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영어 절대평가가 나한테 불리할 수도 있다고?"
  • 김수진 기자

  • 입력:2017.02.03 11:08
2018 대입, 무엇이 바뀌나? ⑥

 


 


 



《2018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3.7%에 달한다. 수능 영어영역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일각에서는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신입생 인원이 늘고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목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쉬워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17학년도처럼 수능이 ‘불수능’이라 불릴 만큼 어렵게 출제될 경우, 수시모집 인원 증가와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 오히려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 수험생들은 혼란스럽다. 


수험생들에게 ‘알짜배기’ 정보만을 콕콕 뽑아 전달해주기 위해 에듀동아는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2018 대입, 무엇이 바뀌나?> 시리즈를 연재한다. 이 시리즈에선 2018 입시구조 분석을 통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선발비율 변화를 살펴보고,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는 어떤 전형으로 가장 많은 신입생을 선발하는지,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합적으로 안내한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성공하고 싶은 수험생이라면 이 시리즈를 통해 정확하고 치밀한 입시전략을 세워보자.》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그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정시에서 영어영역의 반영비중이 최대 35%에 달하던 과거와 비교해 명목상 반영비율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봤듯 환산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 또한 줄어들게 되죠. 

 

하지만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대적인 비교는 올해 수능을 처음 치르는 수험생에게는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과거와 비해 쉬워졌더라도 나에게는 얼마든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줄곧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수험생이나 그간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이라면 방심하고 있다가 의외로 영어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수능 영어는 실제로 수험생들의 희비를 얼마나 가르게 될까요? 이번에는 과거 입시 결과를 토대로 수험생 사이에서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 영어 2등급 안되면 수도권 대학 진학 어려워


우선 절대평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영어 성적을 얻어야 할지부터 살펴보죠. 아무리 절대평가로 인해 영어영역의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해도, 절대평가 체제 하에서 대입 진학에 큰 무리가 없으려면 수능 영어는 가급적 2등급 이내, 즉 80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등급별 인원과 대학의 모집인원 규모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지난해 수능을 토대로 등급별 인원을 따져보겠습니다. 2017학년도 수능의 경우, 영어영역의 1등급 인원은 2만4244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4.3% 수준이었습니다. 2등급을 받은 학생은 6만1882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10.9%였지요. 

 

 


 

 

만약 지난해 수능이 절대평가였다면 이 비율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상대평가였던 2017학년도 수능의 영어 1등급 원점수 커트라인은 94점. 여기서 1등급을 받았던 2만4244명의 등급은 당연히 그대로 유지되겠죠. 대신 2등급에 머물렀던 학생들 중 상당수가 1등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등급의 원점수 커트라인이 87점이었기 때문이죠. 절대평가 전환 시 기존에 2등급을 받았던 3만7638명 가운데 약 절반인 1만8623명이 90점을 넘겨 1등급이 됩니다. 나머지 1만9015명도 대부분 2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진입하는 학생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2017학년도 수능이 절대평가였다면 1등급 인원은 전체 응시자의 7.5%인 4만2867명 수준으로, 2등급 이내 인원은 전체 응시자의 19.7%인 11만2224명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 4만2867명은 지난해 서울의 4년제 대학의 전체 선발인원 8만5525명의 절반 수준입니다. 1, 2등급 인원을 합친 11만2224명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 13만561명과 유사한 규모입니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로 바뀌어도 대입은 결국 상대평가입니다. 경쟁자들보다 뛰어나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죠. 1, 2등급을 받은 학생 모두가 반드시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다고 할 순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타 지역보다는 수도권 대학 진학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등급이 안될 경우에는 수도권 내 대학 진학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 절대평가로 최저 충족 인원 대폭 늘어나는데….


만약 2등급 이내의 영어 성적을 확보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요? 이는 반대로 2등급 이내의 성적을 확보할 경우 어떤 점에서 유리해지는지를 분석해보면 예측하기 쉽습니다. 절대평가 체제하에서 영어영역의 등급이 2등급 이내라면 무엇보다 수시에서 크게 유리해집니다. 앞서 살펴봤듯 정시에서는 수능 영어의 영향력이 대폭 줄어듭니다. 하지만 대다수 대학이 수시모집에서는 여전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영어영역을 포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지요. 

 

영어영역에서 1, 2등급만 확보해둔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2개 영역의 등급 합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 나머지 1개 과목만 전략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3개 영역의 등급 합을 요구하는 대학에 지원해도 국어, 수학, 탐구영역 중 성적이 안 나온 과목 하나를 버릴 수 있어 실패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 만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는 셈입니다. 

 

실제로 절대평가 전환에 따라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을 충족하는 인원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요 대학을 기준으로 추정해 본 자료를 볼까요? 

 

 


 

 

서울대의 경우 2017학년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은 1만8353명이었지만 영어영역이 절대평가가 되면 이 인원은 2만1728명으로 18%포인트 증가합니다. 연세대 활동우수자전형에서는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2017학년도 5만4256명에서 2018학년도에는 7만6247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려 40%포인트나 늘어나게 되죠. 

 

물론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한 고려대와 같은 대학도 있습니다. 이 경우 오히려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유지하면서 최저학력기준 적용 과목에 영어영역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영어영역에서 2등급 이내 성적을 확보하기만 한다면 여러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더욱 쉬워진 셈이죠. 

 

그런데 이처럼 다른 이들에게는 쉬워진 영어영역의 등급 확보가 정작 자신에게는 녹록치 않은 일이라면 어떨까요? 그 학생은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 다른 과목들을 공략해야 합니다. 그러니 대입 준비에 투입할 수 있는 공력(功力)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절대평가로 높은 등급을 따기 수월해진 영어영역에서 2등급 이내 성적을 확보해두는 편이 좋은 것이죠. 

 

 
 

○ 절대평가 전환 혜택…‘재수생’과 ‘외고·국제고’에 집중


방심은 금물입니다. 특히 영어에 자신이 없는 고3 수험생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태까지의 입시결과를 토대로 보면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전환으로 인한 혜택은 기존에도 영어를 잘하는 특정 유형의 수험생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표4>를 볼까요? <표4>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 시 재수생 등급 상승 정도를 분석한 표입니다. 

 

 


 

 

기존에도 1등급을 받던 학생들은 제외했습니다. 기존 수능에서 2등급을 받던 재수생들의 76.9%, 3등급을 받던 재수생들의 94.5%, 4등급을 받던 학생들의 97.6%의 영어등급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재수로 인한 성적 상승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2018학년도 수능이 2017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다고 가정했을 때 자동으로 등급이 상승하는 학생들의 비율만 따진 것입니다. 만약 여기에 재수를 통한 성적 상승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영어영역에서 재수생들의 성적 상승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는 4등급을 받던 재수생들 대부분이 1, 2등급 이내로 안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의 최대 수혜자가 재수생들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반면 재학생들은 기존 수능 결과에 절대평가를 적용해도 2등급 이내 인원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다음 표를 볼까요?

 

 


 

 

재학생들의 경우 보다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 최근 5년간 치러진 수능 중 만점자 비율이 0.66%로 2017학년도 수능(0.72%)과 가장 비슷했던 2013학년도 수능 결과를 토대로 비교했습니다. 

 

상대평가였던 등급 산정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추정한 결과 외고의 경우 1등급 비율은 54.2%, 2등급 이내 인원의 비율은 83.6%나 됐습니다. 국제고의 경우 1, 2등급 인원의 비중이 이보다 조금 더 높아 전체의 63.2%가 1등급, 86.6%가 2등급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외고와 국제고의 경우에는 상대평가에서도 2등급 이내 인원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상대평가에서 2등급 이내 인원 비중이 적은 일반고는 어떨까요? 일반고의 경우 기존의 상대평가 결과를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해도 1등급을 얻은 학생의 비중이 전체의 3.4%에 불과했습니다. 2등급 이내 인원의 비중도 12.3%에 그쳐 상대평가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지요. 모든 고교 유형을 통틀어 봐도 2등급 이내 인원의 비중은 9.4%에서 14.2%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보다 손쉽게 높은 등급을 얻게 될 이들은 고3 수험생보다 재수생, 일반고 학생보다는 외고․국제고 학생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고 영어 공부를 우선순위에서 배제하는 것은 영어에 자신이 없는 학생일수록 자충수가 돼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자신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는 동안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혜택은 다른 학생들이 모두 가져가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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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에듀동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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