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입시
  • 수십 장짜리 소논문, 중학생도 필요할까?
  • 김수진 기자

  • 입력:2016.05.18 13:31
특목·자사고 입시 속 ‘소논문의 진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로 덩달아 뜨거워진 소논문
. 하지만 소논문을 고교생만의 전유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중학교에서도 소논문 발표대회가 열리는 등 소논문 쓰기에 나서는 중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

고교생이 대입을 위해 소논문을 쓴다면, 중학생은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를 위해 소논문을 쓴다. 과열된 입시 경쟁만큼이나 소논문 경쟁도 치열하다. 고입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사설 학원에 수십 장짜리의 소논문 작성과 첨삭을 의뢰하는가 하면, 유명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소논문 대필자를 구하는 글도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중학생의 소논문, 꼭 이렇게 치열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어려운 연구주제 고르다 마이너스


특목
·자사고 입학담당자들의 대답은 ‘No’. 별도의 지도를 받아 어려운 주제나 연구 방법으로 소논문을 썼다간 도리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학생들 중에는 특목·자사고가 중요하게 평가하는 학업역량이 소논문을 통해서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학·과학적 사고가 뛰어난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과학고 입시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진다. 심화된 교과 개념이 들어간 주제나 전문적인 실험 방법이 동원된 연구를 통해 자신의 차별화된 역량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 중학생이 쓴 소논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실험이나 연구 방법이 견고한 경우도 있다. 많은 돈을 주고 소논문 컨설팅이나 전문 기관의 첨삭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

하지만 중학생 수준을 뛰어넘는 소논문은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경기북과학고의 입학 담당자는 서류 심사를 하다 보면 마치 일률적인 안내를 받기라도 한 것처럼 주제나 내용이 중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영재교육기관이나 학원 등 별도의 지도를 해주는 기관으로부터 주어진 동기에 의해 연구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점들은 서류평가나 면접 과정에서 모두 걸러지므로 꼭 남다른 성과를 담보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호기심이나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관심 주제를 선택해 파고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번듯한 결과물보다 연구 자체에 성실해야


실제 고입에서는
소논문이라는 그럴싸한 결과물보다 소논문을 통한 지원자의 실질적인 발전과 변화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치르는 대부분의 특목·자사고는 자기소개서 작성 시 교내·외 대회의 참가 및 수상 실적에 대해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할 때도 4번 수상경력은 제외하고 출력하도록 안내한다. 뛰어난 소논문을 작성해 교내·외 대회에서 상을 받아도 정작 그 사실에 대해서는 학생부와 자소서 어디에도 드러낼 수 없는 것.

대신 연구과정에서 느낀 점과 그로 인한 변화에 관해서는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수 있다. 소논문 자체보다는 소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갔는지를 통해 지원자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때문.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소논문에 대해 평가할 때는 연구의 지속성이나 연구에 임하는 성실한 태도를 통해 지원 학생이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고민해 왔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소논문 안 써도 OK


소논문보다 소논문을 위한 연구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면
, 소논문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필요도 없는 셈이다.

용인외대부고 1학년 김나영 양은 중학교 시절, 소논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인 언론과 관련해 책을 읽거나 스스로 자료 조사를 해 보면서 언론인이 가져야 할 참된 자질과 같은 심화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비록 결과물은 없지만, 이러한 과정은 외대부고 면접에서 유용하게 활용됐다.

김 양은 면접에서 진로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평소에도 항상 고민하고 탐구해왔던 문제여서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생 대상 인터넷강의 사이트 수박씨닷컴의 이선화 책임연구원은 교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라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소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외부에다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교내 대회나 동아리 활동 등을 폭넓고 깊이 있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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