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가상현실로 탐험하고, 코딩으로 작품 만들고… ICT 기술, 수업혁명 이끌다
  • 김효정 기자

  • 입력:2018.09.18 17:27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학교 수업 모습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학교 수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지난 13일(목) 서울 코엑스에서 미래 교육의 변화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최대 이러닝 행사인 ‘2018 이러닝 코리아(e-Learning Korea 2018)’가 3일간 개최됐다. 

 

 

‘이러닝, 에듀테크로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환경변화에 대응해 교실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낸 현직 초·중등 교사들의 수업 사례가 공유되었다. 서울 당중초 김경상 교사와 서울 세곡중 이상민 교사가 각각 ‘SW교육 수업’과 VR기기를 활용한 ‘가상현실 수업’ 시연을 통해 미래교실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최신 기술과 교육을 접목시켜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낸 두 교사의 수업 사례를 통해 ICT 기술이 교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수업의 변화가 학생들의 역량발달에는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짚어본다.

 

 

○ 일상생활의 불편함 우리 손으로 ‘직접’ 해결해요… 서울 당중초

 

마이크로빗을 활용해 미아방지 알리미 작품을 제작하는 당중초 학생의 모습.
김경상 당중초 교사 제공


 

“집에서 겪은 불편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에어컨을 너무 오래 틀어서 냉방병에 걸릴 것 같아요” “형이랑 큰 소리로 싸워서 기분이 상한 경험이 있어요”

 

서울 당중초의 방과 후 동아리 활동 시간. 학생들은 교사와 함께 가정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해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 한다. 이후 자신이 겪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만들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구상한 뒤 ‘Micro:bit(마이크로빗, 영국에서 제작한 소프트웨어(SW)교육 교구)’을 활용한 작품을 만든다. 김경상 당중초 교사가 기획한 ‘당중 SW메이커 공작소’ 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모습이다. 지난 15일(토) 김 교사가 시연한 ‘미아 예방 알리미 만들기’ SW교육 수업도 해당 동아리 프로젝트의 수업 모델을 활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SW교육’하면 학부모는 자녀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교사의 지도에 따라 어렵고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입력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당중 SW메이커 공작소’의 활동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학생참여중심 활동으로 진행된다. 코딩교육은 본격적인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1~2시간에 걸쳐 짤막하게 진행되는 것이 전부다. SW교육은 학생들에게 코딩하는 방법을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등을 기르는데 무게를 두기 때문. 

 

예를 들어, 앞서 가정생활과 관련된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 한 학생들은 이를 해결해줄 작품을 스스로 고안해냈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가 5도 이상 차이를 보일 경우 불빛이 들어오는 알림판을 만들거나, 데시벨이 일정기준 이상 올라가면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작품을 제작한 것. 학생들은 △냉방병에 걸리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과학지식을 활용하며 일상의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다양한 교과 지식을 융합하는 것이 중요함을 체감하고 △공작활동으로 미적 감각을 길렀다. 또한 △일정 조건에 반응하는 알고리즘을 짜며 논리적 사고력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즉, 여기서 코딩은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것.

 

김 교사는 “SW교육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SW가 사용될 수 있음을 알고, SW를 어떻게 활용해야 인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며 논리적· 발산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문제 상황을 인지하는 것도, 문제 해결에 SW가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던 학생들이 점차 스스로 문제점을 짚어내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며 자기주도적학습역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 교실에서 떠나는 유럽여행으로 ‘건축 지식’ 꽉… 서울 세곡중

 

VR 기기를 착용한 후 구글어스 프로그램을 활용해 독일 쾰른성당을 관찰하는 학생들의 모습.
이상민 세곡중 교사 제공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교과서에 적힌 모든 지식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업 시간에 인간의 몸속을 직접 들여다보거나, 태양계 행성으로 날아가 행성의 특징을 파악하고, 해외 곳곳에 지어진 유명 건축물을 방문해 건축양식을 살필 수는 없기 때문. 하지만 가상현실 수업에서는 이 모든 게 가능하다.

 

지난 14일 서울 세곡중 이상민 기술교사가 진행한 ‘건설양식과 건설구조물 탐험’ 가상현실 수업 시연에 참여한 학생들은 서울에서 유럽 여행을 즐겼다. 바로 VR 기기를 활용한 것이다. 학생들은 시대별 건축물과 건축양식에 대해 학습한 뒤 VR 장비와 구글어스(Google Earth) 프로그램을 활용해 각각 독일의 쾰른 대성당과 이탈리아의 피사 대성당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마치 거인이 된 것처럼 하늘에서 건축물을 내려다보며 지붕의 모양을 관찰했으며, 건축물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천장과 기둥, 창문의 모습을 꼼꼼히 살폈다. 교과서에 간단하게 정의된 고딕, 로마네스크 드의 건축 양식 개념을 시각적으로 학습한 것이다. 

 

이와 같은 VR 기기를 활용한 수업은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와 이해도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와 재미를 느낄 뿐만 아니라 탐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건축물 양식을 텍스트로 학습할 때에는 기계적으로 내용을 암기했지만, VR기기를 활용해 가상현실 속을 방문하면 유명 건축물의 창문, 천장, 기둥, 지붕 등의 모양을 유심히 살필 수 있기 때문에 교과 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VR 장비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일선학교에서 가상현실 수업을 일반화 하고자 할 경우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이 교사는 조언했다. 구글 어스 프로그램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 다만 학생들이 가상현실을 한 번 체험해보는 것으로 의미가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활동지 작성 및 느낀 점 발표 등의 사후활동을 통해 배운 점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가상현실에서 관찰한 사실과 교과서 내용을 비교하며 비판적 사고능력도 기를 수 있었다”며 “교과서가 반드시 진리는 아니다. 교과서에 적힌 건물에 대한 느낌은 교과서 필진의 주관이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이 가상현실을 통해 관찰한 내용과 교과서의 서술을 비교하며 교과서를 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 입력:2018.09.18 17:27
  • 저작권자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목록

  • 위로

작성자 필수
내용
/500글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