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
  • 사춘기 찾아온 초등 자녀, ‘소통’하지 말고 바라보라!
  • 김효정 기자

  • 입력:2017.10.29 09:18
김선호 유석초 교사가 전하는 사춘기 자녀 양육법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갑자기 방문을 닫기 시작하고, 말투가 짧아지는 자녀를 보게 됩니다. 심지어 부모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일 때 불안감을 넘어 자존심이 흔들립니다.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지만 별반 달라질 것 같지 않고, 액셀을 밟은 듯 더 가속화 됩니다. 이럴 때 학부모님들은 제게 상담을 하며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아이가 사춘기 맞나요? 사춘기면 어떻게 하죠?”

 

이 질문의 이면에는 아직 자녀가 사춘기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포합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의 첫 번째 마음가짐은 자녀의 변화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10대 청소년’이라고 부릅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면 이미 열 살, 10대입니다. 6학년이면 13살이지요. 마냥 어린이처럼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만 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녀들은 더 이상 그런 시선을 고맙게 느끼지 않습니다. 자신을 어린 아이 취급한다고 느끼지요. 

 

요즘 중2병, 초4병 이라는 이름으로 그 심각성을 표현합니다.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사춘기(思春期)는 ‘봄을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일종의 계절입니다. 특히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 하는 꽃들이 만발하는 시기입니다. ‘병’이 아니지요. 거칠게 다가오는 자녀를 바라보며, 생각보다 따가운 봄볕이 쬐인다고 생각하기 바랍니다. 그들은 부모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뿐입니다. 

 

 

○ ‘초등 사춘기’… 자존감 회복의 기회

 

사춘기에 대한 잘못된 이해 중 하나가 바로 ‘질풍노도’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바라보는 데 두려워하지요. 아직 초등생인데, 벌써 비행 청소년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는 강박에 자녀를 섣불리 통제하려고 하지요. 초등 사춘기의 특징은 강한 ‘질풍노도’가 아니라 ‘독립성’입니다. 혼자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지요. 활동반경도 점차 넓어지고, 부모가 아닌 친구들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허락하지 않는 환경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왜 학원에 가야 하지?”라고 말이지요. 

 

누군가 매사에 “Yes”라는 대답을 자주 한다면, 그는 아직 독립된 개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잠시 숙고하다가 “No!”라는 대답을 할 줄 아는 이가 비로소 자신의 주관을 갖고 무언가 독립된 존재로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초등 사춘기 자녀들이 “왜 그런 걸 해야 하느냐”고 묻는 것은 “No!”라고 주체적으로 말하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어른들 입장에서 서운하고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이지요. 사춘기 자녀가 부모인 내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하는 것은 그들의 자존감을 드높여 주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어른이 되어 세상을 향해서도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라고 말이지요. 

 

 

○ ‘초등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기본 태도… ‘경계선’의 유지

 

가끔 사춘기 자녀를 둔 학부모님 중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와 친구 같은 엄마가 될 거예요” 

 

그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죄송하지만, 영희 어머님. 초등 사춘기학생들은 부모와 친구 맺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그나마 좋은 부모로서 어떻게든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고,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고 싶다는 표현은 표면상 매우 이상적으로 좋아 보입니다. 또한 그렇게 되기를 응원해 주어야 할 것 같지요. 하지만 초등 사춘기 자녀의 입장에서는 그것마저도 원치 않는 ‘친구관계’를 억지로 맺어야 하는 또 다른 모습의 통제로 느껴집니다. 자녀에게는 자녀들만의 친구 맺기 방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엄마’, ‘아빠’는 없습니다. 서운해 할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초등 사춘기 자녀들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자신이 누구와 친구 할지는 오로지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지요. 

 

초등사춘기 자녀와의 관계유지는 적절한 ‘경계선’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자녀의 공간과 시간을 조금씩 허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 잠재한 내면의 염려와 불안을 먼저 대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경계선을 허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떠날 보낼 자녀들입니다. 자녀뿐 아니라 부모도 그 연습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지요. ‘초등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자녀가 먼저 그러한 경계를 만들 용기를 낸 것입니다. 학부모님들도 자녀의 염원대로 떠나보낼 용기를 내기 바랍니다. 


 

○ ‘초등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은 없다

 

마음이 따뜻한 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이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이지요. 좋은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래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그러한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등 사춘기 자녀들은 여러분과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들이대기를 원하지요”

 

사춘기의 속성은 무언가를 뛰어넘을 대상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대상으로 ‘부모’를 선택하지요. 왜냐하면 스스로 느끼기에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꾸 들이댑니다. 넘거나 혹은 부술 것 같은 모습으로 말이지요. 

 

이러한 자녀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꾸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접근 방식은 부모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자신을 바라보며 자꾸만 자신을 형편없는 부모로 느끼기 때문이지요. 방향을 잘 못 잡았을 뿐, 그러한 시도를 유지했던 부모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기운을 내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초등 사춘기 자녀와 소통하려 하지 말고, 살짝 떨어져서 ‘바라보기’를 해야 합니다. ‘바라보기’는 이성적 판단이 아닙니다. 직관적 사고입니다. 사춘기 자녀와 갈등이 심하다면, 자꾸 섣부른 소통의 시도를 멈추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간을 갖고 일단 ‘바라봐주기’ 바랍니다.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시선을 놓지 않으면서 동시에 간섭은 하지 않는 성숙한 존재를 느끼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도 그런 멋진 어른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 김선호 유석초 교사, <초등 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저자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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