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 [자유학기제-2016.11월호] “교사의 격려 한 마디에 학생의 숨겨진 재능 나타나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11.16 10:27
‘십대로 사는 거 진짜 힘들거든요?’의 저자, 강선영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우리나라 청소년 중 ‘나는 진정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한국 청소년들이 불행한 가장 큰 원인은 ‘학업 부담’. 무조건적인 공부보다는 자신의 꿈과 끼에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자아 탐색의 시간을 갖는 자유학기제가 본격 도입됐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이 학업 부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는 학업으로 인한 불안과 부담이 한창 예민한 시기인 학생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우울 감을 불러일으키거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낳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


이에 오랜 심리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고민과 각각의 고민에 맞는 마음 치유법을 소개한 책 ‘십대로 사는 거 진짜 힘들거든요?’를 최근 써낸 강선영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를 만나 불안한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마음에 대해 들여다봤다.


○ 공부 잘해도 성적 고민… 문제는 ‘불안’

학업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은 성적과 관계가 없다. 강 대표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잘 하는 학생대로, 공부를 못 하는 학생은 못 하는 학생대로 저마다 고민”이라고 말했다. 학업에 대한 고민이 단순히 공부를 잘 하고 싶은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

강 대표가 생각하는 불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다른 하나는 이러한 불안을 증폭시키는 어른들의 ‘말’이다.


강 대표는 “학생들이 자라온 분위기를 고려할 때 학생들은 이미 ‘명문대에 가지 않으면 도태될 거야’, ‘공부를 못하면 실패하는 거야’라는 불안을 안고 산다. 이런 상황에서 ‘더 열심히 해야 된다’, ‘이 정도로는 부족해’라는 채찍이 주는 상처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면서 “조금만 성적이 안 나와도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로 규정짓고 깊은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 “학생 개개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은 쉽게 바꿀 수 없다. 강 대표는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는 교사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교사의 태도만으로도 학생들의 마음 속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된다는 것.

강 대표는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청소년 시기에는 부모보다도 교사의 말 한 마디가 갖는 힘이 굉장히 크다”면서 “교사가 먼저 학생 개개인이 가진 재능과 역량을 알아보고 격려해주면, 학생들은 꼭 ‘공부’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 1인당 맡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


강 대표는 “이제 ‘공부’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아니다”면서 “교사로서 학업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등수와 관계없이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격려와 응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교사 마음에 나는 생채기, ‘시선’ 바꿔보세요.”

날이 서 있는 학생들을 대하다 보면 교사들도 적잖이 상처를 입는다. 강 대표는 이런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교사와 학생이 아닌 가족의 관점에서 학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내 동생, 내 아들·딸이라고 생각하고 학생들을 보면 그들의 행동을 더 쉽게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이라고만 생각하면 무례해 보이고 화가 나게 되지만, 철없이 부모에게 대드는 ‘막내 아이’ 정도로 바라본다면 ‘무언가 힘든 일이 있어서 이렇게 투정을 부리는 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과 적이 될 필요는 없잖아요. ‘나도 이 시기에 힘든 게 많았지, 이 아이들도 참 힘든 게 많지 않을까’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하다 보면 교사가 받는 상처도, 교사로부터 받는 상처도 모두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강 대표)


강선영 대표가 말하는 또래관계 문제 해결법
-“교사 개입 어려운 또래 고민, 전문 상담 연결해줘야”

학업에 대한 고민과 함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겪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또래 관계에 대한 고민’입니다.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중에는 ‘왕따’나 집단 폭력 등 심각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도 많은데요. 많은 교사가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고도 해결하기 쉽지 않아 고민합니다. 심리상담 전문가인 강선영 대표로부터 바람직한 해결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따돌림을 당해 우울증까지 얻은 아이들을 상담한 경험이 여럿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생님은 개입할 수 없었다’고 얘기하더군요. 실제로 상담을 해보면, 또래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에 제 3자인 교사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교사의 섣부른 개입으로 상황이 악화되기도 하고요. 교사의 개입 후 일시적으로 괜찮아지는 듯 보이다가도 시간이 지나 또다시 문제 상황이 반복되거나 더 은밀한 형태로 숨어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꼭 교사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만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래 관계 문제는 학생들 사이의 미묘한 역학관계에서 비롯되므로 집중적으로 문제 상황을 관찰하고 상담해서 원인을 찾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가서 문제 상황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도 피해 학생이 또다시 따돌림을 당하는 등 문제가 반복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오히려 학내 마련된 심리 상담센터나 학교폭력 관련 전문가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전 단계에 교사로서 학급생활을 유심히 관찰하며 문제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문제 상황이 있을 시 학부모에게 상황을 정확하고 차분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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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2016.11.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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