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수학·과학 외면하는 수능 출제범위 개편? “수능 만능주의가 만든 오해”
  • 김수진 기자

  • 입력:2018.08.02 17:13
‘2022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 개편’에 대한 고교의 목소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의 윤곽이 8월 중에 나옵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수능의 비중과 평가방식에 대한 대국민 공론화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고, 공론화 의제에서 제외된 학생부 개선안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 수능EBS 연계율 등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개선안 마련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8월 말이면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 전반의 총체적인 개혁안이 모습을 드러내므로 이번 달은 중3 학생과 학부모에게 운명의 달이 될 것입니다.

 

이에 에듀동아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과 관련돼 확정되는 사안이 생길 때마다 각 사안이 교육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와 관련한 교육계 입장은 어떤지 심층 취재해 전달해드리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지금까지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과 관련된 많은 논의가 수많은 경우의 수에 따른 가능성에 머물렀다면, 이제부터는 확실히 정해진 사안을 두고 전망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기획 시리즈가 새롭게 달라지는 2022학년도 대입 제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세종=뉴시스

 


교육부는 지난달
, 2022학년도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제5차 대입정책포럼을 열어, 기하와 과학과목을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하는 ‘2022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을 발표했다. 그런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발표된 이 개편안은 발표 직후 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국내 수학 및 과학기술계 단체 13곳이 수능 출제범위 개편안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을 최근 연 데 이어 아예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와 과학과목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는 서명운동에 나선 것. 이들은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필수 기초소양 과목(기하, 과학)조차 학습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다면, 이공계 진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와 국제 경쟁력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학계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개편안을 마련한 교육계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다. 입시, 특히나 수능 중심의 교육구조 하에서 고교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어 왔는지 수년간 지켜본 교육계는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 달리 수능 출제과목이 재차 확대될 경우 고교의 교육과정은 다시 파행 운영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 , 학계는 학생들이 기초 소양 과목을 이수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할 경우 초래될 대입 이후의 상황을 걱정한다면, 교육계는 대입 이전’ 3년간 고교에서 펼쳐질 상황을 걱정하는 셈이다.

 

대체 교육계가 우려하는 상황은 어떤 모습일까. 실제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는 교과목을 편성운영하고 이에 따라 학생을 가르쳐야 할 고교 현장의 목소리들을 들어봤다.

 

 

다름 아닌 학교가 수포자양산, 두고만 볼 텐가

 

고교 현장의 가장 큰 우려는 수포자(수학포기자)’ 문제다. 과목 간 위계가 뚜렷한 수학은 기하와 같은 상위 수준의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선수 과목인 기초 수학을 이수해야 하는 구조다. 더욱이 2015 교육과정의 수학 편제가 대폭 변하면서 기하를 공부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과목 단위수도 2009 교육과정보다 더욱 늘어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가 포함되면 그만큼 수학 과목 전체 이수 단위가 높아져, 모든 학생이 상당한 시간의 수학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

 

이승표 세종 양지고 교장은 만약 기하 과목까지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면 학생들은 공통과목인 수학, 수학, 수학, 확률과 통계, 미적분에 더해 기하까지 총 6개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면서 이 중 1학년 두 학기에 걸쳐 배우는 공통과목 수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 과목을 4개 학기 만에 배워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이어 지금도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고교 2, 3학년 중 어느 한 학기는 매일 수학 수업을 두 시간씩 해야 하는 상황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과 학교, 양쪽 모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굳이 기하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학생이 어쩔 수 없이 기하를 배워야 하는 상황도 수업의 파행 운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주석훈 서울 미림여고 교장은 기하가 기계공학, 물리학 등에선 필수적일 수 있지만 화학이나 생물 등 자연계열에서까지 필요한 내용이라고 보긴 어렵다라면서 수능 과목에 굳이 기하를 포함시켜 아이들한테 과잉 공부를 시키면서까지 학교가 수포자를 만들어낼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동아일보 DB

 




교육과정이 보장하는 진로선택권, 학생에게 돌려줘야

 

고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수업을 해 온 교사들은 수능 출제범위 확대 주장에 담긴 수능 중심주의시각에 대해 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수능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이 고교 고육 정상화를 막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장광재 광주 숭덕고 진학부장 교사는 수능에 포함되지 않으면 공부하지 않는다는 수능 중심 사고방식으로 본다면 고교는 그저 3년 동안 문제풀이를 반복하면서 수능 시험만 준비시키면 될 일이라면서 수능에서 벗어나 학생이 실제로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 원하는 공부를 학교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고교에 순차 적용되는 2015 교육과정에선 학생의 진로선택권이 더욱 강화됐다. 고전 읽기 수학과제 탐구 경제수학 영미 문학 읽기 여행지리 융학과학 과학사 등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 심화 교육이 가능하도록 편성된 진로선택과목이 있으며, 학생들은 이 진로선택과목 중에서 반드시 세 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이 마련되거나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생기는 등 고교 교육과정 편성 여건은 갈수록 유연해지고 있는 상황. 그런데 수능 출제범위로 못 박은 과목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런 운영에는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와 관련한 정책연구를 맡은 변순용 서울교대 교수는 기하, 과학등의 진로선택과목은 수능 출제범위에서 빠진 것일 뿐 교육과정 내에서는 그대로 살아 있어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과목이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된다면 학생들은 수능을 위해 해당 과목을 우선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그만큼 다른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DB

 

 

학생들은 수능 포함 과목만 공들인다? 고교 현장에선 옛 말

 

그렇다면 수학 및 과학기술계가 주장하는 대로 이공계열 기초소양 과목의 학습 결손을 막으면서 고교의 교육과정 정상화 노력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을까. 수능 출제범위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꼭 수능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수학 및 과학기술계의 주장의 기저에는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어야만 학교가 가르치고 학생들도 공부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실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선 고교는 학생부 위주의 수시전형 비중 증가로 고교 교육과정의 충실한 이수도 수능 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에 무작정 해당 과목을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입장인 것이다.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도를 맡고 있는 장광재 교사는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 수능에서 물리, 물리를 선택하는 아이들은 몇 없지만, 내신 상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물리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우리 학교만 해도 꽤 있다면서 이제는 꼭 수능이 아니더라도 수시 전형 등을 통해 학생 본인의 자발적인 학습 의지와 노력을 충분히 의미 있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체제 등의 변화로 최근 고교생들은 특정 과목에 대한 학습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진정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과목이 굳이 수능 과목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선택해 학습한다. , 수능에선 물리과목을 선택하지 않을지라도 학생부위주전형으로 이공계열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 수업에선 물리과목을 선택해 듣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기하과학과목이 수능 출제 범위에서 배제되더라도 이공계열 기초소양 과목의 학습 결손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고교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노승종 명지대 교수는 수시 전형에서 대학들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어느 과목을, 어떻게 이수했는지 살펴본다면서 만약 기하 등의 과목 이수가 필수적인 공과대학이라면, 고교 교육과정에서 해당 과목의 이수 여부를 살펴보고 이수 여부나 성적에 따라 전형 합격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해당 과목 역량을 확인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DB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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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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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haha
    • 2018.08.07 19:13
    • 수학을 포기한 교육자가 어린 학생들을 교육시킨 결과 초등학생 36.5%가 수학포기자이며, 62.5%가 이해한 척한 할 수밖에 없는 의무교육에 의해 민중이 개, 돼지로 전락하는 사기셈법을 먼저 바로잡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