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소식
  •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 앞뒀지만 인프라 구축 ‘미비’
  • 최송이 기자

  • 입력:2017.10.23 17:48




디지털교과서 전면 사용을 앞두고 있지만 교육현장의 준비 정도가 부족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고시를 통해 사회, 과학, 영어 과목에 대해 2018년에는 초등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2019년에는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0년에 중학교 3학년에 대해 디지털교과서 사용을 시작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전국적으로 72개교 정도에 불과한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뿐만 아니라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9월부터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를 확대 운영하여 교사나 학생들이 자율적, 선택적으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 전면 활용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2016년부터 4000여 개가 넘는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2015년 1458개교였던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는 2016년 초등학교 3082개교와 중학교 1482개교 총 4564개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를 올해까지 55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마련하고 최근까지 4813개교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육부가 제출한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 운영 현황’ 자료를 검토한 결과 서울,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 상당수 지역에서 초등학교는 오히려 2016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오영훈 의원실에 따르면, 문제는 이와 같이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 숫자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2017년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에 대해 전수 조사해본 결과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필요한 무선 AP가 단 한 개도 설치되지 않은 학교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희망학교가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기초적인 인프라 구축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는 3074개 희망학교가 운영되고 있지만 56.7%에 해당하는 1743개교에는 무선 AP가 설치된 교실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교 역시 1739개 희망학교 중에서 50%에 해당하는 869개교에는 무선 AP 설치 교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전체 4,813개교 중 54.3% 해당)
 

뿐만 아니라 무선 AP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31.4%에 해당하는 1,513개교는 학교내에 1~5개밖에 설치되지 않아 2018년에 당장 초등 3~4학년 및 중학교 1학년 전체가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기에는 상당 수 학교에서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선 AP가 설치되지 않거나 부족한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광주, 울산 등 학급수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한편, 무선 AP 뿐만 아니라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핵심적인 인프라인 스마트패드 역시 희망학교에서조차 태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교는 1405개교, 중학교는 821개교 총 2226개교(전체 46.2%)에 스마트패드는 단 한 대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스마트패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10대 이하밖에 되지 않는 학교가 936개교로 19.4%에 달했다. 스마트패드 역시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등 학급수와 학생수가 많은 대도시에 한 대도 구비하지 않고 있는 학교가 집중돼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핵심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점을 의식하여 일반 PC와 영상장비가 갖춰진 교실에서도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개인 또는 모둠별로 스마트패드가 지급돼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는 학교와는 학습 환경의 상당한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만 부풀린 결과 실제로 디지털교과서 활용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희망학교 확대로 2016년 하반기에는 월평균 디지털교과서 전송횟수가 4만 5천건이 넘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희망학교의 실정은 이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2017년에 지금까지 10회 이하로 접속한 학교는 초등학교 1,678개교, 중학교 1,023개교로 총 2,701교(56.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2017년 접속횟수가 단 1회에 그친 학교도 245개교 (5.1%)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희망학교에서조차 이와 같이 저조한 활용도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교과서가 나머지 초·중학교까지 전면 적용될 경우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2018년 전면 적용을 목표로 초등학교 국정 디지털교과서와 중학교 검정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중에 있다.
 

오영훈 의원은 “디지털교과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학교간 지역간 편차가 발생하여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하며 “결국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위해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스마트패드를 구입하여 가계 부담이 가중되거나 경제 사정에 따른 개인간 학습환경 편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교과서 도입 시기에 대해 지금이라도 전면 검토를 하거나 국고로 최소한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예산을 시급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듀동아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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