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 ‘제9회 동아시아 대안지리학대회’ 10일~12일 개최
  • 허이선인턴 기자

  • 입력:2018.12.05 17:20

서울대는 “‘공간적 정의를 위하여: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사회-공간적 이슈 되돌아보기(For Spatial Justice: Rethinking Socio-spatial Issues from East Asian Perspectives)’라는 주제로 9회 동아시아 대안지리학대회10()부터 12() 대구대학교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대안지리학대회는 동아시아의 도시 및 지역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동아시아의 학자들이 1999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해 온 국제학술대회로, 그간 8차의 학술대회를 통해 아시아, 북미, 유럽, 호주 등 전 세계의 학자들이 참석하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학술대회로 발돋움했다.

특히 이번 제9회 대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비판적 관점의 도시 및 지역문제 연구를 동아시아의 맥락에서 재이론화 할 필요성에 공감하여 조직된 제1회 대회(대구, 경주)의 화두가 바로 공간적 정의였다. 지난 20년간 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에서 다양한 주제로 개최된 이 대회는 다시 처음의 장소로 돌아와 처음 던졌던 질문인 공간적 정의를 새롭게 사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지난 20년간 더욱 심화되고 다원화된 사회-공간적 부정의의 양상을 짚어보고 동아시아의 상황을 반영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제안이다. 20년 전 20명 남짓의 한국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대안적 목소리를 낸 것에 비하면 이제는 9개의 국내외 유수의 기관들이 공식 지원하고 17개국 115명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공론장으로 위상이 변모했다.

 

이번 제9회 대회는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부터 도시재생 및 도시계획 젠더 주택 환경 거버넌스 이주 취약계층 및 불안계급의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의 영역에서 전개되어 온 배제와 부정의의 문제를 진단하고, 보다 포용적이고 정의로운 사회-공간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사회-공간적 주제에서 공간적 정의의 문제를 논의하게 될 이번 대회에서는 최병두(대구대학교), 쉬진위(Jinn-yuh Hsu, 대만국립대학), 돈 미첼(Don Mitchell, 웁살라 대학), 신혜란(서울대학교)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참여하게 된다.

 

동아시아 대안지리학대회를 만든 핵심 인물이자 제1회 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최병두 대구대학교 교수가 이번 대회의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서게 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공간이론가인 최병두 교수는 공간적 정의와 탈소외된 도시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지난 30~40년간 진행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낳은 전무후무한 양극화와 배타성, 파편화를 극복하는 대안적 윤리이자 실천으로서 공간적 정의를 주장한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와 그의 이론을 현대 도시공간에 확장하여 적용한 데이비드 하비의 논의를 가져와 이론과 추상의 수준이 아닌 일상적인 사회공간적 관계 속에서의 전면적인 소외의 극복을 요청한다. 이러한 보편적 소외와 부정의는 현대인의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가 자본축적의 각축장이자 매개물로 전락하면서 정작 도시민들은 그 조성과 통제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도시민들이 자신들의 삶의 공간으로서 도시를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권리, 즉 도시에 대한 권리를 회복하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의와 배제를 극복하는 대안적 실천임을 주장한다.

 

쉬진위 대만국립대학교 교수는 동아시아 발전주의 국가의 대표적인 공간정책인 경제특구의 명암을 조명함으로써 동아시아 발전주의 국가의 공간정책을 공간적 정의의 관점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경제특구 또는 수출자유지구 등의 이름으로 무수하게 양산된 이러한 공간들은 집적의 효과를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도 받지만 (주로 여성의) 노동력 착취와 환경파괴, 해외기업 면세특권 부여, 주권의 침해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러한 특구의 계획에서부터 조성과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지역개발과 공간적 형평성 문제가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고찰함으로써 동아시아 발전주의 국가의 특별 구역 만들기(zoning)’ 전략이 지니는 공간적 정의의 문제를 논의한다.

돈 미첼 웁살라대학교 교수는 최근 출판된 본인의 저서와 동일한 제목인 반란의 도시 뉴욕 (Revolting New York)’이라는 강연을 통해 지난 400년에 걸쳐 발생한 크고 작은 다양한 저항들, 즉 폭동, 반란, 봉기, 심지어 혁명이 어떻게 뉴욕이라는 도시를 규정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로 크고 작은 저항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도시의 면면을 변화시킨다. 이를 통해 권력과 도시경관의 상호변증법적인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동아시아 도시의 맥락에서 공간적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함의를 제시한다. 최근 촛불혁명을 비롯한 다양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하면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에 많은 함의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기조강연자로 대미를 장식하게 될 신혜란 서울대학교 교수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광주를 사례로 한 도시개발의 문화정치에 대해 발표한다. 신 교수는 국가주도의 문화적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성장과 5.18 기억공간을 통한 저항의식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며 공존하는 광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주화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한 켠으로는 정치적 트라우마에 대한 기억과 다른 한 켠으로는 도시성장에 대한 욕망이 맞물리며 빚어내는 광주 도시개발의 문화정치는 민주화와 세계화의 급속한 전개를 동시에 경험한 아시아 국가의 저항과 기억정치, 도시성장에 대한 보편적인 함의를 제공한다. 이 연구는 한국 도시개발의 문화정치-광주의 예술, 기억, 도시선전주의(The Cultural Politics of Urban Development in South Korea - Art, Memory and Urban Boosterism in Gwangju)’라는 제목의 영문서로 라우틀리지 출판사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기조강연 이외에도 다양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3일간 총 28개의 하위분과 및 종합토론이 계획되어 있으며 13()~15()에는 냉전의 경관과 자취를 따라서라는 테마의 답사가 기획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대구와 동두천의 기지촌, 판문점, 평택 대추리 평화마을, 연천군 통일전망대, 철원군 조선노동당 당사 등을 23일 일정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에듀동아 허이선인턴 기자 edudo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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