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 ‘외고·자사고 폐지’, ‘서울대 폐지’ 역효과도 고려해야
  • 김수진 기자

  • 입력:2017.05.19 10:33
유웨이, 새 정부 교육 정책의 기대 효과와 예상되는 문제점 분석

 


 

문재인 대통령이 제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지시한 교육 분야 정책은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다. 이를 필두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교육 공약이 새 정부에서 어떻게 실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간교육평가기관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가 최근 공약 내용을 바탕으로 새 정부 대입 정책의 기대 효과와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짚었다. △고교 체제 개선 △ 대학 입시 단순화(학생부교과 학생부 종합 수능 전형) △대학 서열화 해소 등 3가지로 나눠 살펴 본 새 정부가 실시할 교육 공약의 기대효과 및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살펴보자. 

 

 

○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교육 불평등 해소되겠지만 수월성 교육 어려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고·자사고 폐지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외고(국제고)·자사고는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고 특목고의 선발시기를 일반고와 일치시키겠다”고 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이를 통해 일반고와 특목고 간 교육 불평등은 해소되고 특목고 준비를 위한 사교육비는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이나 성향을 반영하는 교육 기회가 제한되고 수월성 교육의 부재 등은 문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재학생들이나 동문, 지원 예정자의 학부모들의 반발도 문제다. 

 

외고·자사고 폐지와 함께 거론된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도 비슷한 결과가 예상된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상대평가로 인해 벌어지던 교육 현장의 경쟁을 완화하고 절대평가로 등급 걱정 없이 자유롭게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성적 부풀리기가 발생할 수 있어 평가의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으며, 한편으로 대학별고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만약 특목고가 폐지되지 않는다면 특목·자사고의 진학 수요가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수능 자격고사화…대학별고사 부활의 단초 될 수도


새 정부 들어 대입 제도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영어, 한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로 평가되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일종의 ‘자격고사’화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수능의 영향력이나 정시 전형에서의 변별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돼 경쟁의 완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대표적으로 고3 교실이 EBS 연계교재 풀이 현장으로 전락하는 등 공교육이 파행 운영되는 현상이 사라지고, 수능 대비를 위한 사교육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풍선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대학들은 대학별고사 등 학생 선별을 위한 또 다른 시험 도입을 거세게 요구할 것”이라면서 “만약 대학별고사가 부활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고가의 사교육이 성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의 변별력 약화는 사실상 정시의 기회를 없애는 것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대학 입학 기회를 없애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대입 제도의 또 다른 한 축인 수시도 새 정부에서는 보다 단순화될 전망이다. 현재 한 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면접 등 다양한 전형방법이 복합적으로 포함돼 있는 수시 전형을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만으로 선발하는 것.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이에 대해 어떤 분석을 내놨을까. 

 

우선 입학 전형의 단순화되면 고액 컨설팅 수요가 줄어 사교육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이러한 학생부 위주 전형은 재학생에게 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어 학생부 위주 전형의 증가가 재수생 감소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온전히 학생부로만 평가를 할 경우 교사의 능력에 따라 학생부가 천차만별일 수 있고, 이로 인한 유·불리가 학생 간 형평성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 서울대 없애도 대학 서열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관심 있게 바라보는 사안은 ‘서울대 폐지’다. 정확히는 국립대학 연합 네트워크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국립대학의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는 것.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다소간 대학 서열화 완화의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기존의 서열화 구조를 대체할 또 다른 서열이 생길 것”이라면서 “서울대를 없애는 것만으로 학벌이나 대학 서열화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대 출신 채용할당제도 양면성이 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지방대 육성과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무조건 수도권으로 진학하려는 수요가 줄어 재수생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도 “수도권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이 얼마만큼 사업에 협조할지도 관건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외고·자사고 폐지, 내신 및 수능 절대평가 등의 공약이 취지대로 시행된다면 기대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월성 교육의 부재, 교육 특구 및 대학별고사 부활 등의 역효과에 대한 해결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당초 취지와 달리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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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2017.05.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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