸 상황이기 때문에 일차적 책임 소재는 A 씨 개인에게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A 씨는 수시 합격자로, 합격 취소로 인한 추가 합격자에게 이미 통보가 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A 씨의 합격을 번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B 씨의 경우 문제가 된 일방적 통화 중단에 대해 일단 대학 측이 추가합격 담당 안내 직원이 오후 9시에 임박해 전화를 걸었다가 끊은 점을 인정했다. 이어 9시가 되면 받고 있던 전화라도 끊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A씨가 곧바로 등록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해 최종 합격 처리가 이뤄졌다. B 씨의 불합격 처분에 따른 추가합격자가 없던 점도 앞선 사례와의 차이점이다. B 씨는 정시 추가합격에서도 마감 직전 통보가 간 사실상 마지막 합격자였기 때문에 서울시립대가 추가합격자에 대한 불이익 부담 없이 B 씨의 불합격 처분을 번복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를 떠나 이번 이슈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인생이 걸린 대입 등록 및 충원 절차가 몇 시간, 몇 분 간격으로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는 점 때문에 이런 식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례’가 매년 생긴다는 지적이다. B 씨 또한 그나마 합격 처리가 됐으나 만약 이슈화되지 않았다면 합격 처리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한 입시 관계자는 “이번 합격 취소 사례의 경우 워낙 사안 자체가 크다 보니 이슈화가 됐으나 학생의 입장보다는 교육부와 대학의 입장에서 대입 절차가 진행되다 보니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대입 절차 전반에 대한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교육부는 대학에 책임을 미루고, 대학은 교육부에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 행정에 청소년만 상처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부는 이번 사건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검토해 관련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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