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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공야독] ‘입시용’ 책보다 ‘깊이 있는’ 독서를
  • 손근혜 기자

  • 입력:2016.07.15 15:22
경영학과 희망하는 함수연 양의 독서활동 업그레이드

 



홍보마케터를 꿈꾸는 충남 신평고 2학년 함수연 양은 경영학과에 진학하기를 희망합니다. 함 양이 PASS에 자신의 ‘독서활동상황’을 보내왔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강대 경영학과 16학번이 된 대학생 멘토 김예인 선배가 함 양을 위해 조언을 해줬습니다. 

 

 

○대학생 멘토와 함께 ‘독서활동상황’ 뜯어보기

 


 

▶학생부에 적힌 내용:
‘IT가 구한 세상’(김인성)은 책표지를 보고 고른 책이라 후회했는데 후회와는 달리 한 사건 한 사건 파헤쳐가며 더 알게 되는 IT의 세상도 알 수 있었고, 세월호에서 인양된 핸드폰 데이터와 CCTV를 복구하는 과정은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읽음. (중략) ‘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에서 모든 사람들이 할아버지에게 운이 다했다고 말하지만 할아버지가 포기하지 않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청새치를 끌고 온 것이 교훈이라고 생각함. ‘이방인’(카뮈)에서 아랍인을 쏴 죽이는 것은 그리 큰 범죄에 속하지 않고 되려 장례식장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함. 

 
 



먼저 1학년 때부터 독서활동상황 란을 꼼꼼히 채운 점이 훌륭해요. 고전을 읽으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독서활동 란을 단순히 독후감 기록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점이 아쉬워요. ‘IT가 구한 세상’을 읽은 계기나 감상이 단순 감정만을 서술하는 1차원적인 표현에 머물러 있어요. 독서활동상황을 기록할 때는 자신의 적극적인 감상평을 적는 ‘서평’을 쓴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답니다. 예를 들어 ‘IT가 구한 세상’을 읽고 “이 책은 IT가 우리 삶에 긍정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술했는데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됨”이라고 쓴다면 비판적인 독서를 한 흔적이 드러나겠지요. 

책의 종류를 선정할 때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해요. 고전 도서를 선택한 것은 좋지만, ‘노인과 바다’나 ‘이방인’은 수많은 수험생들의 독서 리스트에 등장하는 흔한 소설이죠. 제 경우는 같은 고전이라도 유명한 작가의 덜 유명한 작품을 골라 기록했어요. 예를 들면 하인리히 뵐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기보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인 ‘카나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선택해 읽은 것이지요.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보다, 저명한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은, 흔하지 않은 책을 골라 읽으면 고전을 폭넓게 읽는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겠죠.




 

▶학생부에 적힌 내용:
광고기획과 홍보 마케터의 꿈을 갖고 있는 학생으로 광고에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고 공부함.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인’(임진숙 외 19명)을 읽고 실제 광고계에 몸 담고 있는 직업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으며 화려하게 보이는 겉모습보다 뒤에 감춰진 그들의 노력을 배움. ‘마케팅의 교묘한 심리학’(조나단 가베니)을 읽고 마케팅에 있어서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됨. ‘카피라이터가 사랑한 소설’(김동완)을 읽고 김동완 씨가 만든 광고, 크리에이티브, 카피의 모든 원천이 자신이 읽은 소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됨. 


 



 자신의 관심분야인 광고기획과 홍보 마케팅에 맞게 관련 도서를 찾아 읽은 점도 눈에 띄어요. 광고에 대한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도서는 충분히 많이 읽은 것 같아요. 그런데 경영학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이고 인기 있는 마케팅 분야를 희망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독서활동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수연 양이 광고 마케팅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이나 철학, 마인드를 드러낼 만한 책을 선정한다면 마케팅 분야의 관심을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겠지요. 


 
 

○ 대학생 멘토 김예인 선배의 조언 


수연 양의 독서활동상황을 보면 최대한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관된 독서활동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직접적으로 광고와 연관된 독서는 물론 경영학을 공부하는 데 필수 과목인 수학 관련 도서도 많이 읽었어요. 하지만 이런 책들이 학교숙제를 위해 읽었거나 단순 ‘입시용’으로 읽었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돼요. 예를 들어 ‘수학 귀신’이나 ‘수학 비타민’은 고교생이 읽기에는 상대적으로 쉬운 책들이기 때문에 ‘책의 권수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답니다. 앞으로는 독서활동상황에 ‘많은’ 책을 기재하려고 하기보다 한 권이라도 깊이 있는 책을 읽고 기재하려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독서가 수연 양의 삶의 태도나 진로탐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결시키는 것도 중요해요. 고전 인문학 도서나 소설일지라도, 그 안에서 자신의 삶과의 연결성을 찾아 적으면 수연 양의 독서활동상황을 평가할 입학사정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줄 수 있답니다. 

수연 양이 읽은 ‘카피라이터가 사랑한 소설’을 읽고 ‘김동완 씨가 만든 광고나 카피의 원천이 그가 읽은 소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에 그치기보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적거나, 실제로 소설을 읽고 광고를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독서와 연관된 활동을 하다보면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도 독특한 주제로 수연 양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답니다. 

 

정리=손근혜 기자 sso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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