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교단일기]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 교육 공간의 민낯은…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11.26 15:11
광주 유안초 최만 교사의 교단일기

 

에듀동아는 신학기를 맞아 시공미디어가 운영하는 초등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과 함께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의 다양한 고민과 단상을 담은 교단일기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교과과정 연구와 학생 생활 지도 Tip부터 학부모 상담대응 노하우 등 초등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주제로 베테랑 교사들이 보고 느낀 점을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교단일기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내부의 소통이 더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교단일기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동아일보 DB(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자료사진임)



교사가 되려고 들어간 교대
1학년 실습 때, 특이한 체험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수업을 참관하는데 거울의 위치가 1학년 학생의 평균적인 키보다 너무 높은 곳에 있었다. 이후 교육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글을 읽었는데 대부분이 교육전문가가 아닌 건축전문가의 글이었다.

 

 

그래서였을까. 10년 전 쓴 학위 논문은 초등학교 교실 공간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 논문에서 교실은 가르치고 배우는 기능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생활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학교 교실은 학습공간이자 생활휴게공간

 

그 학위논문을 쓴 지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최근에는 교육 공간에 대한 이슈가 자주 조명된다. 교육 공간에 대한 교육자들의 연구도 많이 나오고 있고, 미디어에서도 이를 자주 환기하다 보니 여기에 관심을 갖는 여론도 생겨났다. 교육 행정가들도 이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어 세상이 바뀌긴 했나 보다싶다.

 

이처럼 예전보다 자주 교육 공간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의 교실의 상황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 학교의 상황은 필자가 초등학생이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실 공간은 비록 가르치고 배우는 목적에 맞춰 만들어 졌지만, 교사와 학생은 교실을 단순히 교수 학습 공간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교실은 교사와 학생의 생활공간이자 휴게공간이다. 그곳에서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여가 생활을 하기도 한다(필자가 있는 초등학교의 한 반은 교실 한 편에 모두 골판지로 만든 물건들이 쌓여져 있다. 교실 속 메이커 스페이스로 학생들은 교실을 활용하고 있다).

 

학생에게 교실은 공부를 하거나 교사의 통제를 받는 공간이지만, 수업 외 시간은 놀거나 생활하는 공간이다. 교사에게 교실은 학생을 가르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연구하는 공간, 연구물을 저장하는 공간, 아이들과 소통하고 휴식하며 충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교사와 학생은 책상과 걸상을 다양하게 배열하거나 움직이며 수업, 활동에 맞게 교실을 활용한다. 가령, 학예회나 교실 놀이를 할 때는 책걸상이 모두 한쪽으로 치워지기도 하고, 조별 활동에는 책걸상이 사각형 모양으로 붙어있기도 하다.

 

 

교육도, 생활도 공간에 맞추다

 

그러나 오늘도 교실 현장 속 교사와 학생은 공간에 자신을 맞추며산다. 딱딱하고 높이 조절이 쉽지 않은 책걸상, 쉬거나 대화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의자가 없는 곳에서 우리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교실은 기대하기 어렵다.

 

나아가 기술에 교육을 맞추어가르친다. 사회나 집에서 되는 기술은 학교에 없다. 집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아주 빠르지만, 학교에서는 동영상 해상도를 조금만 키워도 바로 로딩 중이라는 안내창이 한참 떠 있다. 여름철 집에서는 에어컨 바람에 시원하지만, 학교에서는 아침부터 땀이 흐르며 집중이 더욱 어려워진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가 집처럼 편해지고, 학교를 위한 기술이 갖춰져야 하는데 안타깝다. 교육의 목표는 창의성과 미래 역량을 위한다고 하지만,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는 제약이 공간적으로 기술적으로 너무 크다.

 

사회에서 되는 것이 학교에서도 되면 좋겠다.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 언젠가 학교가 더 잘 돼요. 학교가 더 편해요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들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최만 광주 유안초 교사

(최만 유안초 교사는 AR/VR 콘텐츠로 다채로운 수업을 진행합니다. 더욱 많은 고민과 수업 노하우가 담긴 최만 교사의 교단일기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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