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학평은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 성적까지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 대입까지는 9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수험생들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보다 이번 시험을 통해 자신의 학습상태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학습 방향과 대입 전략을 세우는데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3 수험생들이 3월 학평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 절대평가 전환에도 여전한 ‘영어’의 중요성… 학습량 조절은 어떻게?
수험생들은 이번 학력평가를 통해 특히 ‘영어영역’의 출제경향과 자신의 성적을 집중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은 수시와 정시모집 모두에서 ‘핵심 과목’으로 부상했기 때문. 90점만 넘기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탓에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과목이 됐으며, 정시에서는 영어의 영향력이 감소해 평소 국어·수학 성적은 높으나 영어에는 약세를 보인 수험생들의 불리함이 완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착각해서는 안 될 점이 한 가지 있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시행된다고 해서 시험 자체가 쉽게 출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6, 9월 모평에서는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이 각각 8.08%와 5.39%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의 경우 상대평가 체제 하의 1등급 비율(4%)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로 상승했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단순히 문제가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비율이 상승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능 영어 영역의 난도는 어렵게 출제됐던 2017 수능 영어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 것. 그럼에도 1등급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6·9월 모의평가가 어렵게 출제되자 위기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막바지 영어 학습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즉, 수험생들은 평소 영어를 꼼꼼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시험 난도에 따라 1등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으며, 수능을 코앞에 두고 영어 학습 준비로 다른 과목의 학습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험생들은 영어 절대평가 전환 이후 영어 학습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영어 등급이 낮으면 연세대나 경희대, 이화여대의 정시모집 지원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이번 3월 학평 성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영어에서 9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 전략을 세우되, 정시모집에서 국어, 수학, 탐구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나머지 시간에는 해당 과목의 학습 집중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재학생만 참여하는 3월 학평, 가채점 성적에 일희일비 NO!
수험생들은 3월 학평 결과에 지나치게 우울해하거나, 뿌듯해하기는 이르다. 이번 시험은 지난 2년 간 자신의 학습 상태와 방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앞으로의 학습량에 따라 점수는 충분히 오르고 내려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3월 학평은 졸업생이 참여하지 않으며,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또한 출제범위가 전 범위인 국어, 영어영역과 달리 수학과 과학탐구Ⅱ 영역은 9월 학평에서야 전범위로 출제된다. 일반적으로 수능에 강세를 보이는 재수생이 시험에 참여하지 않고, 수학의 출제범위도 좁기 때문에 평소보다 등급이 다소 높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즉, 등급만으로 성적을 평가하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기 쉬우며, 이는 앞으로의 학습 전략을 세우는데도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야 할까?
우연철 진학사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3월 학력평가는 수학영역의 출제 범위가 좁고, 졸업생 불참 등의 사유로 인해 등급 컷을 나누는 원점수가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하려면 등급이 아닌 원점수를 바탕으로 나의 실력과 위치를 가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위치를 가늠한 뒤에는 그에 맞는 적절한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조미정 김영일 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3월 학력평가 점수로 대학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점수보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충해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3월 학력평가 성적표에는 영역별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석차 외에도 세부 영역별 득점 및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까지 자세하게 기재되므로 성적표를 활용해 앞으로의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나에게 적합한 대입 전형은 ‘무엇’일까?
3월 학평 결과는 앞으로의 학습 전략을 설정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일 뿐만 아니라 대입 지원 전략까지 고민해볼 수 있는 자료다. 지금 당장 본격적인 수시준비에 돌입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전반적인 대입 지원 전략의 틀을 짜고 남은 기간 동안 이를 구체화시켜나간다면 다른 경쟁자보다 더욱 탄탄하게 대입을 준비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번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 수준을 파악하고, 해당 대학들의 수시 전형 준비에 필요한 요소들을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남은 기간 학습과 수시 준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력평가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내신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의 수준이 더 높다면 학생부종합과 교과전형을, 그 반대라면 논술전형 또는 수능 중심의 대입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학생부중심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일지라도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건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수능 학습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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