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 [자유학기제-2017.10월호] 강력 범죄 저지른 청소년, 처벌해야 하나? 보호해야 하나?
  • 김효정 기자

  • 입력:2017.10.13 09:23
‘부산 피투성이 여중생 사건’으로 불거진 소년법 폐지 논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소년법 폐지’ 청원에 10여만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일부 국회의원들이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소년법을 두고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소년법은 범죄를 저지른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일반 범죄자보다는 다소 가벼운 형사처벌을 내려 해당 청소년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법. 소년법에 따르면 만 14세부터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죄를 지은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만 선고받고(단, 살인이나 강간 등의 강력 범죄를 저지르면 최대 20년의 징역형 가능), 만 10세부터 14세 미만의 청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으며, 만 10세 미만은 처벌받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하지말자는 취지의 소년법. 이런 소년법 폐지 여론이 생겨난 배경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청소년 범죄가 도를 넘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살인을 자행하거나, 또래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등의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청소년들은 소년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분이 생겨난 것. 

소년법 폐지 논란이 불거진 배경과 소년법 폐지를 두고 현재 벌어지는 논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소년법 폐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자.


○ 소년법 폐지 여론, 잇따른 청소년 강력범죄가 원인
소년법 폐지 논란이 불거진 시점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의 만 17세 청소년이 한 아파트에서 초등생을 유인해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시켜 유기했던 ‘인천초등생 살인사건’이 세상에 드러나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성인이라면 무기징역형을 받을 중범죄지만 이 사건의 주범 김모 양은 범행 당시 만 17세라는 이유로 소년법의 보호를 받아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특히 만 18세의 공범 박모 양의 변호인이 재판정에서 “피고인의 미성년자 신분이 유지되는 올해 12월 전 재판이 3심까지 종결돼야 한다”고 밝히자 국민들의 공분이 더욱 커졌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소년법을 악용해 가벼운 형량을 받으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소년법의 보호를 받지 않도록 조치하고, 이런 청소년에 대한 감형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

지난달, 부산과 강릉에서 여중생들이 집단으로 같은 또래 여중생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으로 인해 소년법 폐지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부산에서 또래 여중생을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폭행한 가해자 중 한 명이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후 소년법 폐지 여론이 확산된 것이다. 
 
○ 소년범, 강력하게 처벌해야 vs 소년범은 교화해야 할 대상
소년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저연령화, 흉포화 되는 만큼 소년법을 폐지해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 범죄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가벼운 형량을 받으면 우리나라의 법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SNS 등의 발달로 인해 잔인한 범죄 사례를 보고 아무 죄의식 없이 모방하는 경우도 많고,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소년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지능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기 때문에 이런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소년법의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년법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청소년은 변화의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 사회가 교육해야 하는 대상이므로 소년법을 폐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소년법을 폐지하게 될 경우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도 성인과 똑같은 처벌을 받는 문제가 발생하는데다가 강력한 처벌을 시행해도 실제 청소년 범죄율이 줄어드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 한 법조계 전문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면 어느 정도의 예방효과는 있겠지만 그 효과를 장담할 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잇따른 청소년 범죄로 현행 소년법 조항을 일부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상황. 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인이나 성폭행 같은 잔인한 범죄에는 현행 소년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강력하게 처벌하고,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에 대한 보호나 선도를 하는 규정은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해외, 처벌은 강력하게! 보호는 확실하게!
다른 나라들은 어떤 시각으로 청소년 범죄를 바라볼까? 일본과 미국 일부 주의 경우 소년범에 대한 처벌이 다소 강력하다. 일본은 청소년 범죄가 반복해서 일어나자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기존 만 16세에서 만 14세로 낮추고, 형량도 점차 강화해 만 18세 미만 범죄자도 최대 20년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게 법을 개정한바 있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만 14세 이상 만 18세 미만의 소년범이 강간, 살인 등의 흉악 범죄를 저지르면 일반 범죄자와 똑같은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한다. 범죄의 경중에 따라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도 선고한다.

이렇듯 소년범을 일반 범죄자와 다를 바 없이 강력하게 처벌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는 소년법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년법의 기본 취지인 ‘청소년에 대한 교화와 교정’이라는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의 경우 강력 범죄자는 용의자 단계에서부터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는데, 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신원을 보호하도록 하는 ‘보도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즉, 강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에 있어서는 일반 범죄자와 소년범의 차별이 없지만, 소년범의 교정 및 교화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 국내의 한 범죄전문가는 “소년범을 일반 범죄자와 동등한 기준으로 대하면 소년범에 대한 교정․교화 목적이 퇴색될 수 있다”면서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향후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되어 한다”고 말했다.


[생각해볼 문제]
1. 최근 도를 넘는 청소년 강력 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는 배경을 조사해 보자.
2. 청소년 강력 범죄를 줄이기 위한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방안을 생각해 보자.
3.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좋을지 제안해보자.


[교과서 찾아보기]

기술가정1 Ⅲ. 청소년의 자기 관리 3. 청소년의 복지 서비스
기술가정2 Ⅰ. 가족의 이해 1. 변화하는 가족과 건강 가정
도덕 Ⅱ. 우리·타인과의 관계


[참고자료]
KBS1 라디오, 2017년 7월 14일자, “소년범, 처벌 강화보다 환경 개선 노력 필요”
YTN, 2017년 9월 7일자, 논란의 ‘소년법’,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지도법]
소년법 폐지 논란은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도 관심이 높은 이슈입니다. 소년법 폐지 논의에 앞서 최근 청소년의 강력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는 원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토의 및 토론 활동을 통해 청소년 강력범죄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개인적 노력에는 무엇이 있는지 공유해보거나, 현재 우리나라의 청소년 복지와 관련된 법률 및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회 제도, 각종 청소년 복지시설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청소년 강력 범죄 실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소년법의 한계에 대해 논의해보세요. 소년법 개정 방향 및 세부방안에 대한 심층 토의를 거쳐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한다면 향후 발생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훨씬 넓고 깊은 시각에서 생각하고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지미 제주 서귀포여중 국어·한문 교사 



▶에듀동아 김효정 기자 hj_kim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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