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학업역량=교과 성적’ No! 활동으로도 드러내라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6.17 17:12
학종 자기소개서 1번, ‘학업역량’ 효과적으로 드러내려면?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두 달여 앞두고 수험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 원서 제출용 자기소개서 작성에 한창이다. 자신의 학업역량, 발전가능성, 잠재력, 인성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는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학교생활기록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을 터.

최근 일선 고교에서는 다양하고도 질 높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잠재력이나 발전가능성, 인성 등을 드러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기소개서 2번 문항(고교 때 했던 의미 있는 활동 3가지)의 경우 자신이 했던 다양한 활동 중 3가지를 골라내는 것이 관건이고, 자기소개서 3번 문항에선 교내 활동을 하며 겪은 구체적인 나눔, 배려의 경험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되는 것.

문제는 학업역량을 드러내야 하는 자기소개서 1번 문항.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쓰는 1번 문항에 어떤 소재를 담을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적잖다. 지원자 대부분이 활용하는 경험인 성적이 상승한 경험만을 단순하게 담을 것인가, 성적이 상승한 경험이 없다면 어떤 소재를 담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업역량은 무엇이고 어떤 근거로 평가하는지 입시 전문가 및 대학 평가관들에게 물었다.


 

○ 수상 실적․동아리 활동으로 드러내라



수험생들 대부분은 학업역량을 단순히 ‘교과 성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 1번 항목에 성적이 급격하게 오른 과정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오해. 

학교 교과 성적은 상대평가로 진행된다. 중간고사에 자신에게 어렵게 출제됐던 문제들이 기말고사에는 쉽게 출제될 수도 있어 성적이 다소 상승했을 수도 있다. A라는 학생이 1학년 때는 특정 교과 성적이 매우 낮았지만 2학년 때 해당 교과 성적이 올랐다면? 물론 해당 과목을 잘하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2학년 때 배우는 내용이 A 학생에게 더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2학년 때 문이과로 구분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해당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즉 성적은 향상됐지만 학업능력이 향상된 것으로만 판단할 순 없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대학 평가관들이 ‘교과성적은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꾸준히 공언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부소장은 “학업역량은 일반적으로 교과성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대학 평가관들은 학업역량을 수상실적이나 동아리 활동, 다양한 조별과제나 소논문 작성,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통해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즉, 학업역량을 드러낼 때 단순히 ‘1학년 때 수학성적이 30등이었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2학년 때는 10등까지 올랐다’고 정량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성적 상승 내용만 나열하는 것은 진부해도 너무 진부하다는 것. 수상실적, 동아리 활동, 조별과제, 소논문작성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학업역량을 어필할 수 있다. 다만 해당 활동에 집중해서 특정 교과의 학업역량을 높인 학생이 학업 성적도 덩달아 올랐다면 해당 지원자의 학업역량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권영신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은 “특정 지원자가 교내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소논문을 작성하며 교과 심화 지식을 습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교과 성취도가 낮다면 평가관들은 해당 지원자의 학업역량에 대해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소논문을 쓴 지원자가 반드시 교과를 잘한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고려해 교과 성취도도 일부 살펴본다”고 말했다.


 

○ 경험 속에서 학업역량·잠재력 드러내라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묻는 자기소개서 1번 문항. 지원자가 과거에 어떻게 학업에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묻는다고 해서 과거 경험에만 초점을 맞춰 작성하는 것은 곤란하다. 대학들은 단순히 해당 학생이 고교 때 얼마나 학업을 잘했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와 스스로 얼마나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과거 경험을 통해 타진해보려는 것이다. 즉, 지원자가 학업역량을 드러낼 때도 자신의 발전가능성과 잠재력 등을 적극적으로 담아야 한다. 자신의 지적호기심, 탐구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자율활동, 진로활동도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는 것.

전경애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은 “학업역량은 지원자가 대학 교육과정을 잘 따라올 수 있는지를 보는 평가기준”이라면서 “지원자가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학업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를 포괄적으로 평가하므로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도 학업역량 어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지원자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 인사동 거리로 나가 외국인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아리 활동을 했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 같은 의미 있는 경험을 자기소개서 2번 항목에 녹여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험 이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늘어 교내 영어말하기 대회에 참가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덩달아 영어 성적까지 상승했다면 이는 학업역량을 드러내는 매우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해당 학생이 대학에 들어와 공부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느낀다면, 과거의 경험처럼 실천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인상을 입학사정관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희 이화여대 입학사정관실장은 “평균적으로 학교 내신이 중간정도에 머물러 있어도 특정 교과목에 꾸준한 관심을 두고 발전한다든지, 자신의 관심영역을 동아리 활동에서도 풀어놓거나 대회 참여를 통해서 또 다시 잠재력을 확장시켜나간 학생이라면 학업역량이 매우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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