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시곗바늘이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한달여 뒤인 9월 10일~14일, 전국 각 대학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2019학년도 4년제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또 한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최근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19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주요사항’을 발표했는데, 수시모집의 비중이 무려 76.2%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일반적인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895명(기회균형 제외), 논술전형은 643명을 선발합니다. 특히 수험생들은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세대는 지난해부터 특기자전형 선발 인원을 줄이고,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을 다소 확대했습니다. 게다가 학생부종합전형에 큰 변화도 감행했지요. 바로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신설한 것입니다. 즉, 2019학년도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은 크게 면접형(260명)과 활동우수형(635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 전형에는 크게 2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원자격’입니다. 면접형의 경우 재학생만 지원 가능하며, 활동우수형은 삼수생까지 지원할 수 있지요. 두 번째는 ‘선발방식’입니다. 면접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만을 평가하는데, 교과성적을 정량평가(50%)하고, 비교과 영역을 정성평가(50%)합니다. 2단계 평가에서는 1단계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 평가한 서류점수 40%와 면접점수 6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반면, 활동우수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만을 100%로 반영해 일정배수에 해당하는 인원을 면접 대상자로 선발합니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서류점수 70%, 면접점수 3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립니다. 또한 까다로운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충족해야 합니다. 동일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이지만 두 전형의 차이가 아주 명확하지요.
자 그럼 이제부터 지난해 연세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의 입시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세대 수시 지원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 면접형 VS 활동우수형 지원기준은 내신성적? 인문계열 ‘맞고’ 자연계열은 ‘틀리다’
연세대는 수험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 면접형과 활동우수형, 논술전형에 중복 지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모든 전형에 중복 지원하는 것은 6장에 불과한 수시 카드를 낭비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면접형과 활동우수형은 동일한 학생부종합전형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격부터 선발방식까지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지요. 두 전형에 모두 강세를 보이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각 전형의 특성과 자신의 현 상태를 고려해 지원 결정을 내려야겠지요.
그렇다면 실제로 두 전형의 평가방법 차이가 입시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지난해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해 합격한 선배들의 내신성적을 정리한 아래 [표1]을 통해 살펴봅시다.
위의 [표1]을 살펴보면 면접형이 활동우수형에 비해 대체로 합격자의 평균 등급이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면접형 인문계열 학과평균 등급이 1.44임에 반해 활동우수형은 2등급으로 0.56등급 낮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저학과 등급의 경우 면접형(인문계열)이 2.5등급인데 반해 활동우수형은 3.3등급으로 매우 낮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내신’을 평가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활동우수형은 1단계 평가에서 내신성적을 정성평가하는 반면, 면접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유사하게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합니다. 일명 내신성적을 ‘줄세우기’ 하는 것이지요. 물론, 면접형에서도 비교과 영역에 대한 정성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내신성적의 불리함을 비교과 활동으로 극복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입에 자리 잡음에 따라 상당수 고교가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선해 사실상 변별력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내신성적이 위의 [표1]에서 크게 벗어난다면 면접형 보다는 활동우수형 지원을 노려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활동우수형에서는 까다로운 최저학력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가령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국어, 수학(가/나), 탐구 영역(2개 과목) 등 4개영역에서 2개 등급 합 4이내 및 영어 2등급, 한국사 3등급 이내를 충족해야 합니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 영역을 별도의 기준으로 제시함으로서 수험생들의 부담이 매우 크지요. 이처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까다로울 경우 내신등급은 다소 낮지만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특목·자사고 학생들의 합격이 다소 용이해집니다.
다만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내신성적’만으로 면접형과 활동우수형을 선택하기는 어렵습니다. 면접형의 학과평균 등급이 다소 높긴 하지만 활동우수형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특히 최저학과 등급이 두 전형 모두 1.8등급으로 동일합니다. 따라서 자연계열 수험생의 경우 면접고사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중 자신이 강점을 보이는 전형요소를 바탕으로 지원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만일 두 전형요소 모두에 부담이 적다면 중복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면접형] 변형된 교과전형… ‘내신’ 비중 높은 수시전형 지원 두드러져
그렇다면 지난해 면접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타 대학의 어느 전형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을까요?
면접형 지원자들은 대체로 ‘SKY’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표2]의 1~5위 대학명 및 전형유형을 살펴보면 인문·자연계열 모두 SKY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연세대에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에 중복 지원한 학생들이 다소 많다는 점입니다. 인문계열 1위와 10위, 자연계열 3위와 10위에 각각 활동우수형과 논술형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면접형의 전형요소와 두 전형의 전형요소에 일부 공통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면접형의 경우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은 만큼 평소 학업역량이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입니다. 이 학생들은 정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 때문에 까다로운 최저학력기준이 요구되는 활동우수형 지원에도 다소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면접형은 사실상 말로 보는 논술인 제시문기반 면접을 실시해 논술고사 대비에 대한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연세대 면접형의 기원은 2018학년도에 폐지된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유래합니다. 즉, 학생부종합전형이지만 일부 학생부교과전형의 특징을 갖고 있지요. 이로 인해 비슷한 특성을 갖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과 고려대 학교추천Ⅱ과 한양대 교과전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두 전형은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우수한 학생만이 지원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전국의 각 고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내신에 대한 정량평가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지요. 또한 고려대 학교추천Ⅱ는 면접형과 유사하게 제시문기반 면접을 실시합니다.
○ [활동우수형] 인문계열은 SKY 일색… 자연계열은 학과 선호도까지 고려
앞서 연세대 면접형 지원자들은 활동우수형에 중복 지원하는 것을 선호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활동우수형 지원자도 면접형에 중복지원하는 것을 선호했을까요? 면접형에 중복지원하는 경향을 보이긴 했으나 선호도는 다소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표3]을 살펴봅시다.
위의 [표3] 활동우수형 지원자들의 타 대학 지원경향을 나타낸 결과를 살펴보면 연세대 면접형은 인문계열 5위, 자연계열 7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서 [표2]에서 연세대 활동우수형이 인문계열 1위, 자연계열 3위에 이름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자연계열에서는 연세대 논술전형이 면접형보다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활동우수형 지원자들이 면접형 지원자에 비해 연세대 학생부종합전형 중복지원에 낮은 선호도를 보이는 이유는 앞서 살펴봤듯 면접형이 활동우수형에 비해 높은 내신성적이 요구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고려대 ‘학교추천Ⅱ’에 대한 선호도는 높았으나 ‘일반전형’에 대한 선호도는 낮게 나타났습니다. 지원자격에 사실상 제한이 없는 일반전형보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학교추천Ⅱ의 선호도가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지난해 고려대 일반전형의 면접 날짜가 연세대 활동우수형과 겹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수시 지원 결정을 내리기 전 각 대학의 고사 일정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겠습니다.
○ [논술전형] 상향지원하려면 ‘학종’ 안정지원하려면 ‘논술’
2018학년도 대입부터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폐지함에 따라 SKY 가운데 유일하게 연세대만이 논술고사를 실시합니다. 연세대는 지난해까지 논술고사에서 내신성적을 평가에 반영했으나 올해부터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합니다. 다만, 지원자들은 국어, 수학(나/가), 탐구(2개 과목) 등 총 4개 과목의 등급 합이 7 이내, 영어 2등급 및 한국사 4등급 이내라는 까다로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인문계열 기준).
올해 연세대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고민은 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려대가 지난해 논술전형을 폐지하면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최상위권 대학 수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난해 연세대 논술전형 지원자들은 어떤 대학의 어느 수시전형에 지원했을까요? 아래 [표4]를 살펴봅시다.
[표4]를 살펴보면 ‘서성한’대학의 논술전형 지원이 두드러집니다. 연세대 논술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까다로워 사실상 정시지원까지 염두에 둔 수험생들이 지원을 선호하는 전형입니다. 이로 인해 연세대와 선호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서성한’ 대학의 논술전형 지원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지요.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연세대 논술전형 지원자들이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을 선호했다는 점입니다. 연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역량이 매우 우수한 학생입니다. 사실상 이들 학생은 서울대와 고려대 진학해도 크게 무리가 없지요. 하지만 두 대학은 논술전형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밖에 택할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게다가 고려대와 서울대 일반전형은 연세대 논술전형의 일부 전형요소와 공통점을 갖습니다. 고대와 서울대 일반전형 모두 제시문기반 면접을 실시하며, 고려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요구합니다. 따라서 내신과 비교과 활동에 강점이 있는 연세대 논술전형 지원자라면 서울대, 고대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동시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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