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 [자유학기제-2018.5월호] 국민 염원 담은 ‘개헌’ 열차, 종착지 도착하려면?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7.09 15:54
1987년 이후 30여년 만에 불붙은 개헌 논의

헌법을 개정하자는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사람이 개헌이 어떻게 진행될지, 개정된 헌법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개헌 논의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대통령 개헌발의권을 행사해 △대통령 권한 축소 △기본권 주체 확대 △노동 3권 보장 등을 포함하는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회가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개헌 논의를 진행했지만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던 것.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만 6월에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2020년 총선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 개헌을 하자는 단계적 개헌론도 거론되는 상황.

개헌 논의가 시작된 이유는 무엇인지,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개정된 헌법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도 생각해보자.

○개헌 논의 불붙은 계기는?

국민의 기본권과 국가의 조직, 국가를 다스리는 원리 등을 규정하는 국가 최고의 법인 ‘헌법’. 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것은 대선 정국이었던 지난해 초부터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국면에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헌법 파괴와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도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된 것.

특히 우리나라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된 제9차 개정 헌법으로 마지막 개헌 이후 무려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는 점도 개헌 논의에 불을 붙였다. 지난 30여 년간 국민의 삶은 괄목할 만큼 바뀌었는데, 현행 헌법은 이런 변화된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개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실제로 개헌이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헌법이 무너지면 국가의 모든 질서가 무너지므로 개헌 절차 역시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 개헌은 발의, 공고, 국회의결, 국민투표 총 4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대통령 또는 국회(재적위원 과반)가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 현재는 대통령 개헌안만 발의된 상황이지만, 국회 개헌안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개헌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개헌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은 “국회의 개헌안이 마련되면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 국회 개헌안을 마련하더라도 남은 관문은 적지 않다. 먼저 20일의 국민 공고기간을 거쳐야하며, 국회의결을 통해 국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마지막 국민투표 단계에서 국민의 50% 이상이 찬성하면 개헌이 최종 결정된다.

여 ‘대통령제’ VS 야 ‘책임총리제’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의 의견차. 특히 이번 개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권한 축소’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드러나면서 여야가 합의를 찾지 못해 첫 단추도 꿰지 못하고 있다.

먼저 야당은 통일·외교·국방 등 외치(外治)는 대통령에게, 내치(內治)는 국무총리에 맡기는 ‘책임총리제’를 주장한다. 총리에게 국가통치의 일부를 맡김으로써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분산시키자는 것. 단, 지금처럼 대통령에게 총리 임명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 총리 선출 권한을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대통령이 총리를 선임하는 제도에서는 총리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기 어렵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선출한 총리라면 대통령이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여당과 청와대는 책임총리제가 시행되면 대통령과 총리라는 양대 권력이 갈등할 때마다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압도적으로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현행대로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대통령 국가원수 지위 삭제 △대통령 인사권 축소 △국무총리 권한 강화 등의 단서 조항을 둬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개헌 가능성은 있는 걸까. 한 국회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종식시키자는 데 여야 모두 동의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만 해결하면 개헌 자체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 핵심은 ‘국민’
이번 개헌 논의는 독선적 정치에 의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일을 막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확장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도 “개헌의 핵심은 ‘국민’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어떤 방향이 진짜 국민을 위한 길이냐는 것.

일각에서는 일단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 먼저 개헌을 하고 나머지 내용은 추후에 개헌하는 ‘단계적 개헌’을 통해서라도 국민의 개헌 의지를 한시라도 빨리 실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개헌 동력이 저하되면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고자 하는 개헌의 불씨가 꺼질 수 있기 때문. 한 법학전문가는 “정치권은 개헌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얼마나 높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역사적 사명과 책임의식을 갖고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헌이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가 질서의 근간인 헌법은 충분한 숙의를 거쳐 만들어져야 향후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고, 바로 그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것. 한 정치학전문가는 “단계적 개헌론도 있지만 핵심을 빼놓고 곁가지만 고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시일이 조금 걸리더라도 누구나 공감하는 헌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생각해 볼 문제]

1. 개헌 논의가 시작된 배경을 조사해보자.
2. 개헌 절차를 정리해보자.
3. 개헌이 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생각해보자.

교과서 찾아보기
사회① 11. 일상생활과 법
사회① 12. 사회 변동과 사회 문제
사회② 10. 헌법과 국가 기관

참고자료

MBC 100분 토론, 2018년 4월 10일자, 30년만의 개헌 가능할까
청와대 홈페이지, 2018년 3월 20일자, 헌법 개정안 소개 「권력구조 부분」

지도법

중학생에게는 개헌이 다소 어려운 개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관심을 제고 시켜주는 선에서 헌법의 의미와 가치, 개헌의 뜻과 절차 등 기본적인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들이 기본 개념을 충실히 이해했다면, 토론을 통해 생각을 좀 더 심화시켜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개헌이 왜 필요할지, 개헌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세요. 학생들이 개헌을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 개헌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도록 흥미로운 토론수업을 이끌어주면 좋겠지요.


▶ 이경복 별내중 수석 교사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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