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 고난도 면접 대비법? “비판적으로 독서하라”
  • 김재성 기자

  • 입력:2016.05.18 17:39
전국단위 자사고, 알고 지원하자 ① 한국외국어대부속고(1)

 

 

《단순히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들만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 진학하는 시기가 끝났다.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면접 등 다채로운 전형 요소를 활용해 학생의 잠재력과 자기주도성을 엿보는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자사고 입시 전형에 시행된 지 올해로 5년차. 

자사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최근 중학교 현장에서 성취평가제, 자유학기제 등의 다양한 교육적 시도가 실시되면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성취평가로 인해 변별력이 사라진 학교 내신 반영 비율을 줄이고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통해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또 다른 학교는 면접을 강화하는 등 학교별로 다채롭게 입시전형을 변화시키는 양상.

에듀동아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전국단위 자사고, 알고 지원하자’ 시리즈를 연재한다. 올해 대부분의 전국단위 자사고가 입시설명회를 시작하는 5월부터 원서접수가 마무리 되는 11월까지 전국단위 자사고의 주요한 입시 변화들을 안내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남다른 지원 기준을 제시한다.》

 

‘전국단위 자사고, 알고 지원하자’ 1회차는 경기 용인에 있는 한국외국어대부속고(외대부고)다. 외대부고는 2016학년도 대입에서 총 76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할 만큼 최고의 입시실적을 자랑하는 자사고. 지난해 국내 고교 중에서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균형. 수시모집으로는 44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정시모집으로는 3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모두에서 학생 지도를 빈틈없이 한다고 평가받는다.

외대부고는 총 2단계 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선 학생의 교과성적과 출결상황으로 모집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을 40%, 서류 및 면접평가를 60%로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전형은 △국제과정 △인문사회과정 △자연과학과정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최종우 외대부고 입학홍보부장은 “2017학년도부터는 학교 내에서 ‘융합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모집요강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융합인재’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인문사회과정 학생이 자연과학과정에도 참가할 수 있는 융합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합격 당락 가르는 핵심 요소, ‘면접’


올해 외대부고 입시에선 ‘면접’이 합격의 당락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입학홍보부장은 “서류는 사교육 업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측면에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서류는 학생이 오랫동안 준비할 수 있는 반면 면접은 현장에서 즉시 학생의 생각을 엿볼 수 있으므로 아무래도 서류보단 면접이 변별력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외대부고 입시설명회에서 학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외대부고 자연과학과정 합격생 중 면접역량이 우수해 합격한 학생은 34명으로 자연과학과정 합격생의 45%를 차지했지만, 서류역량만이 우수한 합격생은 14명(자연과학과정 합격생의 18%)에 불과했다. 인문사회과정(면접우수 합격생 34%, 서류우수 합격생 13%), 국제과정(면접우수 합격생 25%, 서류우수 합격생 18%)도 마찬가지. 학교 측이 설명회에서 밝힌 한 지원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과학과정에 합격한 학생 A의 경우 서류평가에서는 349등이었지만 면접에선 8등을 해 최종 사정 결과 61등으로 최종 합격하기도 했다. 


 

○ [면접 출제경향과 대비법] 면접 답변의 질, 독서가 좌우한다


지난해 외대부고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공통질문 1문항, 개별질문 2문항을 받은 뒤 해당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1+2’ 면접 방식이 올해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미지수.

최 입학홍보부장은 “아직 구체적인 면접 방식이 확정되지 않아 면접의 형식이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굳이 공통문항 1개, 개별문항 2개의 형식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외대부고 면접의 공통문항은 학생의 학업적 소양을 엿보는 질문이, 개별문항은 자기소개서, 학생부, 추천서 등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서류기반 면접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 자사고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입시에선 공통문항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김종완 자사고 입시전문업체 에듀바른컨설팅 대표는 “올해 외대부고의 면접방식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작년에는 3일에 걸쳐 면접을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2일에 걸쳐 면접을 실시했는데 해당 기간 동안 복수의 면접장을 운영해 면접을 치르는 학교 입장에선 면접관의 서로 다른 평가기준에 따른 오차를 줄이기 위해 공통문항의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대부고의 면접 공통문항은 난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외대부고 인문사회과정 면접에선 ‘현대사회는 (  )이다. 그래서 공통체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  )이다. 그리고 개인 추구해야 할 가치는 (  )이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 빈칸을 채우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라는 질문이, 자연과학과정 면접에선 ‘과학기술의 가치를 다음과 같은 단위를 이용해 설명하시오.(시간: 초/분/시, 무게: g/kg/t, 길이: cm/m/km, 용량: 바이트/키로바이트/메가바이트 등)’라는 질문이 출제되기도 했다.

임태형 교육정보 공유사이트 학원멘토 대표는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정답이 없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인문사회과정 면접 기출 문제의 경우 빈칸을 어떤 단어로 채우는지는 결국 지원자의 독서 활동에서 비롯된 어휘력, 논리력 등이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실시되는 개별문항도 얕보아선 안 된다. 서류기반 면접은 서류에 기재된 내용의 진위여부를 묻는 질문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일반적. 하지만 외대부고 개별문항은 그보다는 질문의 수준이 높다.

예를 들어 특정 학생이 중학교 때 교육의 가치를 알아보는 탐구활동을 했다면 ‘교육의 가치는 무엇이고 관련 탐구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와 같은 질문이 나올 수도 있고, 지원자의 학생부 독서활동기록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읽었다고 기재되어있다면 ‘해당 책을 읽고 깨달은 사회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 빈민층을 중산층으로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이들 질문은 모두 실제로 지난해 면접 개별질문에서 나온 기출문제다.

임 대표는 “면접대비를 위해 단순히 책을 많이 읽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독후활동을 통해 ‘입시용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책을 읽은 뒤 독서기록장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낀 점을 기록하거나 친구들과 토론을 해보며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 습관을 기르면 면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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