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교단일기] 크리에이터 박쌤이 말하는 “영상 꼭 힘들게 제작할 것 있나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08.06 13:35
경남 호암초 박대현 교사의 교단일기

 

《에듀동아는 신학기를 맞아 ㈜시공미디어가 운영하는 초등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과 함께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의 다양한 고민과 단상을 담은 ‘교단일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교과과정 연구와 학생 생활 지도 Tip부터 학부모 상담‧대응 노하우 등 초등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주제로 베테랑 교사들이 보고 느낀 점을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교단일기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내부의 소통이 더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교단일기’ 칼럼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동아일보 DB


 

2000년대 초, 대학 시절 용돈을 모아 첫 디지털 카메라를 샀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선 필름을 사야 했고, 현상도 해야 했지만 모두 돈이 많이 드는 고급 취미였다. 디지털 사진 기술이 발전되면서 이제 사진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됐다.

 

그 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무작정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사진이 다른 사람들의 사진만큼 멋지거나 특색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내 카메라는 아웃 포커싱(초점이 맞은 피사체를 제외한 배경을 흐려지게끔 뭉개버리는 기법)이 잘 안 되기 때문이야’, ‘화소가 떨어지기 때문이야’ 하며 실력이 아닌 장비 탓을 했다. 좋은 사진에 대한 욕심은 좋은 장비에 대한 욕심으로 변했고 그렇게 사진 장비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내 방은 웬만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장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장비들을 정리해놓고는 바라보면서 뿌듯해 했다. 그런데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사진은 비싼 장비만큼 업그레이드가 되었는가? 아니었다. 남들처럼 특별하거나 멋진 사진이 아닌, 화질이 좋고 아웃 포커싱이 잘 된 사진들이었다.

 

그때부터 장비가 아니라 사진집을 보고, 다양한 책을 보며 사진 예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색감 조정을 익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태껏 내가 좋아한 건 ‘사진’이 아니라 ‘카메라 장비’ 자체였음을 알게 되었고, 가지고 있던 고급 장비들을 모두 처분했다. 가볍고, 활동성 좋은 카메라 하나만 남기고 장비를 대폭 줄였다.

 

최소한의 사진 장비로 나만의 스타일이 담긴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풍경을 사계절 내내 찍기도 하고, 낯선 동네에 가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주변 친구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의 사진 스타일을 알게 되고 내게 맞는 장비를 알게 됐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사진을 편안하게 즐기게 됐다.

 

그런 내가 요즘에는 움직이는 사진인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박대현의 콘텐츠 공장’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관심 분야인 영화, 식물 소개, 리뷰 등을 만들어 올린다. 때론 수업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내가 영상을 올리면 사람들은 늘 “어떤 장비로 촬영하느냐”고 묻는다. 내 장비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역시 장비가 좋아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군요”라고 말한다. 옛날에 내가 가졌던 생각과 비슷하다. 그때마다 “비싼 장비 필요 없어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제작해 보세요”라고 답해주곤 한다.

 

요즘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의 화질이 얼마나 좋은지 실험도 해봤다. 그 결과 최신형 스마트폰의 영상 촬영 화질은 고가 장비에 견줘 봐도 손색이 없다. 밝을 때에도, 빛이 적은 저조도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의 기능은 매우 뛰어나다. 비싼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아웃 포커싱이 잘 안 된다는 것, 고배율 카메라보다 광학 줌이 잘 안 된다는 것. 이 두 가지 단점이 있지만, 영상 제작 도구로는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스마트폰이 가장 좋은 촬영 도구인 셈이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질이 아니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상미가 아닌 것처럼 내가 찍는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제작 의도, 그리고 감동인 것 같다. 영상을 만들고 싶다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당장 한 번 시작해보길 바란다. 

 

 

▶ 박대현 경남 호암초 교사

 

(박대현 호암초 교사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 뮤지션 활동과 콘텐츠 그룹 활동 등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와 노하우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고민과 수업 노하우가 담긴 박대현 교사의 교단일기는 '아이스크림 쌤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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