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인문학 교육 어렵다? 자녀의 문학 감수성 키워주는 여행은 이렇게!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09.08 09:00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문학 여행’ 저자가 소개하는 좋은 여행

 


 

“너 왜 딴 짓해? 해설사 선생님 얘기 제대로 들어봐.”

“재미없어. 여행이 아니라 공부잖아.”

지방의 유적지에서 듣게 된 엄마와 아이의 대화다. 교육에 목적을 두고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프로그램에서 빈번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엄마는 내내 아이를 살피며 집중하라고 채근하고, 아이는 엄마 눈치를 살피면서도 따분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을 통한 체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여행과 교육을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외 명소는 물론 유적지, 대학교, 박물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이들 프로그램은 즐겁고 재미있게 노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이와 아이한테 하나라도 더 많은 지식을 알려주고 싶은 부모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여행과 교육의 일석이조가 아니라 여행도, 교육도 아닌 서로에게 감정만 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꼭 많은 것을 기억하고 알아가야만 교육적인 여행이고, 좋은 여행인 것은 아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오감으로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여행은 그 자체로 충분히 즐거운 교육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좋은 여행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문학 여행. 상상아카데미

 


 

○ 여행의 처음부터 아이와 함께 소통하고 준비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여행의 기본 목적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여행의 기본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행지를 선정할 때부터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 함께 토론하고 조율해서 여행지를 선정하고, 그런 다음 아이와 함께 여행코스를 짠다. 문학 여행을 하기로 했다면 작가의 문학관을 주변으로 한 관광 명소와 맛집 등을 알아보고 여행 코스를 짠다. 

 

좋은 여행을 만드는 주체는 아이가 아닌 ‘부모’이다. 문학관 여행을 통해 아이의 감수성을 키우고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해당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부모는 아무 준비를 하지 않고 아이가 뭔가를 배우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학창시절 체득한 경험과 또 새로 획득한 지식으로 부모는 여행을 하는 동안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 숲을 보지 않아도 충분하다

 

여행은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문학관의 경우 기록과 기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아졌다. 이 때 아이가 전시관의 순서에 따른 동선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관심을 끄는 영상이나 조형물, 오디오북 등에 시선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아이를 돌려세워서는 안 된다. 역사관이나 박물관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여행은 내키지도 않는 새로운 지식들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마음에 담는 여행이어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는 기다려줘야 한다. 이 과정을 참지 못하고 아이들한테 채근을 하며 뭔가를 일깨워주려고 하는 것은 나무를 보는 아이들한테 숲을 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이 스스로 몸으로 느낀 여행이라면, 아이가 나중에 학교에서 문학 작품을 배울 때 지금의 문학 여행을 생생하게 떠올릴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기록하기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오면 휴식을 취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의 여운이 끝나기 전에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여행의 추억을 기록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문학관에서의 추억뿐만 아니라 작가가 그리워했던 고향 거리와 찻집, 봉평의 메밀꽃 축제나 통영의 바다와 먹거리 등을 얘기하다 보면 여행 중 안 좋았던 기억도 지워버릴 수 있다. 

 

작가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가족이 모두 참가해 문학 작품을 낭송하거나 짧은 감상 소감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남기거나 일기장에 적을 수도 있다. 

 

여행을 기록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아이와 부모는 보다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문학을 떠올릴 때 입체적인 기억을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시 한편, 소설 한 편이 갖는 의미를 체험한 아이는 세상을 보는 눈을 넓고 깊게 해주는 문학의 힘을 깨닫게 되고, 문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좋은 여행이 즐거운 교육이 된 셈이다. 


 

※ 아이와 함께 문학 여행 떠나기 추천 장소

 

<권정생 동화나라>

‘좋은 동화 한 편은 백 번의 설교보다 낫다’고 한 권정생은 <강아지똥> <몽실 언니>로 아이들한테 익숙한 작가이다. 세상에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한 강아지 똥이 자신의 쓰임새를 깨닫고 한 생명을 태어나게 한 <강아지똥>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 큰 사랑을 보여 준 작가를 기리는 ‘권정생 동화나라’에 간다면 생명의 중요성과 평화, 희망에 대한 의미를 일깨우게 된다.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성남길 119

 

<윤동주 문학관>

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인 윤동주. 시인의 삶은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이고 시인이 남긴 작품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인왕산 자락에 있던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한 윤동주 문학관은 독특한 공간 연출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의 시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전시관에서 그의 시를 보고 듣는다면 마음이 울컥하는 순간을 맞게 된다. 가을에는 시인의 언덕에서 시화 작품을 보고 별빛 아래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문학제가 열린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9

 

▶ 서화교 아동문학가,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문학 여행’ 저자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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