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100일도 안 남은 수능, 도시락 메뉴부터 정하세요”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8.09 20:00
정신건강전문의 노규식 박사에게 들어본 ‘시험 울렁증’ 원인과 대처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능 시험이 가까워져올수록 긴장과 불안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적당한 긴장감은 학습을 이어가는 데 좋은 촉매제가 된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긴장과 불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게 된다. 그러다보면 자칫 시험을 크게 망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이라면 남은 기간 동안 공부만큼이나 자신을 다스리는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공부두뇌연구원을 운영하며 그간 수많은 학생을 상담해 온 정신건강전문의 노규식 박사에게 수험생을 괴롭히는 불안의 원인과 올바른 대처법에 대해 묻고 들었다. 



 

○ 공부 효율 떨어져도? ‘마음’ 살펴봐야


수험생들의 마인드 컨트롤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이른바 ‘시험 울렁증’이다. 시험이 다가오거나 혹은 시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복통, 손 떨림, 두근거림 등 이상 증상을 보이거나 문제를 풀 수 없을 정도의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것. 

수능과 같은 큰 시험이 다가올수록 시험 울렁증은 심해진다. 노 박사는 “흔히 시험 울렁증이라고 하면 시험 당일 떨리는 것만 생각하기 쉽다“면서 “시험이 다가올수록 공부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일종의 시험 울렁증”이라고 말했다. 공부하는 시간은 그대로인데 푸는 문제 수, 외우는 단어의 양이 줄어들고, 집중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증상이 보인다.

특히 시험만 다가오면 갑자기 책, 게임, TV 드라마 등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도 시험 울렁증에 해당된다고 노 박사는 설명했다. 노 박사는 “이러한 행동의 원인은 학생이 불성실하다거나 책임감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간 시험으로 인해 쌓인 압박감과 부담감이 회피 심리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학습에 무리가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반드시 자신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돌아보고 문제 증상을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 박사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최상위권 학생들 가운데도 시험 울렁증을 보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대개 시험이나 성적에 대한 잘못된 태도나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교정해야 시험에 대한 압박도 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 부정적 생각? “원래 그냥 떠오르는 것”
 

수능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선 수능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일반적인 수험생들에게 수능은 12년 학교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시험이다. 대입의 최종 관문이기 때문. 수능과 대학만 바라보고 온 수험생들에게 수능 실패는 곧 두려움이다. 

그러나 꿈이 명확하고 진로 계획이 분명하면 수능도 꿈을 이루는 하나의 수단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눈앞에 대학이 아니라 보다 멀리 보고 꿈을 좇게 되면 수능을 잘 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노 박사는 “수능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면 부담감만 커진다”면서 “‘시험부터 잘 보고나서 생각하자’고 미루지말고, 지금이라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 수능에 대한 부담감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능에 대한 시각을 바꿨다면 다음은 자신에 대한 시각이다. 노 박사는 “자신감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실력과 발전 가능성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험을 못 보면 어떡하지?’, ‘다른 애들은 다 잘 볼 텐데’와 같은 생각은 스스로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노 박사는 이를 두고 ‘자동화사고’라고 설명했다. 노 박사는 “부정적 생각은 심리학적으로 ‘자동화사고’에 속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사고를 이기는 것은 의식적 사고”라면서 “평소 억지로라도 ‘나는 준비돼 있어’, ‘나는 잘할 수 있어’와 같은 생각을 해 주어야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라도 이겨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불안감 이기려면 ‘계획’ 세워야 


마음가짐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 만약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서 공부하는 것으로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떨칠 수 있다.

노 박사는 “시험이 가까워져 오는데도 공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마음이 불안의 원인”이라면서 “만약 그 때 ‘내가 이런 계획을 세워서 열심히 했었지’라는 확인을 할 수 있으면 불안감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이 때는 학원이나 학교 수업 계획에 의해 하는 공부도 모두 자신의 계획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노 박사는 “자신만의 좋은 루틴(습관)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항상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일관된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노 박사는 “루틴은 징크스와는 다르다. ‘이렇게 행동했을 때 기분도 좋고, 공부도 잘 됐다’라고 느껴지는 것이 루틴”이라면서 “식사도 일종의 루틴이므로 수능 날 먹을 점심 도시락 메뉴도 일찍 정해서 미리 먹어보고 적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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