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봉사활동에 딱 ‘한 숟가락’만 더해 꽉 찬 생기부 만들어라
  • 김지연 기자

  • 입력:2018.05.23 18:02
‘전국중고생봉사활동대회’ 수상 사례에서 엿보는 특별한 봉사활동의 비기






 

5월, 비교과 활동의 적기다. 바쁜 수험생활 중 그나마 여유가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6월에는 모의평가와 기말고사가 있고, 여름방학을 지나 9월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2학기가 시작된다. 더욱이 계획부터 활동, 활동부터 기록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되는 비교과 활동의 경우 장기 계획을 세워 미리미리 시작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여러 비교과 활동 중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터. 올해는 특히 ‘봉사활동’을 눈 여겨 봐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하필이면 봉사활동인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4월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2019학년도부터 봉사활동은 실적만 기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지금처럼 봉사활동 내용을 ‘서술형’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몇 시간 동안 했는지 ‘객관적 사실’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기입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고3이라면 봉사활동의 ‘스토리’를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고1~2라면 단순히 실적만 적을 수 있을 경우를 대비해 보다 눈에 띄는 봉사활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 

 

하지만 봉사활동을 ‘잘’ 해내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진로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좀 특별한 봉사활동들은 순식간에 마감돼 진입 장벽조차 뚫기 어렵기 때문. 이에 대다수 학생들은 그저 그런 봉사활동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한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방’이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 헤매는 학생들을 위해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주최하는 ‘전국중고등자원봉사대회’ 수상 사례를 기반으로 봉사활동의 색다른 길을 짚어봤다. 

 




○ 아무리 찾아도 ‘딱’ 맞는 봉사 프로그램 없을 땐? 동아리에서 프로그램 직접 만들 것!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교내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1365 자원봉사활동센터 또는 VMS 홈페이지에서 거주지 근처 지역사회기관 운영 봉사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 이런 활동들의 단점은 ‘뻔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남다른 봉사활동으로 제19회 중고등자원봉사대회에서 수상을 거머쥔 학생들의 비기는 무엇일까. 공통점을 추출해보니 ‘동아리를 활용한 봉사활동’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동아리활동, 특히 자율동아리활동은 부원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이미 있는 봉사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임하는 것보다 자신의 성향, 상황에 맞는 활동도 가능하다. 즉, ‘봉사활동은 봉사활동’ ‘동아리활동은 동아리활동’ 등으로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한 전략이 오히려 빛을 발한 것.

 

이번 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손모 군(인천지역 일반고 재학)의 사례를 살펴보자. 손 군이 소속된 교내 동아리 ‘SCV(Science Club Volunteer’는 과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하지만 부원들은 단순히 과학과 관련된 지식을 탐구하거나 실험만 하진 않는다. 오히려 주된 목적은 자신들이 가진 과학적 지식, 그리고 자신들이 개발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지역 내 복지관, 그리고 대학병원 아동병실의 ‘아이들’에게 공유하는 데 있다. 미생물검사 키트, 또는 간이지진계 만들기 키트 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과학실험키트를 활용해 과학적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한 활동이 대표적이다. 

 

부원들은 자신들의 활동이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보람을 두 배로 느낀 것은 물론, 과학과 봉사를 융합한 창의적 동아리 운영으로 학업역량과 인성을 동시에 드러내 보일 수 있다. 장프로 참된교육컨설팅 대표는 “이는 최근 대학에서 요구하는 융·복합 역량을 드러내기에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모 군(서울지역 일반고 재학)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 군은 중학교 때 방과후학교 ‘정보영재반’에서 함께 만난 친구들과 ‘따뜻한IT’라는 동아리를 창단했다. 이들은 IT의 발달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어떻게 도모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 교육용 점자책을 만든 프린터가 매우 고가여서 시작장애인들이 쉽게 점자책을 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장애인복지관과 맹학교 교사의 도움을 받아 3D 프린터를 활용한 점자교구를 직접 제작했다. ‘IT’ 관련 동아리 활동이 시각장애인들의 실질적인 환경변화까지 일궈낸 것.

 

심사위원들 역시 “과학이 주제인 진로 동아리가 발전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한 점, “IT와 관련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동아리를 만들고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다양한 교재를 직접 개발한 점”, 즉 이들의 ‘능동성’을 높이 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반드시 이미 운영중인 봉사 프로그램에서 출발할 필요는 없다”면서 “동아리에서 타인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특별한 활동을 기획·실천한다면 오히려 전공적합성·학업역량·인성을 두루 보여줄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나’만이 가진 재능, 사회에 기여될 수 있는 방향 고민하다보면…


 

그렇다면 봉사와 연계된 동아리 활동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특별한 봉사활동 기록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자신이 가능 재능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곰곰이 고민한다면 혼자서도 특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모 군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서울지역 영상고에서 영상콘텐츠제작을 전공 중인 하 군은 자신의 재능을 살려 소외 계층 아이들을 위한 ‘영상미디어교육’을 실시했다. 고등학생 혼자 영상미디어교육을 하겠다고 나서니 처음에는 신뢰하지 못하는 기관이 많았던 것도 사실. 하지만 하 군은 포기하지 않고 1년간의 교육 커리큘럼을 준비했고, 결국 한 기관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네 곳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 영화제작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장점과 역량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이것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고민했기에 가능했다.

 

 

“영상미디어교육은 아이들이 직접 감독, 작가, 배우의 역할을 수행하는 체험학습중심의 놀이수업으로 운영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아이들이 직접 완성한 작품을 센터 내에서 상영하는 시간도 갖고 있지요. 이는 소외계층 아이들에 대한 편견 없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영상제작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아이들을 배려와 협동심을 배울 수 있습니다.”(하 군)
※위 내용은 '전국봉사활동대회' 수상 사례집에 실린 내용을 학생의 말로 기자가 재구성한 것입니다.

 
 

스쿠버 마스터 자격증을 가진 한모 군(경남지역 일반고 재학) 역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살려 물속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등 수질을 높이기 위한 수중정화활동을 하며 수상을 거머쥐었다. 이런 형태의 ‘재능기부형’ 봉사활동은 대학에는 전공적합성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군의 경우라면 추후 해양 관련 분야, 또는 응급·구조 분야에 진학하고 나아가 관련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경험을 선점한 것. 최근 대학들이 전공적합성을 매우 중시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에도 바람직한 봉사활동 방법인 셈이다. 

 

양혜성 생각의좌표 원장은 “봉사가 단순히 인성을 드러내는 지표라고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봉사활동에서도 얼마든지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능동적인 모습을 통해 자신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그리고 당연하게도 현실의 문제에 대해 그런 치열한 고민을 가져본 학생들이 사회적 공감능력 역시 높다. 그리고 평가자의 눈은 그것을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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