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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톡]“자원 재활용에 효과적” vs “개인정보 유출 우려”
  • 손근혜 기자

  • 입력:2016.05.04 18:35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 논란… 쟁점과 대안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청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린 사람의 주소를 적은 이른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하자 사생활 노출 등을 우려한 주민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영통구청은 최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개인 주택 거주자는 주소를, 아파트 거주자는 아파트 이름과 동·호수를 기재하는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5월 한 달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최종적으로 제도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공문을 발표했다.
영통구청은 공문을 통해 “생활쓰레기 혼합배출로 인해 자원의 재활용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자원의 재활용 확대와 쓰레기 감량에 대한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명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민들은 “쓰레기봉투에 주소를 적으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가 노출되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개인정보 유출로 잠재적인 위협을 만들 수도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 이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보고 대안은 없는지 알아본다.
 

○영통구청 “평창 사례로 효과 입증 … 자원 재활용 효과적”

영통구청 측은 지난해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시행하는 강원 평창군의 사례를 들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의 효과를 주장한다.
영통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전면 시행한 강원도 평창군에서는 생활 쓰레기만 넣어야 하는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섞어 버리는 경우가 35%가량 줄었다”며 “그만큼 쓰레기 분리배출의 효과가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명제를 도입하면 주민 스스로가 쓰레기 분리 배출에 책임감을 가지므로 생활쓰레기를 다른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경우도 줄어들고 자원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다는 것.
평창군에 따르면 주민들의 자발적 건의에 따라 종량제 봉투 실명제를 실시한 이후, 1일 쓰레기 발생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으며 생활쓰레기 소각장에서 소각하지 못한 재활용품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 잉여폐기물 위탁처리량도 전년 대비 35%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위탁처리량을 폐기하는 데 들어갔던 연 2억5000만 원의 예산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통구청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에 대한 협조 요청 공문을 주민 센터, 관내 아파트 단지 등에 전달했다. 슈퍼마켓 등 종량제 봉투 판매업소에는 업소 명, 주소 등을 적도록 만든 스티커 33만여 장을 배부해 종량제 봉투 1장을 판매할 때 스티커도 1장씩 제공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지역 주민 “개인정보 유출, 범죄 악용 우려… 실효성도 의심”

하지만 영통구청이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 시행 공문을 발표한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의견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소를 적은 종량제 봉투를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뜯어본다면 사생활 노출은 물론 범죄에도 악용될 수 있기 때문. 특히 1인 가구 여성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주민은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5000명을 목표로 ‘영통구 쓰레기 종량제 봉투 실명제’ 반대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청원 글 게시자는 “쓰레기만 봐도 가족 구성원을 알 수 있고, 여성 혼자 사는 집인지 판단이 가능하다”면서 “개인쓰레기에 상세 주소를 붙여 낸다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으킬 수 있으며 범죄 악용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쓰레기에 주소를 거짓으로 쓸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웃과의 분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게시 글에는 2일 현재 4600여 명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실명제 대신 바코드·안심번호 사용한다면?

일각에서는 “주소를 쓰는 대신 바코드나 안심번호를 발급해 부착하면 사생활 노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바코드나 안심번호 등 지자체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고유번호를 쓰면 된다는 것.
하지만 “이런 익명화된 고유번호라도 번호를 매달 바꾸지 않는 한 결국 실명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바코드나 안심번호가 어떻게 부여되는지 그 원리를 알면 쓰레기봉투가 어느 집에서 나왔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손근혜 인턴기자 sso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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