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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톡] 최순실 게이트, 대통령도 처벌받을까?
  • 최송이 기자

  • 입력:2016.10.27 17:20
대통령연설문 유출 사건 일파만파





‘최순실 게이트’.

최근 ‘비선 실세(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는 자)’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연설, 홍보와 관련해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단어가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는 “최 씨의 사무실에서 나온 컴퓨터를 복원해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포함한 200여 개의 파일을 발견했다”면서 “파일에는 단순 연설문이나 홍보물뿐만 아니라 정부 고위직 인사 계획, 남북군 접촉 기밀문서까지 포함됐다”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은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 씨의 연설문 개입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박 대통령은 “최 씨는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도움 받았다”며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 씨의 의견을 들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직함이 없는 ‘일반인’ 임에도 국가 기밀문서를 사전에 받아본 최 씨.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 만약 검찰의 수사 결과 최 씨와 관련된 일이 사실로 밝혀지면, 대통령도 이에 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 국가 기밀문서 유출, 대통령기록물관리법률 위반

대통령의 연설문은 정책이나 국정 방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매우 중요한 공적 문서. 연설문에는 앞으로의 정책 방향이 담겨있어 공개되기 전까지 철저한 보안이 유지된다. 아직 시행되지 않은 국가 정책을 미리 알게 되면 개인이 부당하게 큰 부를 축적하거나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 나아가 안보를 위협하는 1급 군사기밀이나 대외 무역 전략 등이 포함된 문서가 유출될 경우 국가가 대외적으로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공개석상에서의 모두발언이나 기념사 등을 포함한 대통령 연설문의 초안은 경제·교육·문화 등 담당수석실에서 올린 자료를 바탕으로 연설기록비서관이 자료를 취합해 작성한다. 이후 모든 비서관 및 참모가 참석한 자리에서 초안을 함께 읽어보며 내용을 점검하는 ‘독회’를 하며 수정 및 보완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정된 연설문이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작성되는 공적문서를 일반인인 최 씨가 미리 열람하고 수정한 것은 심각한 ‘국기 문란’에 해당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한 개인의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되기도 한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되거나 접수된 기록물로,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자료 등이 해당된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14조는 ‘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 기록물을 파기, 손상, 은닉, 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최 씨의 컴퓨터에서 나온 자료들이 청와대에서 유출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문건 유출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만약 최 씨가 청와대 내부 인사에 유출을 지시했을 경우 교사죄(다른 사람을 꾀거나 부추겨서 죄를 짓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도 적용할 수 있다.
 

○ 대통령도 처벌받을 수 있을까?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서 “국가 기밀문서 유출에 대한 처벌에 대통령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다. 과연 대통령도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일반 공무원이 대통령연설문 유출을 했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죄(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죄)가 적용된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알려서는 안 되는 사안을 누설했을 경우 최고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국가정보원법 상 대통령령인 ‘보안업무 규정’ 위반으로 형사 처벌할 수도 있다. 보안업무 규정에 따르면 정부 기관이 비밀로 분류한 문서는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사람만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형사 처벌 범위에 들지 않는다. 대통령은 헌법상 재임기간 중 내란 또는 외환(외적의 침입으로 인한 재앙)의 죄를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면 형사상 소추(형사 사건에 대하여 법원에 심판을 신청하여 이를 수행하는 일)를 받지 않는 특권이 있다. 탄핵이 되거나 퇴임을 한 후에야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
또한 최 씨에게 넘어간 연설문이 수정 단계이거나, 원본 파일이 아니라면 법원이 대통령기록물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법원은 “‘생산이 완료된 문서’가 아니므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 판결한 바있다.



▶최송이 기자 songi1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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