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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톡] 경유차는 환경오염의 주범?
  • 손근혜 기자

  • 입력:2016.06.09 14:24
환경부 ‘미세먼지 특별대책’ 발표… 경유차 감축 추진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특별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경유차와 건설기계 수를 줄이고 노후 경유차는 조기 폐차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모든 노선의 경유버스를 친환경적인 CNG(압축천연가스) 버스로 단계적으로 대체하며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이 나온 이유는 국내 수도권의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 1위가 경유차(29%)로 밝혀졌기 때문.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013년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휘발유차는 전체 대기오염물질 배출원 중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8%가량 배출하는 데 비해 경유차는 44% 이상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대책은 2009년 당시 ‘클린디젤(기존 디젤 엔진에 촉매장치 등을 장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연비가 높아지도록 설계한 경유 차량)’을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천연가스자동차 등과 같은 ‘환경친화적 자동차(그린카)’에 포함시킨 것과는 배치되는 결정이다. 

정부의 발표로 자동차업계는 물론 경유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경유차를 감축하는 것만이 효과적인 방법인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미세먼지 배출 기준 ‘10배’ 이상 초과 


한때 ‘클린디젤’이라고 불리며 친환경차로 여겨졌던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것은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이 일어나면서부터다. 

미국 환경보호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차량이 검사장에서 테스트를 받을 때는 인체에 해로운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유해가스를 줄이는 장치가 작동했지만 실제 주행 중에는 이 장치가 꺼지도록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가 연비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으며, 환경부는 닛산자동차의 배기가스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유차에 ‘친환경’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교통환경연구소장은 “경유차량의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은 심하게는 유로5(유럽연합이 정한 자동차 유해가스 배출기준) 기준의 10배가 넘는다”며 “클린디젤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공장이나 발전소의 배출가스도 문제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가장 가까이 있는 건 경유차”라며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유차 억제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 21만2000대를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차하고, 서민 생계형 소형 경유차를 제외한 노후 경유차는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수도권 통행을 제한해 향후 10년 내에는 유럽 주요도시의 현재 수준(파리 18㎍/㎥, 도쿄 16㎍/㎥)으로 미세먼지를 개선(서울 기준, 15년 23㎍/㎥→26년 18㎍/㎥)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무조건적인 비판은 안 돼” 


배출가스 조작 등 경유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경유차는 나쁜 차로 몰아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유차는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와 출력이 높고,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9년 진행한 ‘자동차(현대차 쏘나타) 연비와 배기가스 실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는 휘발유차가 ㎞당 199.4g으로 가장 많고 경유차는 193.9g으로 집계됐다. 연비 또한 경유차가 리터당 14.7km로, 휘발유차의 12.2km보다 좋아 오염원 배출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율적인 측면 때문에 소비자들의 경유차 선호현상은 날로 늘어난 상황. 올해(1월~4월) 신규 경유차 등록차량 비율은 51%를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경유차 때리기’보다 친환경차 기술 개발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일으킨다고 해서 휘발유 차량을 타도록 권고하면 환경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며 “연료 낭비를 막고 환경 문제도 완화시킬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또한 이번 특별대책에서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고, 주유소의 25%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손근혜 기자 sso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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